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정 분양' 2군 브랜드에도 밀려... 추락하는 대우건설 김형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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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정 분양' 2군 브랜드에도 밀려... 추락하는 대우건설 김형號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9.06.2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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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순위 청약서 6개 모든 타입 청약마감 실패… 경쟁률 0.48대 1
같은 시기 분양한 중흥건설 1.49대 1, 대방건설은 1.84대 1 선방
재무건전성 악화, 기업가치 ‘뚝뚝’... 김형 사장 자질부족 논란까지
대우건설 김형 사장,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 조감도, 리뉴얼 된 푸르지오 로고의 모습.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 김형 사장,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 조감도, 리뉴얼 된 푸르지오 로고의 모습.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에서 전 타입 미분양을 기록한 것은 물론, 같은 날 분양을 한 2군 브랜드와의 경쟁에서도 대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자 논란, 브랜드 리뉴얼의 무관심, 재무건정성 악화 등이 이어지면서 김형 사장의 경영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는 19일 1순위 청약과 20일 2순위 청약 마감에서 모두 실패했다. 단순 미분양이 아니라 ‘모든 타입 미분양’이다. 680가구 모집에 1~2차 신청자 수는 고작 333명. 평균 경쟁률은 0.48대 1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은 분양 전까지만 하더라도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의 전 타입을 84㎡ 이하로 구성했다며 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결과는 대우건설의 분석과 정반대로 나왔다.

무엇보다 2군 브랜드 아파트와의 경쟁에서 대패했다는 점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중흥건설, 대방건설은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대우건설과 같은 날 분양에 들어갔다.

운정 중흥S-클래스는 59㎡A형에서만 1순위 청약을 마감한 데 이어, 2순위 청약접수 결과 59㎡B형에서만 청약 마감에 성공했다. 전체 1157가구 모집에 1728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은 1.49 대 1을 기록했다. 

운정1차대방노블랜드는 총 690가구 모집에 1270명이 청약해 1.84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84㎡C형, 107㎡A형, 109㎡B형에서만 1·2순위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평균 경쟁률만 보면 파크 푸르지오 ‘0.48대 1’, 운정 중흥S-클래스 ‘1.49 대 1’, 운정1차대방노블랜드 ‘1.84대 1’로 푸르지오가 다른 브랜드 대비 3분의 1 수준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 발표에 따른 일산 파급 효과로 보고 있지만 건설업계에서는 푸르지오와 타 브랜드의 심각한 경쟁률 차이를 놓고 분석 중이다. ‘2군 브랜드의 성장이냐’ 아니면 ‘대우건설의 추락이냐’는 것이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이번 운정신도시의 동시분양이 흥행에 실패한 것은 비교적 서울 접근성이 좋은 3기 신도시 개발에 따른 것으로 수요자들에게 선택의 폭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며 특히, 파크 푸르지오의 경우 브랜드 네임 밸류로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높았기도 했지만, 타 사업지보다 입지가 부족해 청약성과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 추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2018년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대우건설 4위, 중흥건설 22위, 대방건설 27위이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브랜드 선호도를 의미하고 이는 대부분 청약 결과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이는데 참패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또, 각종 조건에서도 대우건설이 중흥, 대방 보다 좋았다.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 3.3㎡당 평균 분양가는 1220만원, '운정 중흥 S-클래스' 1208만원과 '운정 1차 대방노블랜드' 1193만원 보다 조금 높지만 대우건설은 3개 단지 중 유일하게 중도금 무이자를 적용했다. '운정 중흥 S-클래스'와 '운정 1차 대방노블랜드'는 모두 중도금 이자 후불제이다.

여기에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만 중복 청약이 가능해 청약 경쟁률을 높일 수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0.48대 1’.

A건설 관계자는 “동시 분양에 나선 대방과 중흥은 비슷한 경쟁률을 보였고, 유독 대우건설만 인기가 3배 가량 없었다. (3기 신도시 악재라는)동시 조건에서 발생한 문제인데, 왜 굳이 푸르지오만 심각한 타격을 입었느냐는 분석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분명한 것은 대우건설 분양가 산정 시스템에 문제가 있거나 이미지 추락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의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 흥행 실패는 일부 지방에서 일어난 단순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상황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 올해 3월 ‘새로운 푸르지오’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상태에서 나온 참패이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3월 주택브랜드 푸르지오를 16년만에 리뉴얼한다고 밝혔다. 당시 대우건설은 단순한 BI 교체에 그치지 않고 설계, 서비스, 커뮤니티, 편의시설 등 상품 전반에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고 강조했다. 간단히 말해 현재의 푸르지오 보다 훨씬 더 좋게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중흥, 대방 보다 인기가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우건설 김형 사장의 자질 부족 논란이 수면위로 올라오고 있다. 현재 김 사장은 1년째 대우건설을 운영하고 있다. 성적표는 ‘낙제점’이다.

올 1분기 대우건설 매출액은 2조309억원, 영업이익은 98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2조6528억원)은 23.4%, 영업이익(1820억원)은 45.9%로 급감했다. 당기순이익도 494억원으로 지난해 1114억원에서 600억원 이상 사라졌다.

1분기 부채비율은 직전 분기 276.8%보다 34.9% 오른 311.7%다, 차입금은 34.57%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4.9%에 머물렀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3231억원의 적자를 냈다. 시공능력평가 5위권 건설사 중 최저 금액이다. 간단히 말해 빚은 눈덩이처럼 쌓이고, 돈은 못 벌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가 분양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천 검단신도시에서도 미분양이 났었는데, 현재 80%까지 계약이 올라왔다. 파크 푸르지오도 같은 상황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흥, 대방건설과 분양을 비교하는 곳들이 많은데, 우리는 애초에 같은 경쟁 상대로 생각하지 않았다. 분양가가 중흥과 대방보다 높은 이유도 리뉴얼 된 푸르지오로 설계하기 때문에 더 좋은 아파트로 건설될 것이고, 주변이 개발 되고 있는 만큼 준공 전까지 많은 사람들이 계약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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