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져 걱정인 집주인, 아직도 비싸 고민인 수요자 - 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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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떨어져 걱정인 집주인, 아직도 비싸 고민인 수요자지난 1주일 간 전세가 0.24% 하락... 전문가들 "부동산 조정기 곧 돌입"
신혼 5년차 부부 “부동산 빙하기라더니 4억 오른 뒤 떨어질 줄 몰라”
사진=시장경제

서울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12주째 연속 하락하고 있다. 최근 6년 동안 가장 오랜 기간 동안의 하락세다. 현재로선 반등할 호재가 없고 추가 공급 물량은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하락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집주인들은 계속 떨어지는 집 값과 전세 수요자 급감에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제 막 집을 사려는 예비 수요자들은 "집값이 찔끔 떨어졌을 뿐"이라며 여전히 시세가 높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금은 12주 연속으로 하락세다. 매매가는 0.14%, 전세금은 0.24% 떨어졌다. 전세금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거래량도 역대 가장 적다. 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1857건(신고 기준)으로 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존에는 2013년 1월 ‘1196건’이 최저치였다. 직전년도 1월 거래량(1만198건)과 비교하면 81.8%가 줄었다.

전세금의 경우 집값이 떨어지면 집을 사려던 사람들이 전세로 돌아섰기 때문에 그간 하락하지 않았다.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매우 흔하게 볼 수 있었던 현상이다. 그런데 최근 신규 아파트 물량이 쏟아지다보니 전세 물량도 남아돌고, 금액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신규 아파트 입주 가구의 수는 3만6698가구에 달했다. 올해는 4만3106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최근 10년 동안 가장 큰 규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집주인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2년전 서울 성북구에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매입한 나경자 씨(65)는 최근 전세금 하락으로 본인이 직접 입주해야 할 상황이다. 나 씨의 아파트는 현재 전세 계약 만기를 8개월 앞두고 있는데, 2년 전 5억원이었던 전세금이 올해 초 4억원 중반으로 거래되고 있다. 전세금 하락 폭이 너무 크고, 대출 규제가 강화되다 보니 새로 세입자를 구하긴 어렵고 본인이 입주해야 할 상황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집을 구매하려는 예비 수요자들도 걱정이다. 최근 몇 년간 수억원 올랐고, 이제 막 찔끔 하락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에 살고 있는 신혼 5년차 정민규‧이혜림(37) 부부는 최근 둘째 자녀 계획을 세우고, 24평대 아파트를 하나 분양 받으려고 이곳저곳 알아보고 있지만 너무 비싼 분양가에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이 씨는 “5년 전 28평대의 바로 옆 아파트의 매매가 3억 초반이었는데, 지금은 7억원 대에요. 최근 들어 부동산 빙하기라고 해서 1천만원 정도 내려간 것 같은데, 그럼 3억9천만원 오른 거 아닌가요?”라며 하소연했다.

실제로 이 씨 부부가 거주하고 있는 성북구 길음뉴타운 아파트들은 최근 5년 사이에 급등했고, 현재 계속 보합과 일부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하락’이 아닌 ‘하락세’가 0.1~0.2%대이기 때문에 액수로 환산하면 몇 백만원 정도가 하락했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조만간 세금 납부와 임대사업자 등록 등의 이유로 조정기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주택 뿐만 아니라 다음 달 공개하는 표준지토지 공시지가도 서울의 경우 잠정 14%, 전국평균 역시 10% 가까이 오를 것으로 예측되면서 ‘조정기’는 가속화 될 전망이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일정한 소득이 없는 은퇴자나 고령자는 세금 부담이 크게 늘어난 세금 고지서를 받아볼 경우 집을 팔지, 보유할지를 놓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부동산114 임병철 수석연구원은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는 6월 1일을 기준으로 부과됨에 따라 세금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쏟아질 경우 주택시장은 더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부동산 컨설턴트의 대표 격인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도 "지금이 부동산 조정기이며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규호 기자  jkh@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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