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모범 TF' 만료 코 앞... KB금융 시스템, 왜 주목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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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모범 TF' 만료 코 앞... KB금융 시스템, 왜 주목받나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3.09.1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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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모범관행 TF' 올 하반기 최종안 발표
KB금융, '사외이사 추천위' 가장 선진 시스템 평가
사외이사 재임기간, 후보군 배수 등 경영 개선
양종희 내정자, 디지털·글로벌·ESG 경영 강점
신한금융, 사외이사 후보 '배수 늘리는 방안' 검토 중
지난 3월 3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금융당국-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회장단이 김주현 금융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 3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금융당국-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회장단이 김주현 금융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4대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개편 작업이 한창이다.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이 지배구조 개선을 주문했지만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농협‧우리) 사외이사 28명 중 21명이 연임되면서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7월 ‘지배구조 모범관행 TF’를 발족했다. 목표는 ▲사외이사 지원체계 ▲CEO 선임 및 경영승계절차 ▲이사회의 집합적 정합성 확보 ▲사외이사 평가체계 ▲내부통제 제도개선 등이다. 3~4개월 간 TF를 운영한 뒤 올해 하반기 중 지배구조 모범관행 최종안을 발표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 지주 중 현재까지 가장 선진화된 사외이사 선발 시스템을 보유한 곳은 KB금융이다. KB금융은 사외이사추보추천위원회(사추위)가 인선자문위원을 추천하고, 인선자문위원이 사외이사를 선발한다. 이후 ‘주주’와 ‘외부 자문기관’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군을 인선자문위원이 평가한다. 평가 권한을 이사회 외부에 넘겨 ‘평가자’와 ‘평가 대상’을 분리 시켜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타 지주의 경우 모두 ‘외부 전문가 그룹’을 통해 사외이사를 추천받지만 KB금융처럼 ‘인선자문위원회’라는 공식 기구를 운영하고 있진 않다. KB금융이 가장 선진화된 사외이사 선정 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신한금융도 사외이사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다. 현재 이를 위한 컨설팅까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처럼 인선 자문단을 공식적으로 운용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사외이사 후보의 배수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후보의 배수를 늘릴 경우 보다 다양한 전문가들이 자신만의 기술로 이사회와 경영진을 감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지주 중 가장 많은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임기는 짧게 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2022년 4대 금융지주 지배구조연차보고서의 '최근 5년간 사외이사 선임 내역'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5년간 24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했고, 평균 재임 기간은 39.4개월로 나타났다. KB금융, 하나금융 보다 짧은 수치다. 

하나금융 역시 사외이사 지배구조를 개편 중이다. 하나금융은 금융 지주사들 중 사외이사의 재임기간이 15명 평균 ‘48개월’로 가장 길다. 사외이사는 재임 기간이 길수록 전문성과 효율성은 올라가지만 독립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따라서 사외이사의 전문성을 지키면서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하나금융은 그동안 지원부서에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해오다 2021년부터 외부 자문기관의 추천이 더 많아졌다. 공시자료를 합산해보면 2020년까지는 77명(지원부서):44명(외부 자문기관)으로 지원부서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이 더 많았지만 2021년부터는 72명(지원부서):91명(외부 자문기관)으로 외부 자문기관의 추천이 더 많아졌다. 하나금융 역시 지배구조를 개선하라는 사회적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금융은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회장의 영향력을 없애는 방식으로 개편할 전망이다. 현재 우리금융은 회장과 사외이사 선임의 결정적 역할을 하는 부서는 ‘이사회사무국’이다. 그런데 이 ‘이사회사무국’이 회장 직속 조직인 ‘전략기획부’ 산하에 있다. 실제로 이사회사무국은 사외이사 후보군 164명 중 110명을 추천했다. 전략기획부의 의중이 전체 후보의 70% 가량 반영된 것이다. 이사회사무국을 통해 뽑힌 후보군에서 선임된 사외이사들은 전원 임추위로 들어간다. 임추위는 회장과 사외이사의 연임‧신임을 결정한다.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 부임 후 금융 지주 중 가장 개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CEO 경영승계 프로그램’이라는 새로운 오디션 방식의 승계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은행권에서 불문율로 여겨졌던 직원 인사평가도 공개키로 했다. 이번 사외이사 지배구조 개선에도 혁신적인 모습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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