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사라진 유통街 주총... 사내이사 선임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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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사라진 유통街 주총... 사내이사 선임에 '초점'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4.03.1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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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행·주류소매업' 등 신사업 줄줄이 쏟아내
유통 3사, 주요 안건 대부분 사내이사·감사위원 선임
정용진 회장, 올해도 미등기 임원 유지하나 '관심'
(좌측부터)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 각사
(좌측부터)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 각사

막 오른 유통업계 주주총회가 지난해와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경기침체 속에서도 신사업을 정관에 추가시키며 신성장동력 찾기에 분주했지만 올해는 사내이사 선임과 주주 배당제도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 열리는 신세계는 올해 주총 안건으로 박주형 신세계 부사장, 허병훈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경영총괄부사장을 신규선임하고, 사외사에 금융위원회 법률자문위원을 재선임하는 안건 등을 올린다. 더불어 '깜깜이 배당' 제도 개선을 위해 의결권 기준일과 배당기일을 분리하는 안건도 올렸다. 이마트도 한채양 이마트 대표, 임영록 신세계 경영전략실장, 전상진 이마트 지원본부장 신규선임 안건 등을 상정한다.

이마트는 지난해 '주류 소매업'과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제공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며 와인 전문점 확장 의지를 보였다. 신세계도 2022년 미술품 사업 확장을 위해 인터넷 경매·상품 중개업, 인터넷 콘텐츠개발 및 공급업 등 7개 사업목적을 추가했었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사내이사 선임 등에 그치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회장으로 승진한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여부에도 시선이 쏠렸다. 정 회장은 2006년 부회장에 선임된 이후 2010년 3월과 2011년 5월 각각 신세계와 이마트의 등기이사로 선임됐었다. 하지만 2013년 정기주총을 앞두고 사내 이사직에서 물러난 이후 12년째 등기이사에 오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총수가 등기임원에 오르지 않는 것은 고액 연봉과 배당을 받으면서도 책임을 지지 않는 의미로 풀이하고 있다. 정 회장은 '강력한 리더십'을 강조했지만 미등기임원인 상태로는 이같은 발언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백화점도 오는 26일 주총에서 사내이사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을 재선임, 장호진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이사 및 민왕일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을 신규선임한다. 사외이사로는 윤석화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를 신규선임, 권영옥 숙명여대 경영학부장, 박주영 숭실대 경영대학 교수를 재선임할 전망이다.

현대홈쇼핑은 25일 사내이사에 윤영식 현대지에프홀딩스 부사장, 사외이사에 국세청 출신 김형환 대원세무법인 회장, 최자영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를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리고, 현대지에프홀딩스는 28일 최승순 국제조정센터 자문위원을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한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은 화장품 제조 및 도소매업, 여행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며 엔데믹 이후 늘어난 여행수요를 잡기에 나섰지만 올해는 신사업 안건은 올라오지 않았다.  

롯데하이마트는 오히려 사업 미운영을 이유로 여행업, 관광여행알선업, 방역소독업, 자동차 판매중개 및 대행업, 자동차관리업, 각종 오락장 운영 등의 사업목적을 삭제한다. 지난해 NFT(대체불가토큰) 발생·판매·중개 등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 기반 암호화 자산 개발·매매·중개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바 있다. 

3월 마지막주 주총을 열 예정인 롯데쇼핑 역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감사위원 선임 등의 내용이 전부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유통업계는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신사업에 적극 나서기보다 기존 사업을 영위하고, 내실을 다지는 것에 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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