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김치 양강구도 깨지나... 후발주자 공세에 대상·CJ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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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김치 양강구도 깨지나... 후발주자 공세에 대상·CJ '진땀'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4.01.1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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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종가'·CJ제일제당 '비비고' 시장점유율
작년 3분기 기준 각각 41.4%·36.3%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P·3.1%P 감소
2018년 대상 종가 점유율 50%선 깨져
CJ 비비고도 2020년부터 30%대로 하락
김치시장 성장세 속 후발주자 늘어난 영향
풀무원, 동원, 신세계푸드 등 점유율 상승
서울의 한 대형마트 포장 김치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 포장 김치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대상과 CJ제일제당이 장악하고 있는 포장김치 시장에 판도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시장이 커지며 후발주자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선두기업인 대상과 CJ제일제당의 오프라인 채널 시장점유율도 하락하는 추세다. 업계는 이러한 현상을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해석하고 있다.

10일 대상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국내 김치 시장에서 대상은 41.4%로 전년 같은 기간(42.9%)에 비해 1.5%포인트 하락했다. CJ제일제당 역시 IR자료에 따르면 김치 시장 점유율은 2022년 3분기 39.4%에서 지난해 36.3%로 3.1%포인트 떨어졌다. 전자공시와 IR자료 등을 통해 공개되는 시장점유율은 오프라인 채널 기준이다. 온라인몰과 홈쇼핑, B2B(기업간 거래) 채널은 제외된다.  

포장김치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에서의 시장점유율은 정체된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포장김치 시장 규모는 2014년 1,412억원에서 2019년 2,619억원으로 85.4% 증가했다. 또, 2020년에는 3,023억원까지 커졌다. 2021년에는 2,750억원으로 다소 주춤했으나 업계에선 온라인과 홈쇼핑 등의 수치를 포함하면 실제 시장 규모는 더 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동안 B2C 포장김치 시장은 업계 1·2위인 대상 '종가'와 CJ제일제당 '비비고'가 오프라인 시장점유율 80% 수준을 나눠가지며 양강체제를 이뤘다. 대상 종가는 1987년 국내 포장김치 1호 브랜드로, 론칭 이후 오랜 기간 1위를 수성해왔다. 2015년까지 시장점유율 60%대를 지켰으나, 2016년 CJ제일제당 비비고 김치가 등장하면서 50%대로 떨어졌다. 이후 2년 후인 2018년의 대상의 시장점유율은 50% 선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김치의 시장점유율은 출시 3년 만인 2019년 40%로 최고치를 달성한 후 2020년부터 매년 1~3%씩 하락하면서 30%대로 떨어졌다.  

2020년부터 최근 3년간 두 회사의 점유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44.3%를 기록했던 대상 종가의 시장점유율은 이듬해 41.5%, 2021년 41.7%로 하락하더니 지난해 40.9%까지 떨어졌다. CJ제일제당 역시 2019년 40.2%였던 시장점유율이 이듬해 37.8%, 2021년 36.7%까지 줄었고, 지난해에는 37.2%를 기록했다.

선두권 두 기업의 점유율 하락분은 풀무원, 동원, 신세계푸드 등 후발업체들이 가져가고 있다. 선두의 절대적인 위세가 약화되는 것은 시장이 성장하면서 뒤따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시각도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김치 시장이 전체적으로 커지면 커질수록 선두기업의 시장점유율은 줄어들고, 후발주자의 시장점유율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최근 고물가와 경기 침체 등으로 대기업 제품보다 다소 저렴한 가성비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있는 것도 선두기업의 오프라인 시장점유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 1·2위인 대상과 CJ제일제당간 오프라인 채널 시장점유율 격차는 2017년 말까지만 해도 대상과 CJ제일제당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49.9%와 27.9%로 22%포인트나 차이났다. 하지만 1년새 12.1%포인트로 점유율 격차가 절반 가까이 줄었고, 2019년에는 4.1% 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지난 3분기 기준 두 선두기업의 점유율 격차는 전년 대비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과 CJ제일제당의 점유율 격차는 2022년 3분기 3.5%포인트에서 지난해 3분기 5.1%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2022년 말까지만 해도 두 회사의 김치 시장 점유율은 2.8%포인트 차이였으나, 9개월 만에 2배 가까이 벌어졌다. 

이는 전년도인 2022년 배추 파동 당시 CJ제일제당이 원활한 배추 수급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데 따른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쳤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2022년 배추 수확량 감소로 인해 배추 공급이 줄어 포장김치 품절 사태가 벌어질 당시 배추를 안정적으로 수급한 덕에 시장점유율이 다소 늘었다"며 "2022년이 특수한 경우였고, 2021년과 지난해 시장점유율을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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