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에 피소 조합장, "반포3주구 '대우 비판' 문자는 팩트... 맞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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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에 피소 조합장, "반포3주구 '대우 비판' 문자는 팩트... 맞고소"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0.05.1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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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문자 보내 피소, 신반포1차 한형기 조합장 인터뷰
”아웃시킨 현산보다 못한 대우제안서” 반포3 조합원에 전송
대우건설, 명예훼손 등 위반 혐의로 7일 한 조합장 고발
한 조합장 "정비사업 전문가로서 100% 사실만 전달"
"대우건설, 매각 위해 무리수... 중견사에 매각되면 시세 영향"
한형기 신반포1차(아크로리버파크) 조합장. 사진=신반포1차 조합
한형기 신반포1차(아크로리버파크) 조합장. 사진=신반포1차 조합

"서울 강남 일대 재건축·재개발 전문가 중 한명으로서, ‘대우건설 반포3주구 제안서 HDC현산 보다 못하다’는 내용의 문자는 100% 사실에 기반한 의견 전달이다."

한형기 서울 신반포1차(아크로리버파크) 조합장이 1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대우건설의 명예훼손 고소와 관련돼 “(내가 보낸 휴대폰 문자의 내용은) 100% 사실”이라며, “오히려 대우건설이 나의 명예를 훼손시키고 있다. 맞고소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이달 6일 삼성물산과 한형기 신반포1차(아크로리버파크) 조합장을 명예훼손·허위사실·업무방해·개인정보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반포3주구 조합원들에게 자사의 제안서와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휴대폰 문자를 전송했다는 것이 이유다.

한 조합장이 반포3주구 조합원들에게 전송한 문자는 다음과 같다. 

#1. "아웃시켰던 현대산업개발보다 못한 최악의 시공사"
#2. "삼성보다 최소 수백억원 손해인 제안서를 제출한 대우건설"
#3. "대우는 이주비를 10원도 대여할 수 없어 이주를 못 합니다"
#4. "대우의 계약서와 제안서는 일반인이 볼 때는 아주 좋게 보이지만 저 같은 전문가 눈에는 완전 사기입니다"

한 조합장은 조합원들에게 전송한 문자 내용에 대해 "대우건설 관련 문자는 100% 사실이기 때문에 허위사실 유포가 아니다. 재건축에 관한 한 1등이라고 자부하는 전문가로서 의견을 적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대우건설 부채 비율은 300%이다. 우리나라 대형 건설사 중 부채비율 300% 가는 회사는 없다. 나머지는 100%대 오르락내리락 한다. 일단 부채비율이 HDC현산하고도 비교가 안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우건설의 재무건전성은 국내 대형건설사 중 가장 열악하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지난해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89.7%로 전년 대비 12.9%포인트 상승했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사 부채비율을 보면 현대건설 109.1%, 대림산업 99.6%, GS건설 217% 등이다. 이들 가운데 지난해 부채비율이 늘어난 곳은 대우건설 뿐이다. 

한 조합장은 중견건설사가 대우건설을 인수할 경우 아파트값에 영향을 준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올해 초 중흥건설에게 (대우건설이) 매각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중흥건설이든 어디든 내가 볼 때는 매각 될 수밖에 없는 건설사다. 산업은행이 10여년 껴안고 있지만 향후 10년, 20년간 껴안을 수 는 없다. 호반이든, 중흥이든 20위권 건설사가 넘보는 건설사가 됐다는 말이다. 만약에 중흥이 인수했다고 가정해보자. 중흥S클래스와 아이파크 (브랜드)가격 차이는 비교 자체가 안 된다”며 “여기에 대우건설은 대한민국 하자 비율에서 압도적 1위”라고 꼬집었다.

대우건설은 ‘아파트 하자’ 관련 각종 지표서 불명예 1위를 기록 중이다. 2019년 기준 ▲아파트 하자 소비자 피해 상담 접수 건 수(3년간 341건) ▲아파트 하자 피해구제 현황(26건) ▲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사건 접수 건설사별 현황(4년간 3362건) ▲2018년 기준 도급순위 10대 건설사 입주민 소송액수(8건, 254억원) 등에서 대우건설은 첫머리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삼성물산은 입주민들과 진행 중인 소송사건이 '0건'으로 나타났다.

한 조합장은 "대우건설의 반포3주구 공사비는 실현 불가능한 금액이고, 기업 ‘매각’ 용도용 수주"라고 진단했다. 그는 “반포3주구의 평당 공사비는 542만원대다. 대우건설이 제시한 공사비로 ‘정말 가능한 금액인지’ 따져볼 때, 나는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대우건설이 이렇게 무리한 제안을 하는 이유는 ‘매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일단 수주를 해 외형을 늘리려는 것이다. 대우건설의 시가총액은 1조원대로 떨어졌다. 수주 잔고, 매출, 영업이익도 다 하락 추세”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포3주구는 1조원이 가까운 사업비가 책정돼 있기 때문에 상징성이 크다. 수주를 하면 매각 이런 부분에서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 조합장은 “전문가로서 540만원 대 공사비로 대우건설처럼 각종 지원을 제공할 수는 없다. 지키기 힘든 약속이다. 제안을 보면 자질구래 한 것들은 삼성보다 유리하게 돼 있는 부분이 있긴 하다. 굳이 돈으로 따지면 300억~500억원 정도다. 아이템을 나열하면 20~30가지 정도는 삼성보다 유리하다고 인정한다. 문제는 실제 이런 조건으로는 공사를 할 수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사의 제안서를 볼 때) 삼성이 500억원 정도 공사비를 적게 제안하면 삼성이 가능한 공사비고, 대우는 적자를 생각하고 낸 금액”이라고 덧붙였다.

한 조합장은 ‘신반포15차’ 사례를 바탕으로 '대우건설 불가론'을 이어갔다. 다음은 이 부분 그의 발언. 

“지난해 말 반포3주구 바로 옆 단지인 ‘신반포15차’에서 어떻게 됐는가. 대우건설은 30% 공사비 인상을 요구했다. 그것도 한방에 30%이다. 공사비가 2000억원인데, 무려 600억원을 추가 요구했다. 대우건설은 자기 마음대로 지하 3층을 4층으로 늘리는 설계변경을 했다. 현재 지하층 공사비는 평당 200만원대, 지상층은 평당 700~800만원 대이다. 둘 다 합쳐서 평당 평균 499만원이었다. 그런데 1만평을 늘렸다. 그러면 공사비를 200억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지하층 확장을 이유로 500~600억원을 더 요구했다. 조합에서 ‘특화설계를 해주기로 하지 않았느냐’라고 반문했지만 그 약속은 지키지 않았다.”

한 조합장은 ‘신반포15차 보호수 이전 문제’를 계기로 대우건설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을 찍었다고 말했다. 그가 밝힌 '보호수 이전 약속 불이행 사건' 경위는 이렇다. 

“대우건설은 신반포15차 단지내 보호수 이전을 약속했다. 그런데 시공 계약서를 쓰고 나니 보호수를 이전하지 못한다고 했다. 보호수를 이전하지 못하면 그 주위를 파낼 수 없다. 보호수를 지켜야 하니 30m 이상 지하를 못 판다. 또 보호수를 놔두고 공사를 해야 하므로 주차장은 이상하게 만들어야 하고, 공사비는 또 엄청 늘어난다. 보호수 이전이 처음부터 안 되는 것을 (제안으로)사기 친 것이다. 이게 당시 조합원들 사이에서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다.”

한 조합장은 ‘대우건설의 임대주택 공약’을 ‘사기’라고 표현하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임대주택을 없애겠다는 공약은 사기였다. 임대주택을 받아주는 조건으로 서울시로부터 용적률 300%를 받았다. 용적률을 받았는데, 임대주택을 어떻게 없애느냐. 계약하고 나니까 이것도 못한다고 했다. 이유는 서울시의 반대였다. 대우건설은 용적률 4%대 인센티브를 받아주겠다고 추가 제안을 했는데, 이것도 지키지 못했다. 이런 거짓말 제안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서 도저히 안 되니까 조합원들이 분양가상한제 맞을 각오하고, 눈물을 머금고 (시공권) 계약 해지를 한 것이다.” 

한 조합장은 "반포3주구 조합원들은 신반포15차 사례를 반드시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반포3주구는요. 이렇게 무리하게 제안해놓고, 100% 지킨다는 보장이 있는가. 불과 몇 달 전 옆단지에서 이런 행위을 한 회사가(신뢰를 얻을 수 있겠는가). 이 정도면 현대산업개발보다 훨씬 못하다.”

한 조합장은 대우건설이 제기한 ‘삼성물산 공모’ 의혹을 ‘짜집기’라고 일축했다.

“4시간 짜리 반포3주구 이사 간담회에서 모 이사가 녹취를 해서 대우에게 보내 논란의 발단이 됐다. 나는 4시간짜리 간담회에서 삼성이 입찰에 들어온 배경과 전제를 상세히 말했다. HDC현산을 아웃시킬 때 이사들도 나도 삼성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지난해 연말 삼성이 (반포3주구에) 안 들어왔다. 그래서 조합 임원들이 나한테 와서 ‘삼성이 입찰의향서 공문을 주지 않는다’며 ‘받아달라’고 사정까지 했다. (삼성물산은 반포3주구 사업설명회에서 참여 가능성을 밝혔다) 그래서 내가 삼성에게 왜 안들어오냐고 물었더니 ‘특정 업체가 선정돼 있는 것 같다’는 이유로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합장과 이사는 이제 수천분의 1 투표권을 가진 사람들에 불과하다‘며 삼성물산에 입찰 참여를 요청했다. 이렇게 해서 삼성물산이 참여 공문을 냈다. 이런 사전 설명은 빼놓고, ‘삼성을 제가 데려왔으니까’, ‘그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을 제가 보장하겠다고 삼성건설에 약속한 바 있습니다’라고 주장하면서 공모로 엮고 있다.”

조합 입장에서 삼성물산이 수주전에 참여하는 것이 당연히 이익이기 때문에 참여를 요청한 것이지 ‘공모’는 터무니없는 의혹 제기라는 설명이다.  

조합원 연락처 무단 사용에 따른 개인정보법 위반 의혹에 대해서는 “조합원 연락처는 정당하게 받았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한 조합장은 “대우건설이 일부 온라인 매체를 동원해 나를 브로커처럼 폄훼, 명예를 훼손시켰다”며 맞고소를 위한 변호사 선임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고소장은 작성 되는대로 언론사들에 배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형기 조합장은 우리나라 최초로 평당 1억원을 넘긴 아파트로 알려진 아크로리버파크 재건축 조합장이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에서 근무했으며, 도곡동 타워팰리스(3차) 현장소장을 역임한 경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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