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ABS 폭탄' 째깍... 은행들 수천억씩 토해낼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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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ABS 폭탄' 째깍... 은행들 수천억씩 토해낼 판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0.04.27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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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하락에 '조기상환' 발령... 원리금 못갚으면 은행이 채무 부담
은행들 "코로나 장기화 여부, 항공사 대응방안 등 모니터링 강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역대 최악의 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항공사 신용등급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 10일 한국신용평가는 대한항공 ABS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아시아나 ABS를 'BBB+'에서 'BBB'로 하향조정했다.  

ABS는 항공사들이 국제선 대리점계약과 신용카드사로부터 발생하는 장래매출채권을 담보로 발행한 사채다. 현재 항공사들은 ABS 발행을 통해 자금조달을 하고 있다. 미래 매출을 담보로 돈을 빌려 쓰는 셈이다. 

하지만 최근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ABS 조기상환이 발동됐다. 상환기간 내 항공사가 원리금을 갚지 못하면 ABS는 신용을 공여한 은행들이 부담해야 한다. ABS가 향후 금융권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국내 시중은행들은 항공사 ABS 신용공여 리스크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ABS 발행 잔액은 각각 1조3200억원, 4688억원이다. 아시아나 항공 ABS의 경우 IBK기업은행이 3158억원을 신용 공여한 상태다. 5월 말까지 항공권 판매 실적이 부진하면 조기상환이 발동되며 기업은행이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다행히 지금까지 계속 상환이 이뤄져 현재 남은 잔액은 약 1500억원 수준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조기상환 트리거가 발동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항공권 매출액이 감소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여부와 항공사 대응방안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ABS는 지난 3월 말 조기상환 트리거가 발동했다. 담보로 잡힌 미주노선 운항이 40% 이상 취소되면서 조기상환이 개시된 것이다. 규모는 3억5000만달러(약 4300억원)다. 해당 ABS에는 신한은행을 비롯해 기업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이 신용을 공여했다. 신한은행, 기업은행, KB국민은행은 각각 1200억원, 농협은행은 600억원 가량을 공여한 상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항공사의 자산 매각 등 자구 노력과 정부 지원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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