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특검' 강행하는 野... 내부선 "이재명 방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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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특검' 강행하는 野... 내부선 "이재명 방탄 안돼"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3.02.0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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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수사 한창인데... 민주당 "농성·투쟁"
이상민 장관 탄핵소추안 당론 추인 불발
친명·비명계 갈등 속 4일 尹 규탄대회 개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시장경제 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시장경제 DB

강추위와 함께 2월 정국도 바짝 얼어붙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파면 요구가 수용될 때까지 국회 농성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일 오전 '김건희 특검 및 10.29 참사 책임자 파면 촉구 국회 밤샘 농성토론' 후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도 차고 넘치는 김건희 여사의 주가 조작 의혹 등을 더 이상 뭉개지 말고 특검을 즉각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9월 7일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특검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또한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자인 이상민 장관을 즉각 파면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이는 대한민국의 무너진 국가 안전 시스템을 바로잡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했다. 탄핵소추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농성을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특검과 탄핵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전날 밤 8시 반부터 시작된 농성 토론은 새벽 3시 반까지 약 7시간 동안 이어졌다. 이 자리에는 강경파 모임 '처럼회'를 주축으로 한 30여명의 의원들이 참여했다.

오후에는 2시 40분부터는 의원총회를 열고 이상민 장관 탄핵소추 논의에 들어갔다.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추인하는 것이 목표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2월 5일은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지 100일이 되는 날인데 이제는 국회가 총괄 책임자인 이상민 장관 문책에 직접 나서 정부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상민 장관의 문책을 바라는 목소리는 대한민국 국민의 상식이자 자신 잃은 유족, 생존자의 피맺힌 절규"라고 했다. 이어 "이러한 호소와 요구에 응답하지 않는 것은 국회가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탄핵소추안 당론 채택은 불발되고 말았다. 여러 의견이 오간 끝에 더불어민주당은 이상민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를 당론으로 추인하지 않고 의견을 더 수렴키로 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의원들이) 이상민 장관에 대한 탄핵 여부를 지도부에 일임했다"고 전했다. 그는 "의원총회에 늦게까지 있지 못하거나 의견을 말하지 못한 분들을 포함해 더 (의견을) 수렴해 결론을 내리겠다고 했다"고 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상민 장관 탄핵소추 추진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지만 방식이나 과정에 대한 의견 수렴을 하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단일대오 전선은 힘을 잃고 있는 모습이다. 비명계 의원들은 지도부가 강행 추진하고 있는 일련의 투쟁 방향과 관련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대응 방식을 놓고 이어져온 갈등이 장외 투쟁을 계기로 증폭되는 양상이다.

당내 대표적 비명계 의원으로 꼽히는 조응천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가 정점으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특검과 탄핵을 추진한다면 맞불을 놓는 것으로 보일 수 있는 만큼 적어도 체포동의안 국면이 지난 다음에 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조응천 의원은 장외 투쟁에 대해서도 "국민 눈에 민주당이 똘똘 뭉쳐 방탄하기 위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검찰 출석에 혼자 가겠다고 당부했는데 장외 투쟁엔 각 지역별 인원을 할당하고 체크하는 건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4일 오후 4시 서울 숭례문 인근 광장에서 장외투쟁 성격의 '윤석열 검사독재 정권 규탄대회'를 개최한다. 그러나 비명계 의원들이 이탈 움직임이 보이면서 동력이 흩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친문계인 고민정 최고위원도 전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장외투쟁은 일회성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고 (매주 장외투쟁을 하는) 방향성에 대해서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역시 더불어민주당의 총공세 의도에 의문을 품고 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를 장악해 무소불위의 횡포를 이어가는 민주당이 왜 소수당 수단인 장외투쟁을 선택했을까 묻는다"며 "민주당은 1인 권력형 부정부패와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작정이냐"고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 집권 시절) 검찰을 장악하고 마구잡이로 수사할 때도 기소를 못 했던 사건을 이제 와서 특검하자고 하는 주장을 국민 누가 믿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민주당이 무리한 주장으로 닭 쫓다 지붕 쳐다보는 낭패를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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