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IT 수출 비중 30년만 최저... 'K-컬처' 품 타고 소비재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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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IT 수출 비중 30년만 최저... 'K-컬처' 품 타고 소비재 증가
  • 유명환 기자
  • 승인 2024.01.21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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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스마트폰 등 일년새 두자릿수 하락
화장품·비누·치약 수출액 85억달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국의 수출에서 정보기술(IT)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 밑으로 떨어져 1993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K-컬처' 붐을 타고 화장품과 식품 등 한국 소비재 수출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경공업 제품 수출 비중이 30% 육박하는 등 30년 만에 가장 높았다.

21일 한국무역협회의 무역 통계 시스템 'K-stat'에 따르면 작년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IT 제품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의 21.4%보다 4.3%포인트 낮은 17.1%(1080억달러)였다.

중화학, 경공업, 1차 산품 수출 비중은 각각 50.5%(3197억달러), 29.8%(1886억달러), 2.5%(161억달러)로 집계됐다. 작년 IT 수출 비중은 1993년(16.5%) 이후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2000년 32%로 정점을 찍은 IT 수출 비중이 20% 선 밑으로 내려온 것은 1994년(18.8%) 이후 29년 만이기도 하다. IT 수출 비중 하락에는 전체 수출의 약 5분의 1을 차지해온 핵심 수출품 반도체의 수출 부진 여파가 컸다.

시황 부진에 따른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작년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전년보다 23.7% 감소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포함한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수출도 각각 12%, 10.2%, 53.3% 줄었다.

반도체 시황 부진에 겹쳐 스마트폰, 랩톱 등 IT 제품 생산 거점이 국내에서 중국, 베트남 등 해외로 옮겨지는 구조적 추세가 IT 수출 비중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마트폰은 이런 흐름을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품목이다. 한국의 무선통신 기기 수출액은 스마트폰 보급 확대에 힘입어 2000년대 들어 비약적으로 상승해 2007년 305억달러에 달했다. 그렇지만 삼성전자 등 주요 업체의 생산 거점이 해외로 옮겨지면서 작년 155억달러까지 감소했다.

무선통신 기기는 2007년 수출품 순위에서 반도체와 자동차에 이어 3위를 차지했지만, 작년에는 10위로 내려갔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애플에 근소한 차이로 밀려 2위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작년에도 여전히 많은 2억266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했다.

다만 현재 삼성전자 스마트폰 대부분은 베트남, 인도 등 해외에서 생산된다. 최첨단 플래그십 기종을 중심으로 연간 1600만대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구미 공장의 생산 비중은 10% 이하 수준으로 알려졌다.

IT 수출 부진과 달리 경공업 제품군의 수출은 강세를 이어가면서 비중이 30%에 육박했다. 작년 경공업 제품 수출 비중은 전년보다 2.2%포인트 높은 29.8%로 1993년(30.0%)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경공업 제품군 수출 비중 상승은 화장품 수출 확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작년 수출이 7.5% 감소한 상황에서도 화장품·비누·치약 상품군의 작년 수출은 85억달러로 전년보다 6.4% 증가했다.

화장품·비누·치약 수출액은 2012년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한 이후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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