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웃고', 면세점 '울고'... 김포공항에 쏠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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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웃고', 면세점 '울고'... 김포공항에 쏠리는 눈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3.12.0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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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호텔들 최대 50%까지 매출 증가
매출 줄어든 면세점... 늘어난 영업익 위로
김포공항, 매출 늘릴 기회... 免 "적극 검토"
인천공항면세점 전경. 사진= 이기륭 기자
인천공항면세점 전경. 사진= 이기륭 기자

호텔업계가 엔데믹 효과로 오랜만에 호실적이 기대된다. 반면, 면세점은 중국 여행객 감소와 다이공 수수료 인하로 인한 매출 감소 등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0월 방한 외국인은 123만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58.3%나 늘며 올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올해 1∼10월 누적 방한객은 888만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03.9% 늘었다.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1% 수준이다. 국가별 누적 방한객을 보면 일본이 184만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중국 154만명, 미국 91만명, 대만 79만명 순이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는 호텔 객실 판매가 호조로 이어지며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카지노와 인접하거나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호텔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내 그랜드 하얏트 제주는 지난 11월 별도 기준 매출액 98억7700만원을 기록했다. 판매 객실은 지난 11월 2만9283실로 전년 동기 보다 16.6% 증가했다. 

GS리테일이 운영 중인 파르나스호텔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42.4% 증가한 329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의 외국인 투숙객 비중은 작년보다 평균 약 15%포인트 높아졌다.

파라다이스는 카지노와 복합리조트 정상화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상승하며 분기 영업이익 최고치를 새로 썼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0% 뛴 571억원, 매출은 50.7% 증가한 2856억원, 당기순이익은 2.5% 늘어난 437억원을 기록했다. 

호텔롯데의 호텔사업부는 3분기 누적 91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801억원 대비 26% 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사상 첫 '1조 클럽'에 가입한데 이어 올해도 1조원 달성이 유력시된다.

호텔신라의 호텔&레저부문 등도 3분기 누적 5051억원으로 전년 동기 4818억원대비 소폭 상승했다. 

호텔들이 엔데믹으로 호황을 누린 것에 비해 면세점은 아직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3분기 누적 3조7277억원에서 올해 2조2446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신라면세점도 지난해 같은 기간 3조1912억원에서 올해 2조1818억원으로 감소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크게 늘어났다. 롯데면세점은 올 3분기 누적 31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533억원 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신라면세점도 지난해 3분기 568억원에서 올해 3분기 574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향후 호텔과 면세점 전망도 현재 분위기와 비슷하다. 호텔은 꾸준히 증가하는 외국인 관광객과 '호캉스' 문화가 번지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면세점은 한국과 중국의 관계 개선이 요원한 상황에서 이전같은 장밋빛 미래는 쉽지 않아 보인다.

면세점은 과거와 달라진 업황에서 고객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관광객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일본·대만 등 고객층의 범위를 확대해 이들을 위한 쇼핑 편의를 강화하는 등 마케팅을 활발히 전개하는 모습이다. 이를 위해 롯데는 최근 서울 명동에 쇼룸 LDF하우스을 열었고 신세계는 지난달 인천공항점에 샤넬 원더랜드를 내놨다. 신라는 대만에서 열린 국제여행박람회에 참가했다.

 

부진한 업황... 김포공항 입찰에 '시선'

면세업계는 부진한 업황 타개와 더불어 덩치를 늘리기 위해 오는 11일 예정된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에도 적극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서 고배를 마셨던 롯데면세점의 동태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현재 김포공항 국제선 출국장 면세점은 향수·화장품을 판매하는 DF1 구역과 주류·담배 등을 판매하는 DF2 구역으로 구분된다. 롯데면세점이 2022년부터 DF1 구역을, 신라면세점이 2018년부터 DF2 구역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입찰은 내년 4월 신라면세점의 계약 기간 만료를 앞두고 나오는 자리다. 계약상으로는 이달 16일 만료 예정이지만 코로나 상황 등을 인정받아 영업 기간이 6개월 연장됐다.

롯데면세점은 이미 DF1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데 DF2 구역 사업권까지 얻게 되면 독점으로 비칠 수 있어 이번에 입찰에 참여할 지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관세청과 한국공항공사의 판단이 어떻게 되느냐도 롯데의 참여 여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롯데가 이번 김포공항 입찰에 참여해 공항면세점을 단독으로 운영하게 되면 독자적인 마케팅으로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주류·담배는 매출 비중이 높은 사업권이라 모든 면세점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면세점 등 주요 기업들은 입찰에 참여할 것인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공항공사는 김포와 제주, 김해 등 전국 7개 국제공항의 이용객이 올해 1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 2032만명과 비교하면 약 64% 수준이지만 올 12월 여객은 2019년 대비 88%, 운항편수는 82% 수준까지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국제선 이용객이 2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으로 호텔업계는 호황을 누렸지만 면세점은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며 "당장 이전 수준의 중국 관광객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이번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에 총격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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