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번 손님 들어오세요. 원(one), 나인(nine), 식스(six)!"

지난 21일 오후 2시 서울 도산공원 일대에 위치한 '스테이지 바이 고디바(도산점)' 매장에 긴 줄이 늘어섰다. 전날 열린 방탄소년단 정국의 쇼케이스를 보러 온 해외 팬들이 고디바 도산점 매장에서 정국과 콜라보한 제품을 한정 판매한다는 소식을 듣고 몰린 것이다. 한 눈에 봐도 다양한 국적의 BTS 팬들이 여행용 가방(캐리어)을 들고 줄을 서 있었다. 앞서 고디바는 지난 20일 열린 정국 쇼케이스 관객 2,800명에게 고디바 초콜릿 등을 선물로 제공하기도 했다.

고디바 도산점에선 정국의 솔로앨범 '골든(GOLDEN)'과 콜라보해 초콜릿과 디저트 '골든 초콜렉사', '골든 더블 소프트 아이스크림', '골든 다크 초콜릿 무스 케이크'를 다음달까지 한정 판매한다. 이중 가장 빨리 완판되는 메뉴는 '골든 다크 초콜릿 무스 케이크'다. 하루 수량이 50개 내외인 이 케이크는 오전 중에 빠르게 소진된다. 다른 메뉴 대비 수량이 많지 않아 희소성이 커진 것이다.

고디바는 구매 고객에게  포스트카드를 증정하고 있다. 초콜릿보다 이 포스트카드를 모으기 위해 매장에 방문하는 사람들도 많다. 전체 메뉴 중 3개를 구매할 경우 포스트카드 3장을 주는 식이다. 국내외 BTS 팬덤 '아미(ARMY)'인 한 블로거는 "한정판 고디바 메뉴 판매 전부터 사전 답사겸 고디바 매장을 방문해 사장님께 포스트카드 수량이 얼마인지 물어봤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초콜릿 박스는 정국의 앨범 표지와 같은 디자인을 적용했다. 초록색 배경에 금색으로 'GOLDEN'이라고 적혀 있다. 초콜릿 제품뿐 아니라 인테리어도 정국의 솔로 앨범 콘셉트에 맞춰 꾸며졌다. 정국의 이번 솔로 앨범 표지는 shine(초록), solid(흰색), substance(파랑) 3가지 버전으로 나왔다. 고디바는 매장 인테리어에 앨범 표지 색깔과 같은 초록색과 파랑색 등을 적용했다. 매장 외관에도 앨범 표지를 형상화한 대형 간판이 설치돼 있다.

매장 한쪽 벽면에는 빔 프로젝트로 정국의 솔로앨범 골든의 뮤직비디오 영상이 나오고, 반대 편에는 BTS의 기획사인 하이브(HYBE)에서 장식용으로 제공한 아티스트 머치(Merch, 공식상품)가 진열돼 있다. 하이브 팬 커머스 플랫폼인 위버스숍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머치 제품을 고디바 매장에서 실물로 볼 수 있어 팬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고디바의 BTS 콜라보 마케팅 전략이 예상을 뛰어넘는 집객 효과를 보이고 있다. 정국과 협업한 한정판 메뉴를 판매하기 시작한 첫날과 이튿날 각각 약 1,000명에 이르는 팬들이 고디바 매장을 방문했다. 고디바 운영사인 비에스케이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오전 11시에 매장 문을 여는데, 오전 6시부터 줄을 서 있다"며 "매장 앞에 줄 서있는 분들이 전부가 아니다. 식당 예약 앱인 캐치테이블로 대기를 걸어두고 다른 곳에서 볼일을 보고 오신다. 이정도로 인기가 많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전했다. 

BTS는 글로벌로 팬덤이 탄탄하기 때문에 앞으로 고디바 매장 앞 오픈런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선아 비에스케이코퍼레이션 마케팅 팀장은 "이번 주까지는 계속 방문객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며 "크리스마스 시즌인 12월에도 외국인 관광객들의 유입이 계속될 것 같다"고 전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평소 BTS 굿즈를 구매하던 팬들은 BTS 콜라보 제품에도 적극적으로 지갑을 연다"며 "고디바는 BTS와 콜라보한 제품을 내놓으며 전세계적인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