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죄는 신한금융 진옥동... 임원 줄이고, 은행·카드 통합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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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띠 죄는 신한금융 진옥동... 임원 줄이고, 은행·카드 통합說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3.12.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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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숫자·계열사 부문 축소예고... 본부 슬림화 가속화
은행·카드 통합說 솔솔... 은행, 세 번째 희망퇴직 검토
경기업황 따른 긴축경영 차원... 비용 절감, 효율성 기대
신한금융이 연말을 맞아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이번 신한금융의 경우 ‘안정 속 변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기존 관측과 달리 대대적인 그룹개편 방향을 예고해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임원 숫자 축소를 시작으로 자회사를 통폐합 하거나 재편하는 식의 경영체질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시장경제DB
신한금융이 연말을 맞아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이번 신한금융의 경우 ‘안정 속 변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기존 관측과 달리 대대적인 그룹개편 방향을 예고해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임원 숫자 축소를 시작으로 자회사를 통폐합 하거나 재편하는 식의 경영체질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시장경제DB

신한금융이 연말을 맞아 조직 개편과 함께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이 ‘안정 속 변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업계의 전망과는 달리 대대적인 그룹개편을 예고하고 있다. 임원 수를 축소하고 자회사를 통폐합 또는 재편하는 식의 체질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14~15일경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와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경영진 선임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현재 내부에서는 고위급 임원인 부사장급과 핵심자회사인 은행의 부행장단 인원 축소를 검토 중이다. 부사장 자리는 기존 10명에서 5명으로 대폭 축소가 예상된다.

한 내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임원들의 숫자를 늘려 고위 임원들 간의 암묵적인 경쟁을 부추겼다면, 이제는 조직 내 군살을 빼고 안정적인 승계구도를 그리려는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에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부사장급 임원은 장동기·이인균·김성주·방동권·이태경·김명희·박현주 부사장 등 7명이다. 이들 임원 중 장동기·이인균·안준식·김성주·방동권 부사장 등 5명이 계열사 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통상 '2+1'인 임원 임기와 승진 시기, 연차 등을 고려할 때 2022년 정기인사 이전 부사장에 오른 인물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 14개 자회사 가운데 신한투자증권, 신한캐피탈, 신한자산운용 등 9개 자회사의 최고경영자(CEO)도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지난 1월 선임한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을 제외하고 10명 CEO가 연임 기로에 서 있다.

신한은행 부행장 14명 중에서는 전필환·박성현·정근수·안준식·정용욱·박현주·오한섭·정용기·서승현 부행장 등 9명이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 중 일부 5명만이 계열사 CEO 후보로 거론된다. 상무급에서는 배종화·홍석영·김상근·김준환 등 4명이 올해 말 임기가 끝난다.

주요 고위급 임원인사가 단행되면 계열사 정리도 이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인공지능(AI)기반 투자금융회사인 신한AI를 정리하고, 주요 계열사 중 은행과 카드를 통폐합하는 방향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신한자산운용과 신한리츠운용도 통합 쪽으로 검토되고 있다. 

지주 내 계열사 정리와 부분 개편도 검토 중이다. 예를 들어, 지주 내 부문을 중요도에 따라 ▲재무 ▲전략 ▲운영 및 홍보 ▲소비자 보호 4개 부문과 ▲감사 ▲리스크관리 등을 2개 부문으로 재편하는 방향으로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려는 차원에서 각 계열사 협의체 기구 설립도 검토 중이다. 협의체 기구는 여러 계열사에 중복된 자산관리(WM)와 투자금융(IB) 등 영업조직을 하나의 BU(비즈니스 유닛)에 넣는다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 효율성과 전문성을 기대하고 있다. 이럴 경우 연임이 유력한 계열사 CEO가 유닛 수장에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큰 이목을 끄는 부분은 계열사 중 은행과 카드의 법인 통폐합 전환을 검토한다는 내용이다. 신한금융에서는 “아직 확정된 게 없다”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통폐합 가능성에 적지 않은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러한 통합설이 나온 배경은 카드사 업황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 내 계열사 간 통합사례는 지난해 초 신한자산운용과 신한대체투자운용을 흡수 합병한 예가 있다.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비용절감 차원에서 계열사 법인 통폐합을 단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과 카드 법인 통폐합의 경우 카드사를 은행 쪽에 넣어 사업부문을 통합하겠다는 구상이 유력하다. 다만, 자회사간 통합이지만 금융위원회 허가가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법적인 절차가 까다롭지 않기 때문에 통합은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업계는 신한금융의 이러한 그룹개편방향을 두고 조직 슬림화에 적극 나서는 것으로 분석한다. 아울러 취임 2년째 맞이한 진옥동 회장이 본인의 색깔에 맞게 인사 및 그룹개편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진 회장이 조직규모 확대보다는 효율성에 맞게 경영체질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조직슬림화를 단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계열사 전체의 사업구조를 단순화하면서 중복된 업무 범위를 통폐합하는 식의 인적쇄신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한 은행권 전반적인 조직개편 흐름 방향이 영향을 받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핵심 자회사인 은행에서는 세 번째 희망퇴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올해 1월에 이어 7월 희망퇴직을 단행한 바 있다. 12월 중순 이후 희망퇴직 조건 관련 구체적인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희망퇴직에 차장급 이하도 대상이 될지 촉각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금융당국 주도 하에 상생금융이 시작되면서 희망퇴직 분위기가 예전과 사뭇 달라진 것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내부에서는 종전에 비해 퇴직금 규모 등이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희망퇴직 조건이 축소된다면 희망퇴직 수요가 줄어들 것이고, 결국 임금피크제 적용 연령 직원들도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려 ‘잔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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