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에너지價 급등에 '가정용' 전기요금 전년 比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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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에너지價 급등에 '가정용' 전기요금 전년 比 25%↑
  • 한정우 기자
  • 승인 2023.10.15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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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이후 1킬로와트시(kWh)당 28.5원 인상
러-우크라 전쟁 등 영향으로 국제 연료가 고공행진
원재료가 변동, 요금 반영 안 돼... 한전 적자 폭 심화
영업손실 커지자 뒤늦게 요금 반영... 국민 불만 키워
서울 주택가에 설치된 전력량계. 사진=연합뉴스
서울 주택가에 설치된 전력량계. 사진=연합뉴스

기록적 폭염이 이어졌던 올해 8월, 주택용 전기 사용량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여름 이후 전기요금이 1킬로와트시(kWh)당 30원 가량 인상된 영향으로, 각 세대는 지난해보다 평균 약 25% 오른 8월분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은 것으로 관측된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올해 8월 주택용 전기 판매량은 9377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기 대비 4.6% 늘었다. 전력 사용량이 많은 여름과 겨울을 통틀어 역대 최대치다.

같은 달 가구당 평균 전기 사용량은 333kWh로 전년 동기보다 2.5% 증가했다. 4인 가구 기준 전기 사용량은 지난해 8월과 올해 8월 각각 427kWh, 438kWh를 쓴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가구당 평균 6만6690원의 전기요금을 냈지만, 올해는 약 25% 오른 8만3390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한전은 급등한 국제 에너지 가격 반영을 위해 지난해 여름부터 전기요금을 세 차례 올렸다. 인상 결과 1kWh당 전기요금은 28.5원 올랐다. 사용량 증가율 대비 요금 인상률이 더 높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4인 가구의 올해 8월 전기 사용량이 지난해와 같은 427kWh라고 가정할 때 요금 인상률은 20.8%, 산정된 전기요금은 8만530원이다. 

상점 등 상업시설에서 사용되는 일반용 전기 판매량도 소폭 증가했다. 소상공인 등이 체감하는 요금 인상 폭도 다소 늘어났을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8월 일반용 전기 판매량은 1만3102GWh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해 역대 최대 기록을 깼다.

반면, 메모리 반도체 감산 등 경기 침체 영향으로 산업용 전기 사용량은 2만4703GWh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산업용 전기 사용량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도 올해 3월부터 6개월 연속 마이너스권에 머물러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시행된 에너지 캐시백 제도로 가정용 전력 사용량 증가율이 그나마 5% 안에서 묶일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제도는 정부와 한전이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에너지를 예년 대비 적게 쓰는 가정의 전기요금을 할인해 주는 정책이다.

한전에 따르면 올해 8월 69만9000세대가 에너지 캐시백을 신청했고, 이중 30만6000세대가 실제 절감에 성공했다. 절감 금액은 약 20억7000만원에 달한다.

한전의 장기간 이어진 역마진 구조는 점차 개선되는 양상이다. 올해 8월 한전의 1kWh당 전기 구입 단가와 판매 단가는 각각 149.1원, 166.0원으로 1kWh당 차익은 16.9원이다. 이 차액은 올해 5월부터 넉 달째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여기에는 발전사에서 전기를 사다 파는 금액만 반영돼 있다. 실제 한전이 전기를 각 고객에게 공급할 때 소요되는 '원가'에는 전기 구입비 외에도 ▲송·변전시설 투자비 ▲인건비 ▲경상비 ▲추가 투자를 위한 적정 이윤 등이 반영돼야 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후로 급등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전기요금에 제때 반영되지 않으면서 한전은 2021년 이후에만 47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봤다. 2분기 말 기준 한전의 연결 기준 총부채는 약 201조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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