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기업은행장, 펀드 피해자 만난다... 금융권 첫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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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기업은행장, 펀드 피해자 만난다... 금융권 첫 사례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0.06.0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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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피해자 간담회 실시... 금융사 대표와 펀드 피해자 첫 대면 사례
피해자들 "간담회 환영, 이사회 참관과 발언기회 보장 요구할 것"
4일 디스커버리펀드사기피해 대책위원회(대책위)가 기업은행 본사 앞에서 4차 집회를 개최했다. 대책위는 오는 8일 간담회에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에게 이사회 참관과 발언기회 보장을 요구할 계획이다. 사진=정상윤 기자
4일 디스커버리펀드사기피해 대책위원회(대책위)가 기업은행 본사 앞에서 4차 집회를 개최했다. 대책위는 오는 8일 간담회에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에게 이사회 참관과 발언기회 보장을 요구할 계획이다. 사진=이기륭 기자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환매 중단으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사모펀드 피해자들을 만난다. 

앞서 IBK기업은행은 지난 28일 예정됐던 이사회를 돌연 연기했다. 일부 안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현재 기업은행은 오는 11일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이사회 개최 전 간담회를 통해 피해자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를 갖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부터 금융권에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과 라임 등 부실 펀드 사태가 있었지만 해당 금융사 최고경영자(CEO)가 투자자들과 대면한 사례는 없었다. 이번 간담회가 금융회사 CEO와 펀드 피해자의 첫 대면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이 된다.

특히 간담회 성사까지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의 강한 대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종원 행장은 "그동안 전무이사를 중심으로 투자상품 전행 대응 TFT를 운영해 왔지만 6월 예정된 이사회 이전에 투자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면담 요청에 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간담회는 오는 8일 진행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윤종원 행장과 디스커버리펀드사기피해 대책위원회(대책위)와 면담이 성사됐다"며 "현재 장소, 참석자 등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사기피해 대책위원회 반응도 긍정적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간담회가 성사된 것을 환영한다"며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기업은행 이사회 참관과 발언기회 보장을 요구할 것이다"고 말했다.

디스커버리펀드사기피해 대책위는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모든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금액의 110%를 자율적으로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사진=정상윤 기자
디스커버리펀드사기피해 대책위는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모든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금액의 110%를 자율적으로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사진=정상윤 기자

4일 디스커버리펀드사기피해 대책위원회는 기업은행 본사 앞에서 4차 집회를 개최했다. 대책위는 "기업은행과 판매사들이 VIP 고객들의 자산정보를 샅샅이 들여다 보고 거짓과 사기행위로 판매를 한 것은 추호도 용서할 수 없는 범죄다"고 규탄했다.

또한 대책위는 "더 늦기 전에 피해자들에게 사모펀드 판매에 대해 사과하고 계약자체가 무효임을 분명히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험등급 1등급 상품을 안전한 상품이라며 거짓과 사기수법을 동원해 판매하고 수백억의 피해를 당한 당사자들에게 일언반구 사과도 없다는 지적이다. 

앞서 기업은행은 2018년 이후 판매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상품 가운데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사모펀드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장하성 주중 대사의 동생인 장하원 씨가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정치 특혜 논란까지 비화되는 가운데 현재 환매가 중단된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 사모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198명, 209계좌로 확인된다. 환매 중단 액수도 695억원에 이른다. 

이 펀드는 미국 핀테크 회사 '다이렉트랜딩글로벌'(DLG)이 발행한 사모사채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DLG가 유동성 문제로 해당 사모사채의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자 운용사였던 '다이렉트 렌딩 인베스트먼트'(DLI)는 실제 수익률과 투자자산 실제 가치 등을 허위보고한 것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적발됐다. SEC는 사기 혐의로 운용사 DLI 대표를 기소했고 펀드 자산은 동결됐다. 환매도 중단됐다.

현재 기업은행은 김성태 수석부행장을 팀장으로 하는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문제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사회 이전에 투자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며 "투자상품의 환매 지연에 따른 고객들의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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