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현대차 동맹 배터리, 신형 '아이오닉'에 탑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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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현대차 동맹 배터리, 신형 '아이오닉'에 탑재한다
  • 최유진, 노경민 기자
  • 승인 2023.10.2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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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현대차 준대형 전기차 전략 모델
"2026년형 아이오닉, 배터리 폼팩터 바뀔 것"
삼성SDI와 26~32년까지 장기공급계약 체결
SDI, 하이니켈 모델 'P6' 공급... 니켈 함량 91%
"파우치에서 각형으로... '안전성 이슈' 고려한 듯"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국빈 방문 동행 경제인 만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국빈 방문 동행 경제인 만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6년부터 출시되는 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전기차 전략 모델 ‘아이오닉’ 시리즈에 삼성SDI의 하이앤드급 각형 배터리가 탑재되는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현재 판매 중인 아이오닉6에는 파우치형 배터리가 들어갔다. 

23일 삼성SDI는 현대자동차와 각형 배터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급 예정 제품은 ‘프리미엄 라인 P6’(6세대 각형 배터리)로 2026년부터 2032년까지 7년간 현대차의 차세대 유럽향 전기차에 적용될 예정이다. 업계가 추정한 거래 규모는 '80kWh 배터리' 탑재 전기차 5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현대가 공급받기로 한 삼성SDI P6는 각형 하이니켈(High-Nickel) 배터리로, 니켈 함량이 91%에 달한다. 현대차와 삼성SDI 사이 거래 사정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 A는 "계약 파트너는 기아가 아닌 현대차이며, 2026년 이후 출시되는 모든 아이오닉 시리즈에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가 탑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6'. 사진=현대차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6'. 사진=현대차

삼성SDI는 국내 베터리 완제품 생산 기업 중 유일하게 각형을 주력 상품군으로 키우면서 일찌감치 포트폴리오를 차별화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 맏형 격인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형과 원통형, SK온은 파우치형에 초기 투자를 집중했다.

전기차용 이차전지는 양극재 성분 조합 기준으로, 니켈(N)-코발트(C) 복합체에 망간(M)과 알루미늄(A)을 결합한 3원계(N·C·M/N·C·A) 혹은 4원계(N·C·M·A) 배터리와 리튬인산철(LFP) 계열로 양분된다. 폼팩터 기준으로는 파우치형과 각형, 원통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중국 브랜드는 'LFP 각형', 국내 기업은 '3원계(혹은 4원계) 파우치형'이 주력이다.

3원계나 4원계 배터리는 중국 브랜드가 장악한 LFP 계열 제품군에 비해 높은 에너지밀도를 안정적으로 담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3원계·4원계 배터리는 양극재 필수 소재인 니켈이 갖는 물성의 특성상 고온·고압 환경에 취약하다. LFP 계열은 열과 화학반응에 안정적인 인산철을 주원료로 하기 때문에 화재 위험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에너지밀도가 낮고 무거워 주로 보급형 차량에 이용된다.

파우치형은 배터리 형태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물리적·구조적 측면에서 각형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진다. 각형은 파우치형과 대척점에 있다. 디자인 측면에서 활용도가 떨어지지만 배터리 셀을 알루미늄 케이스가 둘러싸 외부 충격에 강하다. 외부 충격은 배터리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SDI의 P6 각형 배터리. 사진=삼성SDI
삼성SDI의 P6 각형 배터리. 사진=삼성SDI

국내외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들은 저가·보급형 트램에는 중국산 LFP 제품을, 고부가·프리미엄 트램에는 한국산 3원계·4원계 배터리를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 전기차 성능을 좌우하는 에너지밀도와 충·방전 성능만 놓고 본다면 3원계·4원계 배터리가 우위에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삼성SDI는 니켈-코발트 전구체에 알루미늄을 결합한 3원계(N·C·A) 양극재를 쓰면서도 형태적 측면에서는 각형과 원통형 비중을 높이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구사했다. 현대차가 삼성SDI와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이같은 차별화 전략이 통했다는 유력한 방증이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2026년형 아이오닉 시리즈부터 ‘배터리 플랫폼’이 바뀔 것으로 관측된다. 전기차 업계 사정에 정통한 B는 “아이오닉6까지는 1세대 파우치형 배터리 플랫폼을 썼지만, 26년형 이후에는 2세대 배터리 플랫폼이 장착된다”며 “이에 따라 배터리 형태가 파우치형에서 각형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삼성SDI 배터리의 아이오닉 시리즈 탑재 여부를 묻는 기자 질문에 "각형 배터리가 탑재될 차종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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