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파죽지세... '후분양+래미안 파워'로 반포3주구 따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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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파죽지세... '후분양+래미안 파워'로 반포3주구 따내다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0.06.03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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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686표, 대우건설 617표... 69표차 勝
신반포15차 이어 반포3주구에도 래미안 깃발
'100% 후분양·클린 경쟁' 주효, 1조 클럽 가입
'반포=래미안' 1만 가구 넘는 래미안 밸트 형성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왕의 귀한은 화려했다. 5년만에 국내주택사업에 복귀한 국내 1위 건설사 삼성물산이 5월 30일 반포3주구 시공권을 따냈다. 이번 수주로 도시정비수주액 '1조원'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에 이어 4번째이다. 특히, 5년만의 등판에도 대세 트랜드를 읽고 '후분양'을 제안한 것이 반포 민심잡기에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삼성물산은 5월 30일 15시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조합원 1625명 중 1316명이 투표한 결과 686표(득표율 52%)를 얻어 617표(48%)를 얻은 대우건설을 69표 차이로  따돌리고 수주에 성공했다. 결과가 발표되자 삼성물산 측에서는 함성이 터져 나왔고, 삼성물산 임직원과 일부 조합원들은 '래미안'을 연호하고 포옹을 하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신반포15차에 이어 반포3주구까지 복귀 2연전에서 연승을 기록해 파죽지세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값을 자랑하는 지역에서의 승전보이기에 건재함을 알리는 효과도 얻게 됐다.

삼성물산은 이번 반포3주구 수주로 '래미안 밸트', '래미안 타운'을 형성하게 됐다. 구반포 프레스티지 2091가구(반포3주구), 래미안 원 펜타스 641가구(신반포15차), 래미안 신반포 팰리스 843가구,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 475가구, 래미안 퍼스티지 2444가구까지 반포에 1만여가구가 넘는 초대형 래미안 단지가 형성될 전망이다.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1109번지 일대 1490가구를 재건축해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동 2091가구 규모로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총 공사비는 8087억원 규모다. 

정비업계에선 삼성물산의 수주 요인으로 '100% 후분양'과 '브랜드 파워'의 콜라보레이션의 효과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정부에서 집값 상승을 우려해 분양가상한제, 대출 제한 등 재건축 승인을 까다롭게 만들고 있어 조합원들의 공사비 부담은 상당히 커지고 있다. 건설사들도 이같은 조합원들의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브랜드 파워 뿐 아니라 특화 설계, 빠른 공사 진행, 조합원 유리 분양 방식 등을 제안하고 있다.

이에 삼성물산은 반포 주민들에게 '후분양'을 전폭적으로 제안했다. ‘100% 준공 후 분양’을 내건 것이다. 공사에 필요한 일체의 자금 조달을 삼성물산이 책임진다는 의미이다. 60~70% 이상 진행된 상태에 후분양(일반 분양)하는 것보다 파격적인 조건이다. 후분양은 현금이 많은 건설사가 해야 한다. 부채가 많은 기업은 공사 도중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자칫 공사 포기로 이어질수도 있다. 삼성은 현재 건설업계 최상위 신용등급(AA+)인 만큼 대규모 사업비를 저금리에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2021년 착공 때 선분양 분양가로 '3.3㎡당 4000만원 초반', 2024년 준공 후 분양하면 '3.3㎡당 최고 5100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의 분양수익 총액이 선분양보다 약 2500억원 늘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물산은 신반포15차에서도 후분양을 제안했다. 신반포21차에서는 포스코건설이 '70% 후분양'을 제안했기 때문에 반포 터줏대감 GS건설을 제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신반포15차, 신반포21차, 반포3주구 모두 '후분양'을 내건 건설사들이 시공권을 가져갔다는 이야기다. 

정비업계는 삼성물산의 '클린경쟁' 원칙도 수주에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단 삼성물산은 정비업계 악습인 선물 공세나 OS요원(불법 홍보 요원) 파견 등의 방법을 이용하지 않았다. 오로지 래미안 브랜드와 제안서만으로 수주전을 치렀다. 이번 반포3주구를 시작으로 정비사업 대표 악습인 불법 OS파견 및 선물 공세, 조합 집행부 일부 위원들과 건설사의 짬짜미, 홍보 대행사 통한 경쟁사 네거티브 자료 작성 등이 사라질 전망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OS 등 불법적인 홍보 없이 법과 절차를 준수하며 투명하게 수주했다”며 “이번 수주로 ‘클린 수주’ 문화가 정착되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반포3주구 수주로 복귀한지 6개월도 되지 않아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1조원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반포3주구 8087억원, 신반포15차 2400억원을 수주하면서 총 1조487억원의 수주액을 달성했다. 현재 1위는 갈현1구역을 수주한 롯데건설(1조5832억원), 2위 현대건설(1조2130억원), 3위 현대엔지니어링(1조23억원), 4위 삼성물산( 1조487억원), 5위 대림산업(5387억원), 6위 GS건설(3287억원), 대우건설(0억원) 등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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