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값 주는 정부 발주시스템 붕괴... 토목업체 1119개 폐업" - 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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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값 주는 정부 발주시스템 붕괴... 토목업체 1119개 폐업"[건협 정책제언②] 국가계약제도 개선 조속한 시행
공사비 정상화 방안 마련 등 정부에 9대 정책 건의
대한건설협회(회장 유주현)는 지난 11일 정부의 내년 정책방향 수립을 위한 정책 제언을 담은 건의서를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공기지연의 막대한 손해, 국가계약법의 사각지대로 인한 폐해, 양질의 건설 근로자 육성 등 총 9가지의 문제와 대안을 담아 제안했다. 사안 별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①공기연장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제도 개선
②국가계약제도 개선방안의 조속한 확정
③국가계약법 개정안 원안 통과 협조 요청
④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 사업 확정
⑤생활형 SOC 투자 정책 방향 조정
⑥건설산업 맞춤형 근로시간 단축제도 운영
⑦규제 완화를 통한 혁신성장 주도
⑧양질의 건설 근로자 육성
⑨'스마트 건설기술' 활용한 4차 산업혁명 선도

정부는 지난 6월 28일 오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건설산업 혁신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모습.

“정부에서 공사비를 야금야금 계속 깎고 있다. 이로 인해 토목업체 1119개가 폐업을 한 상황으로 건설업계는 현재 제값 주는 시스템이 붕괴됐다”

대한건설협회는 이 같은 문제와 대안을 담은 ‘공공․민간 화합형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9대 정책 제언’을 지난 11일 발표했다.

건협에 따르면 건설산업은 국내총생산 대비 건설투자 비중이 16.6%를 차지하고 경제성장기여율이 38.7%에 달하는 등 국가경제 성장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 온 기간산업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공공공사를 손대기만 하면 기업이 망하는 현상이 발생되고 있다.

건협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공공공사 위주로 하는 토목업체의 수가 무려 30.1%나 감소했다. 2008년 토목업체 수는 3,636개였지만 2017년은 2,517개사로 1119개사 폐업을 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A건설 하청업체 대표는 “발주처가 공사비를 제대로 주지 않으니 대기업도 하청업체를 쥐어짤 수밖에 없는 상황도 많이 벌어지고 있다. 계약서 상에서 깎을 수 없으니 계약서에 없는 공사를 시키거나 공사 내역 해석의 차이를 악용해 공사 업무를 부풀리는 방법도 만연하다”며 "대기업의 갑질도 문제지만 제 값을 주는 시스템이 (공공기관)발주처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하청 갑질 악순화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공정거래위원회는 4대강 사업 2차 턴키공사에 참여한 동부건설, 두산건설, 한라 등 7개 건설업체에게 과징금 152억1100만원을 부과했다. 낙동강, 금강, 한강 등 3건의 입찰에서 사전에 투찰가격과 들러리를 합의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입찰담합에 대한 과징금 부과 조치가 계속되자 업계에서는 "우월적 지위에 있는 발주처가 저가낙찰을 유도하는 구조적인 문제에도 원인이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입찰담합의 책임을 건설업계에게 모두 전가하기에 앞서 제 값 주는 발주문화 정착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징금 폭탄의 시발점이 된 4대강 1차 턴키공사의 평균 실행률은 105%에서 106%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공정위는 4대강 1차 턴키공사에 참여한 19개 건설기업에게 입찰담합을 이유로 111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실행률이란 발주기관이 100원 짜리 공사를 내놨을 때 건설기업들이 투입하는 공사비를 비율로 계산한 값이다. 공사의 수익성은 낙찰금액 대비 실제 투입비용인 실행률로 가늠하게 되는데 4대강 1차 턴키 공사의 평균 실행률이 100%를 넘어선다는 것은 건설기업들이 해당사업을 적자로 봤다는 의미다.

이에 전문가들은 "담합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지만 관급공사의 수익성을 보장하지 않으면서 가격경쟁으로 내모는 비정상적인 발주문화가 입찰담합의 또 다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제 값주는 공사 시스템이 붕괴돼 하청업체 갑질, 담합 등으로 문제가 삐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건협은 “공공공사의 경우 정부의 지속적인 공사비 단가 하향조정 등으로 인해 공사비를 제값대로 주는 시스템이 붕괴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미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 6월 28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건설산업 혁신방안’ 발표한 바 있다. 이 방안에는 제값 주는 공사를 위해 국가계약제도 혁신방안이 담겨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답보상태다.

정부가 발표한 ‘건설산업 혁신방안’에는 ▲(시장질서 혁신) 부실기업 퇴출 ▲원-하도급 불공정 근절 ▲공공공사 발주제도 개편 ▲적정 공사비 책정 등을 통해 부실, 불법, 부조리가 없는 공정 산업화 등이 명시돼 있었다.

국토부도 이러한 '건설산업 혁신방안’을 바탕으로 지난 11월 7일 구체적인 로드맵을 발표했고,  국회에서는 지난 12월 7일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을 완료시켰다.

건협 관계자는 "‘국가계약제도 혁신방안’을 아직 확정‧발표하지 않아 제 값주는 공사 시스템은 아직 미완성"이라며 “하루 빨리 제값주는 공사 시스템을 위해 실적공사비 제도가 운영되고, 품셈의 현실화 등이 건설업계에 안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건협 관계자는 “건의사항이 건설업계의 최우선 현안사항이자 국가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시급히 추진되어야 할 과제인 만큼, 반영을 위해 관계기관에 대한 추가 건의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규호 기자  jkh@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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