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에 매력을 더하다... 화장품 리브랜딩 '봇물' [스핀오프 K-뷰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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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에 매력을 더하다... 화장품 리브랜딩 '봇물' [스핀오프 K-뷰티①]
  • 최지흥 기자
  • 승인 2024.03.04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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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고객 유지에 새로운 고객 창출 전략 대세
화장품 기업들 리브랜딩 봇물... 신규 고객 창출
MZ세대 가치소비 겨냥, 친환경 컨셉 제품 확대
기업 인수, 사내 벤처 육성 등 경쟁력 강화
옴니채널 변화 추진, 전용 제품 개발로 다각화

<편집자주> 올해 국내 화장품 업계는 ‘스핀오프(spin-off) 시대’로 평가될 전망이다. 기존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유지하면서 보완과 분리, 결합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는 사례가 늘기 때문이다.

'스핀오프'는 원래 영어권에서 라디오나 텔레비전 드라마 등에서 다른 프로그램이 파생되는 일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외전 또는 속편, 번외편 등으로 번역되는 경우도 있지만, 단순히 외전과 같은 의미는 아니다. 마블의 어벤저스 시리즈가 대표적으로, 조연이나 빌런을 따로 주인공으로 제작하는 영화들을 일컫는다. 기존의 세계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주인공을 통해 타깃층을 확장하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2024 트렌드 코리아에서는 이러한 트렌드를 ‘스핀오프(spin-off) 프로젝트’로 명명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화장품 업계에도 이러한 시도는 늘고 있다. 본지는 국내 화장품 선두 기업들의 스핀오프 전략들을 분석하고 2024년 화장품 시장을 전망해 봤다.

2024년 국내 화장품 업계에 이른바 ‘스핀오프(spin-off)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사진=최지흥 기자
2024년 국내 화장품 업계에 이른바 ‘스핀오프(spin-off)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사진=최지흥 기자

2024 트렌드 코리아는 스핀오프를 크게 브랜드, 기술, 조직관리, 개인역량으로 구분했다. 그중 브랜드 스핀오프는 타깃층을 더하거나 브랜드 이미지를 유연하게 변화시키는 것을 뜻한다. 기존 브랜드와의 연관성을 두면서도 명확한 차별성을 제시하고, 두 가지가 선순환 될 수 있도록 기획하는 것이다.

화장품 업계는 스핀오프 전략을 통해 기존 고객은 유지하면서 새로운 고객을 창출해 실질적인 매출 성장을 도모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기 시작한 국내 화장품 업계의 리브랜딩 열풍이다.

기존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유지하면서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새로운 경쟁무기를 더하는 것이다. 특히 MZ세대를 겨냥한 리브랜딩은 코로나 사태 이후 국내 화장품 기업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먼저 이니스프리, 네이처리퍼블릭 등 로드숍의 변화가 눈에 띈다. 기존 컨셉인 자연주의에 전문성과 기능성을 더한 변화를 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를 비롯해 자체 브랜드의 리브랜딩을 단행했다. 이어 아이돌을 모델로 발탁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성수동 등 MZ세대들의 핫플레이스에 팝업을 계속 열고 있는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해외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 인수도 적극적이다. 그동안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 인수에 인색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코스알엑스를 인수하고 북미 시장 공략을 서두르는 것은 다소 생소한 부분이다. 경쟁사인 LG생활건강도 힌스를 인수해 일본 색조 시장 공략을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들어 화장품 대기업 또는 단일 브랜드사들이 과거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기업 내 벤처 기업을 육성하고 있으며, 한국콜마는 중소기업 아이디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맞춤형 전문 제조 사이트를 오픈해 제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 역시 스핀오프 전략 중 하나에 속한다.

제품 라인을 확장하는 것도 대세가 되고 있다. 기존 브랜드 라인은 유지하면서 최근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는 비건과 친환경 라인 등을 새롭게 추가하는 것이다. 미샤와 토니모리가 친환경, 비건 라인을 확대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아예 미샤의 한 개 라인이었던 초공진을 별도의 브랜드로 육성하고 있다. LG생활건강도 더페이스샵 브랜드를 분리해 별도로 운영 중이다.

제품 라인을 확장하는 것도 대세가 되고 있다. 기존 브랜드는 유지하면서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비건과 친환경 라인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미샤와 토니모리가 친환경, 비건 라인을 확대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사진=최지흥 기자
제품 라인을 확장하는 것도 대세가 되고 있다. 기존 브랜드는 유지하면서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비건과 친환경 라인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미샤와 토니모리가 친환경, 비건 라인을 확대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사진=최지흥 기자

 

오프라인에 온라인을 더하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유통을 결합한 옴니채널 활성화도 최근 국내 화장품 업계에 전개되고 있는 스핀오프다. 이미 다수의 화장품 기업들이 로드숍 브랜드를 온라인 통합몰에 입점시키거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미샤, 더샘, 토니모리 등이 디지털 강화 차원에서 자체 온라인몰을 적극 육성하고 있으며, LG생활건강은 가맹사업을 사실상 철수하고 온라인 판매를 공식화했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온라인으로 유통 중심을 옮기고, 브랜드 고객층을 확대하려는 시도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이 역시 넓은 의미에서 스핀오프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올해는 온라인 화장품 유통 시장에 후원방문판매 기업들의 활동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후원방문판매의 온라인 사업이 가능해지면서 리만코리아를 시작으로 아모레퍼시픽, 코리아나화장품 등이 온라인 전문몰과 연동한 사업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리만코리아는 업계 최초로 온라인 쇼핑몰을 오픈했다. 이는 지난해 3월 21일 방문판매법 개정으로 후원방문판매업에 온라인몰 운영이 허가된 데 따른 것이다. 개정된 법률에는 ‘후원방문판매의 방식에 방문뿐만 아니라 후원방문판매업자 등이 개설, 운영하는 사이버몰을 통한 전자거래의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경우를 포함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리만코리아는 법 개정에 따른 변화를 예상하고 미리 준비했던 온라인 쇼핑몰을 바로 오픈하며 후원방문판매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새롭게 오픈한 리만코리아의 공식몰은 대리점과 판매원들에게 고유 링크를 제공하고, 이를 활용한 추천인 제도를 운영해 기존 고객들이 손쉽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고객들의 접근성과 편리성을 강화하기 위해 간편가입, 정기구매, 간편결제 등을 도입해 신규 고객 창출도 이뤄냈다.

아울러 ‘정품 인증제’, ‘제조 이력 확인’ 등의 서비스를 통해 짝퉁 논란을 일소하고 고객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정품 확인도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리만코리아는 향후 라이브 커머스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도 밝혔다.

리만코리아의 변화에 대한 반응도 뜨거웠다. 리만코리아 공식몰은 오픈 1주일 만에 누적 방문자 수 20만명을 돌파했다.

이어 아모레퍼시픽과 코리아나화장품 등이 관련 쇼핑몰을 오픈하며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옴니채널로 운영되는 후원방문판매 기업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화장품 업계 한 관계자는 “화장품 업계에 스핀오프라는 말이 아직 통용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전략적으로 기존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고객과 시장으로 확장하는 모습이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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