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부코핀銀... '재무통' 양종희, KB금융 수술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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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부코핀銀... '재무통' 양종희, KB금융 수술 전략은?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3.09.1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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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회장 후임 낙점... 과제 산적, 해법은?
非은행장 출신 회장 탄생... 탁월한 M&A 전문가
부코핀銀 정상화·글로벌 확장 등 경영집중 전망
후속 계열사 CEO 인사 관련 세대교체 향방 '주목'
윤종규 회장에 이어 KB금융을 이끌어나갈 수장으로 양종희 부회장이 내정되면서 향후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시장경제 DB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을 차기 회장은 비은행(은행장을 거치지 않은) 출신에 그룹내 대표적 재무통이라 평가받는 양종희 부회장이 낙점됐다. 향후 '리딩금융' 수성에 진력하면서 KB금융의 최우선 과제로 꼽히는 'KB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정상화'와 '디지털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전력투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KB금융 회추위(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최종 차기회장 후보로 선정된 양종희 부회장은 내부 출신이지만 은행장을 거치지 않은 최초 비은행 출신이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KB국민은행의 영업점과 재무 관련 부서 등에서 20여 년간 근무한 경험과 2014년부터 지주로 자리를 옮겨 전략 담당 상무, 부사장 등을 지내며 그룹 내 두루 업무를 쌓은 점이 이번 차기 회장에 선정된 주된 요인이었다는 평가다.

KB금융 새 리더로서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양 내정자의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1위 리딩그룹'을 일군 윤종규 회장 후임이기에 시장에서 그 위상을 유지할지가 관심사다. KB금융은 2017년 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3조 원대 순이익을 달성한 뒤 2021년과 2022년에는 2년 연속 4조원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KB금융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한 비이자 수익 확대도 주요 과제다. KB국민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8585억 원으로 그룹 전체 순이익의 62%를 차지한다. 최근 금융권은 은행의 이자수익 의존도를 낮추고 비이자, 비금융 사업을 확장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사업 안정화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지난해 KB금융의 글로벌 순이익 비중은 10%대로 KB금융은 해외 진출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국민은행의 해외법인 순익 규모는 4대 은행 중 3번째 수준이다. 이에 KB금융은 2030년까지 글로벌 수익 비중을 전체의 30%, 2040년 40%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KB금융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KB부코핀은행의 경영 정상화가 특히 요구된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 현지 은행인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인수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2020년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보유 지분율을 67%까지 끌어올리며 최대주주가 됐다. 이 과정에서 KB국민은행이 투입한 인수금액은 약 8135억 원이다.

그러나 지난 2020년 발생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대규모 부실채권이 발생하면서 연체율 상승과 수익성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KB국민은행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KB부코핀은행은 지난해 8000억 원이 넘는 지분법 손실을 기록하며 누적 적자도 늘었다. 

다만, 올해 재무상황은 크게 개선되고 있다. 상반기 KB국민은행 연결 재무제표 기준 KB부코핀은행의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대비 54.5% 증가한 3090억 원으로 전년도 연간 영업수익(4104억 원)의 70% 이상을 이미 달성했고 반기 순이익은 84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여기서 신규 대출 영업의 경우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해 151.3%를 기록했다. 조직 운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101개 점포 폐쇄를 완료하는 등 네트워크와 구조조정 작업도 마무리했다.

양 내정자는 부코핀은행의 정상화 계획과 관련해 지난 11일 “KB부코핀은행은 애정을 갖고 지켜봐 달라”며 “방향성, 비용 절감 측면에서 틀은 잡고 있는데 새롭게 영업력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인력 배치, 정보기술(IT)시스템 구축 등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디지털 부문 사업 전략 강화도 중요과제다. 현재 인터넷뱅크, 빅테크 등 거대한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플랫폼을 무기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양 내정자는 금융서비스와 비금융서비스를 아우르는 보다 편리한 ‘원스톱 종합 플랫폼 구현’을 목표로 서비스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최근 KB금융은 윤 회장 체제에서 '넘버원(No.1) 금융플랫폼'이란 캐치프라이즈를 통해 디지털전환(DT)에 속도를 내왔다. 여기서 KB스타뱅킹(국민은행), M-able(증권), KB Pay 등 KB금융의 전체 플랫폼 MAU(월간 활성이용자수)가 올해 상반기 2434만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아울러 KB금융 계열사 내부 금융사고 관련 리스크 해결도 당면 과제다. 최근 국민은행의 주식거래 담당 직원 10명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27억 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가 적발돼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은 바 있어 내부통제 기준 강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밖에 KB증권의 라임펀드 제제 관련 CEO 징계 건이 확정되지 않은 점도 리스크다. 최근 금융당국이 라임펀드사태 관련 재조사에 착수하면서, KB증권의 박정림 사장의 징계여부에 촉각이 쏠려 있다. 박 사장의 경우 지난 2021년 금감원으로부터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금융위는 아직 최종 징계 수위를 내지 않은 상태다. 

양 내정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자발적 내부통제로 임직원들이 윤리화되고 체득화 돼야 한다"며 "모든 시스템이나 프로세스가 자동화되고 체크되면 (금융사고 문제가) 극복될 것으로 생각해, 디지털 분야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양 내정자 체제가 구축되면서 후속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KB금융 계열사 11곳 중 9곳이 CEO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업계에서는 계열사 수장들이 교체되는 등 대규모 물갈이 인사가 본격화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B금융은 지주 산하에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라이프생명, KB자산운용, KB캐피탈, KB부동산신탁, KB저축은행, KB인베스트먼트, KB데이타시스템 등 11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 중 KB라이프와 KB데이타시스템 2곳을 제외한 9곳의 대표가 연말에 임기 만료된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을 비롯해 ▲증권 박정림·김성현 ▲손보 김기환 ▲카드 이창권 ▲자산운용 이현승 ▲캐피탈 황수남 ▲부동산신탁 서남종 ▲저축은행 허상철 ▲인베스트먼트 김종필 대표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라이프 이환주, 데이타시스템 김명원 대표 임기는 내년 말까지다.

한편, 양 내정자는 오는 11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자산 706조원 KB금융을 이끌 수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앞으로 3년간 KB금융을 이끌게 된다. 

양 내정자는 지난 8일 "기회를 주신 회추위에 감사드리고, 아직은 후보자 신분이지만 막중한 사명감을 느낀다"며 "KB금융이 시장과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금융산업의 스탠다드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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