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STS서 어려웠던 현대비앤지, 투자로 '결실' 맺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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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 STS서 어려웠던 현대비앤지, 투자로 '결실' 맺나
  • 박진철 기자
  • 승인 2024.02.0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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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인리스 냉연강판 매출 비중 95%
수년간 지속된 경기 불황에 실적 부진 지속
21년 투자한 성림첨단산업, 증시 상장 앞둬
국내 유일 희토류 영구자석 제조... 기업가치 급등
올해 하반기 코스닥 상장 '기대주'... 시장 관심 높아  
사업 부진, 투자 성공으로 상쇄... 영업손실 개선 전망
현대비앤지스틸 창원공장(본사). 사진=현대비앤지스틸 홈페이지
현대비앤지스틸 창원공장(본사). 사진=현대비앤지스틸 홈페이지

스테인리스(STS) 냉간압연강판 제조사 현대비앤지스틸이 영업 실적 부진 속에서도 투자 성공이라는 호재에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현대비앤지스틸은 국내외 STS 수요 부진과 판매 가격 하락이 겹치면서 본업인 STS 제조 판매 사업에서 매출액이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현대비앤지스틸은 계열사로 편입된 국내 유일의 희토류 영구자석 전문 법인 성림첨단산업이 올해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어, 이에 따른 후광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2022년 말 미국과 무역 갈등을 빚던 중국이 수출 금지 목록에 희토류 자석 제조 기술을 포함시키면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희토류 영구자석을 생산할 수 있는 성림첨단산업의 기업가치가 급상승했다.  
 

현대비앤지스틸, 지난해 힘겨웠던 '본업' 

현대비앤지스틸 공시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8252억9700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9878억5800만원 대비 16.5% 줄었다.

특히, 현대비앤지스틸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78억4500만원을 기록해 2022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458억5700만원) 대비 적자 전환됐다. 같은 기간 회사의 2023년 1~3분기 당기순손실은 -306억5100만원으로 집계됐다. 

현대비앤지스틸 정일선 사장. 사진=현대비앤지스틸
현대비앤지스틸 정일선 사장. 사진=현대비앤지스틸

현대비앤지스틸의 2023년 1~3분기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3.4%, 매출액 순이익률은 -3.7%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p, -6.2%p 하락했다. 

회사의 지난해 실적 부진은 전방산업 불황에 따른 STS 수요 감소, 국내 생산량 감소에 따른 STS 수입 물량 증가 등이 원인이었다. 특히, 주요 산업에서의 STS 수요 부진은 판가 하락을 초래하면서 회사 실적에 더 큰 부담을 줬다. 

현대비앤지스틸 매출 중 STS 냉연강판 판매 비중은 95%에 달한다. 이 밖에 자동차용 부품 판매가 4% 내외를 차지한다. STS 냉연강판은 건자재와 양식기, 의료기기, 가전제품, 자동차 등에 두루 쓰인다.

매출 중 내수 비중은 약 80~90%, 수출 비중은 약 10~20% 수준이다. 국내 주요 매출처로는 현대자동차(12.3%), 기아(7.4%), 애드스테인리스(5.6%), 상재스틸(5.3%), 태백금속(4.8%) 등이 있다.

지난해 9월 현대비앤지스틸은 19개월 가량 지속된 현대제철 인천공장과의 STS 제품 위탁 생산 계약을 종료했다. 이로써 STS 헤어라인 제품 생산을 송악공장으로 일원화해, 효율 개선이 기대된다.
 

'투자'에서는 재미 본 현대비앤지스틸

현대비앤지스틸 창원공장(본사). 사진=현대비앤지스틸 홈페이지
현대비앤지스틸 창원공장(본사). 사진=현대비앤지스틸 홈페이지

회사는 본업인 STS 부문에서는 실적 부진에 시달렸으나 투자에서는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회사가 투자한 영구자석 전문 기업 성림첨단산업이 상장을 앞두면서 재무건전성 개선은 물론 실탄 확보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현대비앤지스틸 정일선 대표는 "성림청단산업을 글로벌 선도 영구자석 제조업체로 성장시켜 친환경 시대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희토류 영구자석 자급화는 자원 안보와도 직결돼 있다. 앞서 중국은 2022년 희토류 자석 제조 기술을 수출 규제 대상에 추가했다. 한국은 희토류 일종인 네오디뮴으로 만든 영구자석 수입을 전적으로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 정부도 성림첨단산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영구자석은 전기자동차 구동 모터의 핵심 소재지만 기술 국산화가 지연되면서 수요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했다.

희토류의 일종인 네오디뮴은 강력한 자력을 지녀 모터 제품의 소형화, 경량화, 고효율화를 구현하는 데 쓰이는 필수 소재다. 전기차의 80% 이상이 모터에 네오디뮴을 주축으로 한 희토류 영구자석을 쓴다. 일반적으로 전기차 1대의 구동 모터에는 희토류 영구자석이 약 1.6㎏ 들어간다. 2022년 기준 세계 희토류 영구자석의 94%는 중국이 생산했다. 한국은 수요의 90%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2022년 감사보고서상 성림첨단산업의 최대 주주는 지분 16.5%를 보유한 현대비앤지스틸이다. 

중국 장시성 간저우 지역의 희토류 광산. 사진=연합뉴스
중국 장시성 간저우 지역의 희토류 광산. 사진=연합뉴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성림첨단산업은 2023년 사업 보고서를 확정하는 올해 4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예심 신청 후 상장까지 3개월 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하반기 코스닥 입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앞서 성림첨단산업은 2020년 기술특례 상장 추진을 검토했지만, 코로나 확산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계획을 연기했다. 성림첨단산업은 2020년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성림첨단산업은 2021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2022년 이 회사의 매출은 1615억원으로 전년 대비 126.4% 늘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71억5천만원과 71억2천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42.7%와 13.6%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영구자석 분야 성장 전망도 밝다. 한국무역협회는 2030년 영구자석 시장 수요를 38만7천톤으로 예측했다. 2020년(11만9200톤) 대비 225% 증가한 수치이다. 2030년 수요 중 전기차 부문 예상 비중은 30%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성림첨단산업은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함께 미국에 연산 최대 3천톤 규모 영구자석 공장 신설을 논의 중이다. 

한편, 지난해 말 성림첨단산업은 한국재료연구원으로부터 희토류 영구자석 관련 기술을 지원받아 국산화 자립 기반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말 성림첨단산업은 대구 현풍공장을 준공하고 네오디뮴 영구자석의 국내 첫 생산을 시작했다. 성림첨단산업은 앞으로 연간 1천톤 규모의 네오디뮴 영구자석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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