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號' 첫 복심 선택... 이재근 국민은행장 연임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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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號' 첫 복심 선택... 이재근 국민은행장 연임 '청신호'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3.11.0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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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뱅크'일등 공신...실적 뚜렷·경영성과 평가 우세
부회장직 대신 '부문장'대체 무게...혁신·효용성 가치↑
향후 3년 간 경영 아젠다 설정 ·연임 의지 의도 풀이
김기환·이창권·서남종 부문장 되나...거취 여부 '촉각'
제2은행장 후보 성채현 부행장 국민카드 이동 가능성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양종희 KB금융 회장 선임된 이후 첫 복심(腹心)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인자' 후계양성에 속해 있는 부회장직 제도 변화와 함께 주요 핵심계열사 사장단 인사도 단행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사진편집=시장경제DB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양종희 KB금융 회장 선임된 이후 첫 복심(腹心)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인자' 후계양성에 속해 있는 부회장직 제도 변화와 함께 주요 핵심계열사 사장단 인사도 단행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사진편집=시장경제DB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양종희 KB금융 회장 선임 이후 첫 복심(腹心) 선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2인자' 후계 양성에 속해 있는 부회장직 제도 변화와 함께 주요 핵심계열사 사장단 인사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이 양종희 회장 체제 출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임기만료에 있는 그룹 계열사 CEO(최고경영자) 중 가장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곳은 KB국민은행이다. 현재 KB금융 내부에서는 이재근 은행장이 연간 실적 호조로 인해 무난하게 연임 성공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재근 행장은 임기동안  '리딩뱅크 탈환'의 1등 공신으로 꼽힌다. 이에 양 차기 회장은 안정적인 조직 분위기와 그룹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첫 복심으로 이재근 은행장을 선택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재근 행장은 2015년 양 내정자가 지주 부사장을 지냈을 당시 재무총괄 상무를 맡아 실무를 함께한 경험이 있다. 때문에 지주와 계열사 간의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1월 취임한 이 행장은 임기 첫 해 순이익을 2021년(2조5380억 원)보다 7.5% 상승시켰다.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2조8554억원을 기록했다.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순이익 규모다. 이러한 흐름대로라면 올해 연간 순이익은 3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양 회장 체제 후 부회장직 제도 유지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B금융 내부 안팎에서는 유지보다는 변화를 통해 조직 정비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현 ‘부회장직제도’는 KB금융 내에서 명예직으로 분류돼 권리를 행사하는 직함이 아니다. 부회장직은 옥상옥(屋上屋) 의사결정 구조로 조직의 효율성만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있다. 

양종희 차기 회장은 지난 2020년 KB금융지주가 10년 만에 부활시킨 ‘부회장’으로 승진한 인물이다. 그가 이례적으로 부회장에서 차기 회장으로 내정되면서 진열 재정비를 위해 제도에 변화를 줄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향후 3년간 양 차기 회장만의 경영 아젠다를 완성하기 위해 일부 조직개편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내부직원 관계자는 "부회장이었던 양 회장이 차기 회장이 결정되면서 부회장직 제도에 대한 효용성이 사라진 것과 같다"면서 "이는 양 차기 회장이 향후 연임 의지를 위해 임기 초반 그룹 장악력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회장직을 없앨 경우 대체수단으로는 '부문장' 체제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차기 CEO육성시스템은 유지하되 혁신성과 효용성에 대한 가치를 부여한 의미 있는 제도로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3부회장과 1총괄부문장 체제였다면 이를 3부문장이나 4부문장 체제로 재편하는 방법이다. 부문장으로 대체될 경우 허인 부회장과 이동철 부회장은 용퇴할 수밖에 없다. 

이로써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주요 계열사 사장단들의 거취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주력 계열사 수장 중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서남종 KB부동산신탁 대표 등이 대상이다.

이들 세 수장은 KB금융 자회사 주요 임원 중 양 차기회장과 접점이 많은 인물이면서 동시에 윤종규 회장 때부터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져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부회장직을 유지할 시 이들 세 명이 3명 부회장 체제로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반면, 부회장직 제도를 없애게 되면 이들의 거취는 안갯 속에 있다는 말들도 나온다.

은행 못지않게 KB손보와 KB국민카드는 KB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 중 기여도가 높아 그룹내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KB금융 계열사들의 임기가 그동안 '2+1'으로 부여된 점을 감안하면 김기환 KB손보 대표와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는 재신임 받을 수도 있다. 다만 두 계열사의 올해 3분기 실적 성적표가 엇갈리면서 거취 여부에 변수로 떠올랐다. 

이밖에도 허상철 KB저축은행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 CEO들은 3년 이상 회사를 이끌었기 때문에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다만,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와 김명원 KB데이타시스템 대표는 올해 1월 선임돼 2024년 12월 말 임기가 만료된다. 제2은행장 후보로도 지목돼 왔던 성채현 이사 부행장은 KB국민카드 사장으로 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윤종규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부회장이라는 직책 자체가 필요하면 보임할 것이고 필요치 않으면 비워둘 수 있는 것"이라며 "부회장이라는 직책보다 부문장이라는 직무, 가능하면 폭넓게 업무 경험을 사전에 쌓아서 준비된 회장이 되도록 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 차기 회장도 "향후 회장 후보군을 육성한다는 측면과 규모가 큰 KB금융그룹의 업무를 분장하는 측면 등 두 가지를 고려해 이사회와 협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KB금융 부회장직 제도는 이복현 금감원장이 바람직한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해 주목받은 부분이다. 때문에 부회장직 제도를 폐지할 시 다시 ‘지배구조’ 문제를 삼으며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9월 KB금융지주 회장 추천과 최종 선임 과정에서 금융당국 차원의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이는 지난해 타 금융그룹 수장 교체 때와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KB금융이 '합리적인 경영 승계 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최고 경영자를 선임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 이사회내 회장추천위원회의 공정성 등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7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은행지주 지배구조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 최종안을 확정·발표하기도 했다. 

국정감사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KB금융그룹의 CEO승계구도에 대해서도 언급해 화제가 됐다. 그는 "KB금융지주 회장 승계 절차 과정이 KB금융이 지금까지 해왔던 사례나 다른 대상(지주사)과 비교할 때 잘하려고 노력했다고는 할 수 있지만 절대적 기준에서는 괜찮다고는 할 수 없다"며 "통상 기준이나 방식을 정해놓고 이에 대한 공론화를 통해 여기에 적합한 후보군을 정해야 하는데 이미 대상을 다 확정한 후 기준과 방식을 정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배구조 최종안에는 ▲사외이사 지원체계 ▲CEO 선임 및 경영승계절차 ▲이사회의 집합적 정합성 확보 ▲사외이사 평가체계 등의 내용이 담겼다. 금감원은 지난 7월부터 이 같은 주요 4개 테마별 개선방안을 바탕으로 은행권, 외부전문가 등과 T/F를 구성해 논의해 왔다.

한편,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는 작년 7개 계열사 대표를 재추천하며 대규모 인사를 연기한 바 있다. 따라서 올해에는 양 후보자 취임 직후부터 바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통상 KB금융 계열사 수장 인사는 ‘12월 크리스마스 전후’에 이뤄져 왔기에 ‘크리스마스 교체바람’이라고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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