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누적 순익 11% '뚝'... 진옥동號, 비은행·일회성에 발목
상태바
신한금융 누적 순익 11% '뚝'... 진옥동號, 비은행·일회성에 발목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3.11.02 06: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분기 3.8조원 기록...은행만 2.6조원 "증권·카드는 실적 감소"
고금리 여파에 여신·투자 '악영향'...신한라이프는 15.4% 증가
회망퇴직·사적화해 비용도 감소 요인..."마진 둔화 지속 전망"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사진=신한금융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사진=신한금융

3분기 실적 발표 결과 신한금융그룹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 중 가장 큰 감소폭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은 1년 만에 4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은행은 2조원대 중반으로 실적을 견고하게 방어했지만 비은행이 부진했고 일회성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 시장에선 향후 수익성이 둔화될 수 있다는 잿빛 관측도 나오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 3조8183억원(누적기준)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11.3% 줄어든 수준으로 은행(신한·제주은행)은 0.1% 증가한 반면, 비은행은 21.5% 쪼그라들었다. 그간 리딩뱅크를 경쟁해온 KB금융 순익이 같은 기간 8.2%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비은행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투자·여신 규모가 클수록 부진은 뚜렷했다. 3분기 전체 비은행 순이익은 전년 대비 21.5% 줄어든 1조5340억원이었다. 신한투자증권이 60.8% 줄었으며 ▲신한자산운용(52.4%) ▲신한벤처투자(23.4%) ▲신한카드(20.2%) ▲신한저축은행(13.2%)도 감소했다. 

특히 신한투자증권은 3분기에만 184억원의 적자를 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투자상품 영업외손실 외에도 유가증권 매매손익이 감소한 탓"이라며 "증권의 회복 속도가 전체 실적의 중요 변수"라고 분석했다.

반대로 투자·여신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신한라이프는 보험 영업이 살아나며 순이익 15.4% 증가라는 결과물을 얻었다.

그룹의 이번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곳은 신한카드다. 신한카드의 순익은 지난해 3분기 5877억원에서 4691억원으로 1100억원 이상 깎였다. 고금리가 계속되면서 충당금과 조달·대손비용이 늘어난 게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3분기엔 영업이익이 늘면서 전분기 대비 수준으로 유지했다"고 말했다. 실제 자료를 보면 2분기 1502억원에서 3분기 1522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다만 신한카드를 둘러싸고 있는 외부 환경은 녹록지 않다. 3분기 업계 반등을 짓눌렀던 요인들이 4분기에도 계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다른 카드사 역시 실적 회복이 현재로서는 요원하다.

특히 신한카드는 점유율 1위인데다 이익 기여도가 다른 금융지주 카드사보다 높다. 이번에도 그룹의 12.3%를 차지하며 ▲KB금융(6.2%) ▲우리금융(4.8%) ▲하나금융(4.3%)을 웃돌았다. 업계에서는 불황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신한카드가 겪는 부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신한금융이 받는 피해도 타 금융지주보다 비교적 클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신한은행도 전체 그룹을 견인하지 못했다. 전년 대비 0.3% 증가하는데 그치면서 2조5991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국민은행(2조8554억원), 하나은행(2조7664억원)에 이어 세 번째에 자리매김했다. 신한은행의 충당금이 2000억원 넘게 늘면서 순익 성장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2022년 3분기, 2023년 3분기 국내 주요 5대 금융 순익 변동 추이. 단위=십억원 자료=각 금융사 

신한금융의 이번 성적표를 두고 시장에서는 일회성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충당금 증가를 차치하더라도 ▲신한은행 희망퇴직 비용 743억원 ▲신한투자증권 젠투펀드 사적화해 비용 1200억원 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작년 발생한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익(세후 3220억원)도 기저효과를 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회성 요인이 소멸되면 4분기 이후에도 이익은 꾸준히 유지될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이들은 '이윤을 거둘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수익성에 대해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도 그룹·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02%포인트, 0.05%포인트 빠졌다. 

같은 기간 그룹의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도 각각 2.39%포인트, 0.10%포인트 내렸다. NIM, ROE, ROA의 하락은 그룹·은행이 자산·자본으로 내고 있는 이익이 그만큼 둔화됐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중 신한은행 NIM의 하락과 관련해 "4분기 고금리 정기예금 리프라이싱 효과가 예상되지만 대출금리 경쟁심화와 조달비용 상승추세를 감안하면 마진 둔화 흐름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그룹 NPL비율(고정이하여신비율) 등 비은행을 중심으로 건전성 지표 악화추세도 이어지고 있다며 "전반적인 실적 안정성은 유지될 것이나 이익 모멘텀 둔화추세도 불가피하겠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