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등 찍은 현산... '반포3주구' 취소로 주력매출 40% 공중분해 - 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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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등 찍은 현산... '반포3주구' 취소로 주력매출 40% 공중분해반포3주구 조합, 7일 저녁 시공사 선정취소 안건 동의
HDC현대산업개발, 1000억 아끼려다 8000억 정비사업 매출 날려
2017년 매출 5.3조, 이중 ‘정비사업’ 매출은 2조원대로 40% 비중
986억 무상설계 제공 등 공사비 2차례 누락, 조합원 신뢰 잃어
조합 "현산 제외 3사와 간담회”, 현산 “총회효력정지가처분 소송”
재개발을 앞둔 반포주공1단지의 모습. 사진=네이버 지도 캡처

HDC현대산업개발이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이하 반포3주구) 재건축조합으로부터 시공사 자격을 박탈당하면서 주력 사업 매출의 40%를 날려버렸다. 현산은 즉각 ‘총회효력정지가처분’ 등 소송전을 예고했다. 반포3주구 조합은 지난 7일 저녁 10시를 조합원 1622명 중 857명이 참여한 가운데 745명이 시공사(현산) 선정 취소 안건에 동의했다.

◇ 현산 전체 매출 15%, 주력사업 매출 40% 물거품

현산은 이번 시공사 선정 취소로 인해 주력 사업 매출의 40%를 잃어버린 상황이다. 반포3주구 전용면적은 72㎡이며 1490가구 규모의 재건축 단지다.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 동, 2091가구로 다시 지어질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8087억원이다.

현산의 2017년도 매출은 5.3조원이다. 2018년도 매출액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포3주구 시공사 취소로 현산이 입은 피해를 2017년 매출에 대입하면 무려 15%의 매출이 증발한 셈이다.

이번 시공사 취소가 현산에게 큰 데미지로 다가오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반포3주구’ 재건축 같은 ‘정비사업’이 현산의 주력 사업이라는 것이다. 현산이 언론에 공개하고 있는 2018년 국내 정비 사업 매출액은 2조383억원이다. 전체 매출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포3주구 공사비는 8천억원, 시공사 취소로 주력사업 매출의 40%가 공중분해 된 것이다.

지난해 현산의 주요 재정비 사업장으로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3주구 재건축(8087억원)을 중심으로 경기 의왕 고천가구역 도시환경정비,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8구역 도시환경정비(837억원), 광주 남구 서동1구역 재개발(1515억원), 대구 수성구 범어동 범어우방2차 재건축(1234억원), 경기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4185억원), 부산 금정구 부곡동 서금사재정비촉진A구역 재개발(3192억원) 등이 있다.

실제로 데미지는 컸다. 8일 주식 장이 열리자 마자 4만5900원 하던 현산 주식은 4만3000원대로 급락했다.

그렇다면 2번이나 유찰한 끝에 재건축 시공사를 어렵게 선정한 반포3주구 조합은 왜 또 다시 시공사를 취소하는 가시밭길을 가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되는 것은 '공사비 부풀리기'로 짙게 의심되는 실수 때문이다.

◇ ‘공공시설’, ‘특화설계’ 내역 빠지자 ‘공사비 부풀리기’ 의혹 확산

반포3주구 조합 지난해 4월 현산을 시공사 수의계약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애초 조합은 6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열고 현대산업개발과 수의계약을 체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4월30일 현산이 조합에 제출한 입찰제안서가 법적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문제가 생겼다.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의 예정 공사비는 8087억원이다. 아파트 재건축을 비롯해 보도교(반포천 특화계획), 도로, 공원 등 공공기반시설, 지하철 연결통로, 공공청사, 사업시행인가 조건 공사비, 석면조사 등 각종 비용을 모두 포함한 가격이다.

그런데 현산이 제안한 서류에 ‘보도교’를 제외한 나머지 공사 계획이 빠져있었다. 공공기반시설 등의 공사내역을 포함하면 예정 공사비가 증가해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할 돈이 많아지게 된다.

정부의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에 따르면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도 ‘보증금과 기한을 제외하고는 최초 입찰에 부칠 때 정한 가격 및 기타조건을 변경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현산이 약속한 986억원의 무상 특화설계 내역이 입찰제안서에서 또 빠져있었다. 공사비 누락이 2차례 발생하면서 ‘실수’가 아닌 '공사비 부풀리기' 의혹이 조합원들 사이에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현산은 당시 조합에 ‘실수’라는 답변을 했지만 이에 대한 확실한 처리방안과 책임소재에 대한 답변 역시 없어 "공사비 부풀리기"를 넘은 '사기 개발'이라는 여론이 조합원들 사이에서 커져갔다.

계속되는 논란에 조합은 지난해 6월 7일 이사회를 열고 이 문제를 대의원회의에서 논의하기 시작해 오늘날 시공사 선정 취소로 이어지게 됐다.

◇조합 “롯데건설 등 3사와 간담회 추진”, 현산 “소송 제기”

반포3주구 조합은 이번 임시총회를 시작으로 현산을 완전 배제하고, 대림산업, 롯데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간담회 추진한다. 오는 9일 대림산업과 롯데건설이, 10일에는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이 조합원들을 상대로 간담회를 가진다.

현산은 소송전을 예고하는 등 8천억원을 되찾아 오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지난 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9년 건설인 신년인사회’가 끝난 후 현산 김대철 대표는 “반포3주구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로 선정된 이후 협상이 잘 진행됐다. 그런데 조합장이 갑자기 단독으로 움직이면서 취소 논란이 나온 것”이라며 “7일 임시총회를 하는데 총회 구성이 잘 안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산이 맡고 있는 여러 공사 중 한 곳인데, 이례적으로 콕 집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현산이 이번 사업에 얼마만큼 예민한 것인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김 대표가 “7일 임시총회를 하는데 총회 구성이 잘 안될 것”이라고 밝힌 이유는 현산이 일부 조합원과 법원에 제기한 ‘임시총회개최 금지가처분신청’ 때문이지만 법원은 같은 날(7일) 이를 기각했다.

현산은 8일 “요건이 갖춰지지 않은 총회의 결과를 당사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 당사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총회효력정지가처분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정규호 기자  jkh@mecono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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