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순운전자본 1.9兆... 투자 늘렸어도 '실탄' 넉넉 [공시pick]
상태바
삼성SDI, 순운전자본 1.9兆... 투자 늘렸어도 '실탄' 넉넉 [공시pick]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3.11.30 15: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SDI 공시분석] 불황 견딜 '기초체력' 탄탄
이차전지 호황 끝물... 업계 '재무건전성' 주목
부채 총계 증가 불구 '이자 발생 부채' 되레 줄어
부채 일부 글로벌 파트너사 대여... 설비투자 확대
순운전자본회전율 '우수'... 경쟁사 대비 3배 높아
사진=삼성SDI
사진=삼성SDI

삼성SDI의 순운전자본이 지난해 결산 기준 1조8720억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순운전자본은 유동자산의 총합에서 유동부채의 총합을 차감한 잔액을 말한다. 현금과 예금, 1년 안에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유가증권, 단기대여금 등의 항목이 해당된다. ‘외부 도움 없이 즉시 동원 가능한 현금 보유액’ 정도로 풀이할 수 있으며, 당해 기업의 신용여력과 대외신인도를 판단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 값 중 하나이다.

삼성SDI의 최근 3년간 순운전자본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 1조8526억원 ▲2021년 1조4133억원 ▲2022년 1조8720억원 등이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에만 이차전지 생산·설비 투자비용으로 1조5360억원을 지출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회사의 설비투자액(CAPEX)이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3개년 회사의 CAPEX는 ▲2020년 1조7283억원 ▲2021년 2조2547억원 ▲2022년 2조8089억원으로 매년 우상향했다. 같은 기간 투자활동현금흐름도 ▲2020년 -1조7784억원 ▲2021년 -1조9495억원 ▲2022년 -2조9462억원으로 추세가 동일하다.

매년 투자 규모를 늘리면서도 순운전자본이 1조9000억원 가까운 수준을 유지한다는 사실은 회사의 기초체력이 탄탄하다는 점을 방증한다.

설비투자 지출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외부 차입금 추이를 나타내는 재무활동현금흐름은 ▲2020년 2406억원 ▲2021년 5827억원 ▲2022년 6287억원으로 상승폭이 비교적 완만하다. 설비투자 재원의 상당 부분을 차입에 기대지 않고 자체 이익으로 충당한다는 뜻이다.
 

생산설비 투자, 재무제표상 수치보다 더 큰 규모    

흥미로운 대목은 삼성SDI의 부채 항목이다. 직전 3년 간 이 회사의 부채 총계는 ▲2020년 8조1753억원 ▲2021년 10조6365억원 ▲2022년 13조400억원으로 매년 3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이자발생부채는 ▲2020년 3조9593억원 ▲2021년 4조6565억원 ▲2022년 5조2203억원으로 부채 총계 대비 증가폭이 크지 않았다.

삼성SDI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 협업을 맺으며 지원금 명목으로 투자금을 대여했다"며 "이는 글로벌 해외 생산라인 증설 등에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투자현금흐름과 CAPEX에 반영되지 않은 자금이 글로벌 생산설비 투자에 사용됐다는 의미다. 회사의 설비투자 규모가 드러난 수치보다 훨씬 더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순운전자본회전율, 6.0... 동종업계 대비 매우 높아 

회사 보유 현금의 매출 기여도를 알 수 있는 순운전자본회전율은 지난해 결산 기준 6.0을 기록했다. 순운전자본회전율은 매출을 순운전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2020년 10.86 ▲2021년 9.58과 비교할 때 지표가 하락했으나 여전히 동종업계 대비 매우 높은 편이다. 경쟁사의 지난해 기준 순운전자본회전율은 2.0 안팎에서 횡보하고 있다.

지난해 회계 기준 순운전자본회전율 하락의 주요 원인은 재고자산의 급격한 증가에서 찾을 수 있다. 회사의 재고자산은 ▲2020년 7757억원 ▲2021년 8075억원 ▲2022년 1조902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몇 년 사이 배터리 업계 재고자산 증가는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이다. 각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 강화 기조와 리튬, 코발트, 흑연 등 핵심 원자재 공급 부족 현상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주요 기업은 서둘러 재고 확보에 나섰다.

계약기간이 5~7년에 이르는 배터리 업계 관행도 재고자산 증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외 배터리 기업은 전기차 제조사들과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맞춰 설비투자와 원부자재 매입 계획을 수립한다. 회사의 수주잔고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에서 재고자산 증가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평가할 필요는 없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등으로 구성되는 운전자본 감소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회사의 운전자본은 ▲2020년 9조6517억원 ▲2021년 7조4449억원 ▲2022년 5조6574억원으로 매년 줄고 있다. 재고자산이 늘었는데도 운전자본이 감소했다는 것은 회사의 향후 영업활동현금흐름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매출총이익율 역시 ▲2020년 21.08 ▲2021년 22.71 ▲2022년 20.97로 업계 평균을 웃돌고 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