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공세적 투자', LG엔솔 '부채 감소'… K배터리 전략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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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공세적 투자', LG엔솔 '부채 감소'… K배터리 전략 달랐다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3.10.0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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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3사, 3분기 실적 전망]
삼성SDI, '고부가 제품' 본궤도... 호실적 유지 전망
서서히 늘린 투자... 시중 둔화에도 충격 덜해
LG엔솔. 시장 초기 적극적 투자로 점유율 높여
최근 들어 부채비율 감소 방점... 내실 다지기 나서
SK온, 분기 적자폭 늘어 고민... '일시적 현상' 분석도
26년 상장 계획... 체질개선 로드맵 차질없이 추진해야
삼성SDI 헝가리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공장. 사진=삼성SDI
삼성SDI 헝가리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공장. 사진=삼성SDI

이차전지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며 국내 배터리 업계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발빠르게 재편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다만 한국 배터리 산업을 대표하는 완제품 제조 3사의 경영 전략은 차이가 뚜렷하다.

최근까지 공격적 투자 기조를 유지했던 LG에너지솔루션은 방향을 바꿔 부채비율 감소 등 기초체력 다지기에 나섰다. 삼성SDI는 에너지밀도를 대폭 높인 프리미엄 제품군 판매가 본궤도에 진입했다는 자체 판단 아래, 시장 흐름을 고려한 '안정적 성장'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다. 수율 문제가 거듭 언급된 SK온은 적자 폭 증가 등 해결 과제가 늘어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2026년 상장을 위해서라도 보다 적극적인 체질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1일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SK온을 제외한 국내 배터리 기업 실적은 견고한 성장이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 분기 예상 실적은 매출 8조3871억원, 영업이익 6911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 직전 분기 대비 4.4% 감소한 규모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42%, 직전 분기 대비 각각 97.62% 늘었다. 전 분기의 경우 GM 쉐보레 볼트 EV 리콜 비용 1510억원이 반영돼 3분기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증권업계는 이차전지 시장 성장 둔화로 6분기 연속 매출 신기록을 달성한 LG엔솔 성장세도 한풀 꺾였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 여파로 유럽 지역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하는 등 상황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그럼에도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실적이 우상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부터 부채비율을 대폭 줄여왔다. ▲2020년 163% ▲2021년 171.83%에 달했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85.98%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부채총계를 낮추고, 자산총계를 높인 결과다. 지난해 11조4146억원에 달했던 재무활동현금흐름 역시 올해는 5조원 대에 머물 것으로 분석된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이 줄어든다는 것은 자금의 외부 조달 비중이 감소한다는 의미이다. 자금 운용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이다. 

삼성SDI 예상 실적은 매출 6조375억원, 영업이익 5329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47%, 전분기 대비 3.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했지만, 직전 분기 대비 18.3% 뛰었다.

증권업계는 삼성SDI가 올해 시장 둔화에 앞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주력하며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견고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브랜드가 장악한 삼원계 시장 뿐만 아니라 LFP(리튬 철 인산) 배터리 등 보급형 라인업에서도 국내 기업 중 가장 대응이 빨라 제품군 다변화에도 성공했다는 평가이다. 

삼성SDI LG엔솔, SK온과 대조적으로 설비투자를 서서히 늘리는 전략을 취했다. 회사의 투자활동현금흐름을 살펴보면 ▲2020년 -1조7784억원 ▲2021년 -1조9495억원 ▲2022년 -2조9462억원으로 매년 규모를 키웠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2조3000억원을 기록해 증가세를 이어왔다. 성장기에 있는 기업이라면 투자활동현금은 마이너스를 유지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CAPEX(설비투자) 규모는 ▲2020년 1조7283억원 ▲2021년 2조2547억원 ▲2022년 2조8089억원으로 확대됐다. 올해는 반기 기준 1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꾸준한 호실적이 예상되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와 달리 SK온은 적자 폭이 커지는 등 재무지표상 흐름이 좋지 않다. 시장 기대에 부응하는 지표 개선이 이뤄지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증권가에 따르면 SK온 3분기 예상 영업손실 규모는 -1531억원이다. 전년 동기(-1346억원), 직전 분기(-1315억원)와 각각 비교했을 때 그 폭이 늘었다. 다행인 것은 적자 폭 증가가 일시적 요인일 수 있다는 점이다. 증권가에서는 포드사가 공장 증설을 위해 6주 동안 가동을 중단하면서 SK온 제품 출하에 영향을 줬다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포드 전기차 판매량과 SK온 배터리 출하량 증가를 예상했다. 올해 4분기부터는 흑자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도 곁들였다.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SK온이 공개한 올해 상반기 보고서를 보면,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성 차입금 규모가 5조원에 달했다. 올해 계획한 CAPEX는 7조원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특허 분쟁에 따른 1조원 합의금도 지급해야 한다. 이같은 신중론에 대해서는 올해 상반기 말, 매우 우호적인 조건으로 자금 조달에 성공해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론이 있다.  

'수율' 논란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내용을 담은 보고서가 존재한다. 증권가에서 보는 SK온 수율은 70~90%대로 차이가 상당하다. '양산'을 위해서는 수율이 최소 90%를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 업계 일반론이다. 

SK온은 지난해 1조3000억 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2026년 말까지 상장을 위한 IPO(기업공개)를 추진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상장일정을 고려할 때 체질개선을 위한 시간은 충분한 편이다. 수율 논란에 마침표를 찍고, 유동부채 비율을 낮추는 등 상장을 위한 여건 조성 작업의 데드라인은 26년 초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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