푸르지오 "고급화" 외칠 때... 전국선 "하자투성이"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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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지오 "고급화" 외칠 때... 전국선 "하자투성이" 아우성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9.05.12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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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기흥부터 오산, 충북, 의왕, 구리 등 곳곳서 하자 논란
대우건설 “하자 책임지고, 100% 수리 책임 질 계획”
입주민들 집 값 떨어질까 공개적으로 ‘하자’ 말도 못해
대우건설, 입주민 하자 소송 살펴보니 업계 1위
대우건설은 지난 3월 28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푸르지오의 철학과 BI 캐릭터 등을 리뉴얼했다고 밝혔다. 사진=푸르지오 로고
대우건설은 지난 3월 28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푸르지오의 철학과 BI 캐릭터 등을 리뉴얼했다고 밝혔다. 사진=푸르지오 로고

푸르지오 입주민들이 하자 때문에 단단히 뿔이 났다. 하자로 인해 주차장은 물바다가 되고, 난방은 오작동, 마감 시공 엉망 등 다양한 하자로 주민들의 스트레스가 큰 상황이다. 

대우건설의 하자 문제는 현재 일부 지역에 국한돼 있지 않다. 경기도 기흥의 한 푸르지오부터 오산, 충북, 의왕, 구리 등까지 전국 곳곳의 단지에서 하자 논란을 겪는 중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장이 직접 하자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고, 일부 단지는 입주민들이 대우건설 본사 앞까지 몰려와 시위를 하는 등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입주민들은 대우건설의 '고급화 브랜드 리뉴얼' 계획에 대해,  “기존 집이나 똑바로 지으라”는 비난까지 쏟아내고 있다.

4월 30일 경기도 기흥의 한 푸르지오에 살고 있는 입주민 김경진(여, 41 가명) 씨는 불만을 토로했다.

김 씨는 단지 내 하자를 하나하나 설명하며 “기자님이면 이런 집에서 살 수 있겠어요?”, “이 집을 몇 억원에 팔면 너무 양심이 없는 거 아닌가요?”라고 분개했다.

김 씨의 집은 도배 작업 하자로 벽지 곳곳이 울거나 갈라져 있다. 가구는 마무리 작업이 제대로 안된 제품이 설치됐는지 기울기가 맞지 않는다. 

김 씨는 "어떤 집은 싱크대 문이 제대로 달려있지 않았고, 문 기울기가 맞지 않아 문이 닫히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간단하게 고칠 수 있는 하자도 점검을 받으려면 짧게는 며칠에서 많게는 몇 주나 걸려 개인적으로 돈을 들여 고치는 일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아파트 외부 옥상, 주차장의 누수 등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곳 입주민들은 지난 4월 23일 대우건설 본사 앞에서 하자와 관련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입주민들은 "1300여 세대에서 800건의 하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입주시기가 지난해 6월임을 고려할 때, 입주한 지 1년도 안 된 아파트가 하자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다른 입주민은 "하자가 얼마나 많은지 간단한 하자 수리 요청도 수일이 걸린다"며 늑장 하자 수리도 불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민은 "AS가 워낙 느리고, 만족도가 떨어지다보니 그냥 눈감고 넘어갈 수 있는 하자도 더 크게 보이는 경향이 있다. 대한민국 최고 브랜드라며 홍보해 수억원 주고 산 집인데, 2~3군급 건설사 보다 관리를 못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하소연했다.

경기도 기흥의 한 푸르지오의 모습. 사진=시장경제DB
경기도 기흥의 한 푸르지오의 모습. 사진=시장경제DB

푸르지오의 하자 논란은 다른 지역에서도 이어졌다. 경기도 오산의 ○○센트럴푸르지오 입주민 박성수(남, 38, 가명) 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난방 때문에 살 수가 없다. 난방시스템이 수시로 오작동한다. 시장까지 나서 하자 해결을 촉구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안 고치는 것이 아니라 못 고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입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겨울 난방시스템 오작동이 발생해 대우건설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후 대우건설은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지만 일부 세대에서는 아직도 시스템 오작동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주민들은 “회사 측이 ‘내부 시스템 상 간섭’이라는 답변 외에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다”며, “고칠 수 없는 하자는 아닌지 걱정된다”고 입을 모았다. 

○○시 관계자는 "날씨가 풀려 난방 민원은 줄었지만 주민들이 아직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민원으로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브랜드를 내건 아파트단지 하자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7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경기도 기흥의 또다른 ○○○○푸르지오 역시 주차장 부실공사와 보수공사 지연 문제로 입주민들이 지난해 12월 대우건설 본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가졌다.

지난해 8월 입주한 충북 청주의 ○○○○푸르지오는 불량 대리석 사용, 엘리베이터 급정지, 빗물 유입으로 인한 주차장 침수 등 새로 지은 아파트라고 믿기 힘든 하자가 발생했다.

2017년 10월 입주를 한 경기도 구리의 '○○○○ 푸르지오'에서는 비가 오는 날 사람이 사는 주택 내부에서 물이 새는 일도 벌어졌다. 

입주민들은 "수억원에 달하는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의 관리가 너무 허술하다"며 집단 소송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현재 대우건설은 하자 문제로 입주민들과 가장 많이 싸우는 건설사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본지가 지난해 10월, 10대 건설사의 2018년 공시자료를 조사한 결과 대우건설의 하자 관련 소송액수는 254억원으로 건설사들 중 가장 많았다. 다대푸르지오 입주민과 40억원, 원흥도래울마을 2단지 입주민과 39억원, 센트럴파크 2단지 주민과 37억원 등 총 8개 단지 입주민과 254억원 상당의 소송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시장경제DB
자료=시장경제DB
대우건설의 하자 및 용도변경 등 입주민 소송 건 수. 표=시장경제DB
대우건설의 하자 및 용도변경 등 입주민 소송 건 수. 표=시장경제DB

대우건설 관계자는 “아파트 현장 준공이 끝나면 세대당 하자건수와 비율을 파악해 자회사인 푸르지오 서비스 직원들이 투입된다. 하자가 마무리 될 때까지 해결해 드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하자 처리 지연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하자가 한건 있다고 작업자를 투입할 수는 없다. (비슷한) 하자를 모아 주민들과 스케쥴을 잡는데, 이 과정에서 일정이 맞지 않으면 지연될 수 있다. 계절상 겨울이 돼야 처리할 수 있는 하자 도 있는데, 계절과 날씨의 요인으로 하자 처리가 연기될 수도 있다. 공사 종류의 차이에 따라 차이가 날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입주민들의 하자보수 요청에 즉각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부분이 일부 있었던 것 같다. 불편함이 없도록 입주민과 협의해 지속적으로 하자보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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