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서 맥 못추는 은행들... 시중은행 순익 '뚝'
상태바
캄보디아서 맥 못추는 은행들... 시중은행 순익 '뚝'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3.11.22 1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년比 40% 축소... 우리·국민도 영업 늘렸지만 실적 저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동반 부진'... '하나銀 인니'도 32%↓
전통 시장 불황 지속... "금리 안정화, 내년 마진 회복 전망"
(사진 좌측부터)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사진=각 행

캄보디아에 진출한 국내 은행 3곳(신한·우리·국민)의 순이익이 후퇴하고 있다. 경기가 좋지 않은 탓인데 캄보디아에서 거둬들인 순익이 각 은행의 해외 실적에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터라 관계자들은 현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신한·우리·국민은행이 캄보디아에서 낸 순이익은 총 149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2409억원보다 37.8% 줄었다. 세 은행 중에선 신한은행 법인(신한캄보디아은행)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신한캄보디아은행의 3분기 순익은 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8억원과 비교해 52.2% 줄었다. 해당 법인은 2007년 설립된 곳으로 2017년 신한크메르은행에서 명칭을 변경했다. 현재 자본은 358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7.1% 늘어났다. 

주요 고객은 한국계 지상사를 비롯해 캄보디아 현지기업, 개인고객 등이다. 신한캄보디아은행은 이들을 대상으로 ▲수신(당좌예금, 보통예금, 정기예금) ▲여신(개인·기업 대상) ▲수출입 ▲외환(환전·송금) 과 관련된 상품·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캄보디아에 진출한 한국투자기업을 지원하는 업무도 진행 중이다.

캄보디아 우리은행(舊 WB파이낸스)도 작년 3분기 441억원에서 1년 만에 235억원으로 순익이 46.6% 줄었다. 수도 프놈펜을 비롯해 140개의 지점을 갖고 있는 이 법인은 ▲대출 ▲예금 ▲외환을 기반으로 내년엔 '디지털뱅크 TOP3'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곳이다. 

국민은행 법인인 KB프라삭은행(KB PRASAC BANK)은 3분기 117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KB프라삭은행은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PRASAC Microfinance Institution)가 올 9월 국민은행 캄보디아(Kookmin Bank Cambodia) 흡수합병해서 탄생한 곳이다.

작년 3분기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국민은행 캄보디아의 순익은 각각 1780억원, 109억원이었다. 합병 전이었던 상반기에도 두 곳의 순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37.7% 줄었다.

KB프라삭은행은 캄보디아에서 192곳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지인이나 자동차 대출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합병 이후 4분기 현지 영업이 되살아나는게 실적 성장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3분기 세 은행은 캄보디아를 제외한 다른 해외 지역에서 호실적을 달성했다. 유럽에 이어 미국·캐나다에서도 만족할 성과를 얻어냈다.

하나은행도 마찬가지다. 중국법인은 흑자로 돌아섰고 러시아도 약 19% 성장했다. 이를 토대로 3분기 4대 은행(신한·우리·국민·하나)의 해외법인 순익은 전년 대비 7.7% 늘었다. 

그러나 동남아시아에선 은행 4곳 모두 부진했다. 신한은행은 캄보디아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도 적자로 돌아섰고 우리은행도 0.8% 역성장했다. 국민은행은 적자를 줄였지만 흑자는 못내고 있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PT Bank KEB Hana)도 32.1% 쪼그라들었다. 

최근 수년간 4대 은행은 동남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캄보디아-인도네시아 법인 순익이 전체 해외 실적 중 30% 이상 차지하는 은행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두 나라에서의 부진은 동남아 영업 전체에 영향을 미쳐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수 있기에 은행들은 긴장하는 분위기이다. 

한 관계자는 "그동안 두 나라의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조달비용이 증가하했고 이에 따라 (법인의) 마진도 전체적으로 줄었다"면서 "하지만 현재는 금리가 안정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내년에는 마진이 다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