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점포 적극 활용"... SSG닷컴, 물류경쟁력 차별화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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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점포 적극 활용"... SSG닷컴, 물류경쟁력 차별화로 승부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4.01.16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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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NEO. 003' 건립 이후 5년째 무소식
새벽배송 미이용자 500명 중 84% 이용 의향
새벽배송 시장 지난해 11.9조, 3년새 5배↑
비용 부담 커 적자 못피해... 주요 기업 철수
지역 주민들, 혐오시설로 인식, 추가 건립 어려워
IPO 재추진 이인영 대표 추진력 주목, 성과날까
김포시에 위치한 SSG닷컴 자동화 물류센터 'NEO. 003' 전경. 사진= 신세계그룹
김포시에 위치한 SSG닷컴 자동화 물류센터 'NEO. 003' 전경. 사진= 신세계그룹

"NEO의 번호를 1, 2, 3이 아닌 001, 002, 003으로 한 이유는 향후 세 자릿수까지 늘릴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2019년 SSG닷컴이 김포시에 위치한 자동화 물류센터 'NEO. 002'를 공개했을 당시 최정우 대표가 한 말이다. 같은해 'NEO. 003'이 바로 건립됐지만 이후 최 전대표의 말이 무색하게 5년째 아무런 진전이 없다.

이 사이 경쟁사인 컬리, 쿠팡 등은 꾸준히 물류센터를 늘리며 배송경쟁력을 강화했다. 오히려 SSG닷컴은 충청권 새벽배송을 철수하는 등 새벽배송보다 이마트 점포를 PP센터로 이용한 쓱배송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SSG닷컴은 "비용대비 수요가 적다"는 이유를 들었다.

SSG닷컴이 효율성을 거론하고 있지만 새벽배송 수요와 시장은 확대되는 추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500명을 대상으로 한 '새벽 배송에 대한 이용현황과 이용 의향' 조사 결과 새벽 배송 서비스 미제공 지역 소비자 중 84%는 새벽 배송 서비스 제공 시 이용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장보기 편리하다(44.3%)'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일부 응답자(6.7%)는 '대도시처럼 높은 생활 수준을 누릴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또한 교보증권에 따르면 국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지난해 11조9,000억원으로 추정된다. 2020년 2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3년새 5배 가량 성장한 것이다. 코로나 시기에 새벽배송이 오프라인 장보기를 대체하면서 급성장했다. 

 

물류센터 늘리는 경쟁사, SSG은?

쿠팡, 컬리, 오아시스, 롯데 등 SSG닷컴의 경쟁사들은 물류센터를 확대하며 새벽배송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컬리는 지난해 평택과 창원에 신규 물류센터를 열면서 새벽배송 권역을 확대했다. 물류센터 확대는 생산성을 높여 영업손실을 줄였다. 이는 지난 12월 첫 월간 흑자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컬리는 지난해 3분기 매출 5288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하고 누적 영업손실은 1185억원으로 지난해 동분기(1836억원) 대비 35.5% 감소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롯데쇼핑도 부산에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이 적용된 자동화물류센터(CFC) 건립에 나섰다. 지난달 5일 열린 부산 CFC 기공식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롯데쇼핑 측은 "부산 CFC 가동이 본격화될 경우 부산과 창원, 김해 등 약 230만 세대 고객에게 신선식품 등을 원하는 시간에 배송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부산 CFC가 롯데의 새로운 온라인 식료품 사업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쿠팡은 전국단위 새벽배송을 운영 중이다. 쿠팡은 물류 인프라 확충을 위해 수 년 간 수조원을 투자해왔다.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구축해 새벽배송 가능 구역을 확대하고 있다. 또, 올해 말까지 전국 10개 지역에 물류센터를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다. 오아시스 역시 꾸준한 물류센터 확대로 새벽배송 권역을 수도권과 충청권, 세종권으로 운영 중에 있다. 

경쟁사들은 지속적으로 물류센터를 확장해 새벽배송 권역을 늘리고 있지만 SSG닷컴은 여전히 수도원 일부 지역에만 서비스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에는 2025년 1분기 완공을 목표로 부산 기장군에 2200억원 자금을 투입해 3만㎡ 규모 물류센터를 짓는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현재는 이 계획마저도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SSG닷컴은 이마트 점포를 활용한 PP센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마트 점포는 대규모유통법에 따라 새벽배송이 불가하다. 즉, 향후 새벽배송 확대에 의지가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SSG닷컴은 지난해 7월 선보인 상온상품 익일배송 '쓱1DAY배송'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지마켓과 시너지를 내면서 성과도 내고 있다. SSG닷컴은 향후 익일배송 수요가 큰 뷰티, 소형가전, 스포츠 등의 품목을 확대해 서비스 차별화를 이어갈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이커머스가 새벽배송을 위한 물류 경쟁력 제고에 힘쓰는 가운데 SSG닷컴은 오프라인 기반 주간배송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용 부담·지역 반대로 주춤

SSG닷컴이 물류센터 확대에 소극적인 이유로 새벽배송 운영비에 대한 부담이다. 현재 새벽배송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쿠팡·마켓컬리 등도 적자의 원인이 새벽배송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이런 이유로 롯데온·BGF·GS리테일 등은 새벽배송을 아예 철수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은 주간배송 대비 인건비도 더 많이 들고, 물류센터, 콜드체인 등 시스템과 인프라 구축 비용이 상당해 일정 기간이 지나기까지 적자를 피할 수 없다"며 "때문에 SSG닷컴이 인구가 밀집돼 있고, 수요가 많은 수도권 지역에만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SSG닷컴도 아예 물류센터 건립에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NEO. 003 이후 하남, 용인시 등에 추가 물류센터 건립을 위한 부지를 물색했지만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일부 주민들이 물류센터를 혐호시설로 보고 집값 하락과 안전 등을 문제로 반대하고 있어 추가 부지 확보가 쉽지 않는 상황이다. 

새벽배송 특성상 물류센터 확충에 따라 서비스 권역과 일 배송량이 좌우되기 때문에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투자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자동화물류센터 건립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돼야 하는데 모기업인 이마트의 자금상황도 여의치 않아 신규 건립은 요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SSG닷컴 관계자는 "경기가 불황인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비용 부담도 크고 주민 반대도 심해 추가 물류센터 건립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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