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투자·M&A 독 됐다"... 이마트·롯데 신용등급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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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 투자·M&A 독 됐다"... 이마트·롯데 신용등급 하향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3.12.28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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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AA(안정적)→AA(부정적) 하향
롯데하이마트·코리아세븐 등 일제히 신용등급 강등
회사채 만기 등 이자비용 상승으로 재무부담↑
이마트 본사 전경. 사진= 이마트
이마트 본사 전경. 사진= 이마트

이마트와 롯데하이마트 등이 부실한 실적으로 신용등급이 연이어 하향 조정되고 있다. 고금리와 경기침체 등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향후 전망도 어둡다. 내년 어려운 업황에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이자부담 등 재무부담도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는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한 단계 내렸다. 

이마트는 2021년과 2022년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2021년 지마켓, W컨셉코리아, SK야구단, SCK컴퍼니 지분 취득 등 총 4조2,000억원의 자금을 사용했다. 또 유통 사업의 오프라인 점포 투자, 자회사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사업장 매입, SSG닷컴 물류센터 건설 등으로 연결기준 자본적지출도 1조원대로 확대돼 잉여현금 적자가 발생했다.

이마트 본업도 저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38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843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이에 영업이익률은 0.2%에 불과했다. 반면 매출액은 22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성장했다. 공격적 투자로 몸집은 키웠지만 내실을 다지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 내년 2월부터 6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표면이자율은 1.422~2.212%로 매우 낮지만 이번 신용등급 하락으로 금리 상승에서 기인한 이자비용이 증가가 우려된다. 

이와 함께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인 롯데하이마트와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도 함께 신용등급이 하향됐다. 

지난달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코리아세븐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강등했다. 지난해 초 시너지효과를 기대하며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했는데, 통합비용 발생, 물류비용 상승 등으로 영업수익성이 저하됐다는 이유다. 

코리아세븐도 금리 인상에 따라 재무구조에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세븐은 이달에 연 7% 금리로 1년6개월물 12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지난 6월 1년물 900억원 발행 당시 연 6.3% 이자율이 책정된 것과 비교하면 6개월새 이자율이 상승했다.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1500억원 중 1300억원의 금리가 연 2.72~3.00%여서 차환 시 이자부담이 커질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도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4일 롯데하이마트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한 단계 낮은 'A+(안정적)'으로 조정했다. 기업어음과 단기사채 신용등급 또한 'A1'에서 'A2+'로 낮췄다.

한신평은 롯데하이마트의 신용등급 하향조정 배경으로 영업 여건이 악화되고, 이익창출력과 재무 안전성이 저하된 점을 언급하면서 회복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신평은 "가전제품과 컴퓨터, 통신기기는 온라인 구매 비중이 빠르게 상승했고 타 품목 대비 높은 온라인 침투율을 보이고 있다"며 "제조사 판매법인의 프리미엄 브랜드 론칭과 백화점 입점을 통한 고객 접점 확대로 오프라인 시장 경쟁 강도도 심화해 집객력이 저하됐다"고 설명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매출이 13.8% 감소했고,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5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가전 수요 부진과 점포 축소 등 영향으로 3분기 누적 매출액이 작년 대비 21.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업계 업황이 나빠지면서 주요 기업들의 실적도 부진을 이어오고 있다"며 "이번 신용등급 하락으로 내년 이자부담 등 재무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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