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우리와 '딴판'... "농협금융 인사, 기준無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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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KB·우리와 '딴판'... "농협금융 인사, 기준無 여전"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3.10.3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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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해수위 윤준병 의원, 국감서 인사 문제 지적
"이석준 회장 선정 과정, 합법 가장한 낙하산"
신한·우리·KB금융은 후보 공개..."회의록 허술"
윤 의원 "NH농협금융지주 인사 개선안 아직 못받아"
사진=농협금융
사진=농협금융

올해 새 회장을 선임한 금융지주 4곳(신한·KB·우리·농협)의 인사 시스템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렸다. 회장 선임 과정에서 1·2차 후보자를 공개했던 ▲신한 ▲KB ▲우리와 달리 NH농협금융은 이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 공정성·객관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선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 선정 과정을 두고 "형식적 합법을 가장한 낙하산 인사"라는 날선 발언까지 나왔다. 작년 12월 이 회장 내정 전후 농협금융을 두고 불거졌던 논란이 도마 위로 다시 오르는 꼴이다. 

26일 정치·금융권에 따르면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은 지난 13일 국감에서 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회장 추천 과정을 지적했다. 그는 농협금융 임추위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며 공정·객관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회의록 열람 내용을 토대로 "농협금융이 애초에 공직자를 염두하고 후보자들을 심의했고, 4명의 후보를 확정하고도 면접과정을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임의로 지정한 1인(현 이석준 회장)만 면접을 실시했다는 이야기다.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석준 회장은 행정관료 출신으로 1983년 제26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기획예산처 ▲재정경제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을 거쳐 2016년부터 1년여 간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농협금융 회장 지명 이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캠프에 있었다는 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특별고문을 지냈다는 점이 거론되며 이른바 '관치 인사'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윤 의원은 이외에도 농협금융 임추위 간사가 금융지주 인사전략팀장을 겸직하고 있는 현재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며, 후보 선정 원칙도 없다고 짚었다. 또한 회의록 기재가 허술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윤 의원은 올해 2월 임추위 의사록을 작성해야 하고, 결의 사항은 이사회에 보고한 후 바로 공개해야 한다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바 있다. 아울러 농해수위 종합국정감사(25일)까지 ▲임원추천 운영규정 ▲인사추천 운영규정 개선안을 마련해 보고해달라고 했다. 

농협금융 임추위의 인사 시스템에 국회의 지적이 나오자 업계에선 최근 회장을 선임한 금융지주 3곳의 추천 과정도 살펴보고 있다. 이들은 농협과 달리 후보 명단을 발표해 객관성·투명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금융은 작년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당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을 압축 후보로 선정했다. 1월 우리금융도 당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현 우리금융 회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등 명단을 공개했다. 

비교적 최근 추천 절차를 거친 KB금융도 2차 후보로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 양종희·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압축한 후 양종희 부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했다. 이를 지켜보는 업계에선 한때 조용병 전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용퇴가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농협금융은 인사 시스템을 공정하게 운영해야 한다는 윤 의원의 주장에 대해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개선안을 마련해달라는 윤 의원의 요청에 이재식 농협중앙회 부회장은 "알겠다"라고 짧게 답변한 바 있다. 

윤 의원실 관계자는 27일 통화에서 "국감장에서 언급된 개선안과 관련해 내용을 아직 받지는 못했다"라며 "종종 국정감사가 끝난 이후에도 논의가 오가기 때문에 개선안이 도착하면 대안을 제시하는 등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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