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3주구 개별홍보 말라" 서울시‧조합 경고에도... 대우건설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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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3주구 개별홍보 말라" 서울시‧조합 경고에도... 대우건설 "강행"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0.04.0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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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앱 통해 이주비‧특화공사비 등 홍보 도마위
서초구-조합, 23일 대우건설에 ‘개별홍보 중단 지시’ 공문
대우건설 "정비사업 SNS·앱 홍보도 못하나"... 강행 의사
건설사들 "명백한 개별 홍보, 제지안하면 우리도" 수주전 과열 조짐

서울시와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조합(이하 반포3주구)이 지난달 23일 대우건설에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반포3주구 홍보 활동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대우건설은 "문제될 것이 없다"며 스마트폰 앱을 통한 홍보 활동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서초구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앱을 통한 홍보) 민원이 들어와 조합과 같이 대우건설에 활동 중지 방침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서초구·반포3주구조합은 지난 2월 불공정·과열 경쟁 방지를 위해, 수주전에 참여한 건설사들의 ‘개별 홍보’를 금지했다.

최근 한남3구역 재건축 사업이 과열 경쟁을 이유로 시공사 재선정을 결정하는 등 잡음이 계속되자 서울시와 각 자치구는 "건설사들의 개별 홍보를 지양해 달라"며 신고센터 운영에 들어갔다.

그러나 대우건설이 만든 스마트폰 홍보 앱과 카카오톡 채널을 보면 '특화공사비', '이주비' 등이 명시돼 있는 것은 물론이고 반포3주구 수주를 목적으로 하는 홍보 콘텐츠로 가득차 있다.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대우건설의 이런 행위가 서울시와 자치구의 '개별 홍보 금지' 요구와 상충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우건설이 이같은 홍보활동을 계속할 경우, 수주전에 뛰어든 건설사들의 과열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업계가 문제를 제기한 스마트폰 앱은 ‘대우건설 Only One Masterpiece’라는 이름이 프로그램이다. 스마트폰 플레이스토어에서 ‘반포3주구’를 검색하면 ‘대우건설 Only One Masterpiece’이 가장 먼저 뜬다. 대우건설이 해당 앱의 검색 설정을 ‘반포3주구’로 해놨을 가능성이 높다.

‘대우건설 Only One Masterpiece’를 다운로드받아 열어보면 대부분의 정보가 반포3주구 관련 내용임을 알 수 있다. 업계는 이 앱을 ‘반포3주구앱’으로 부르고 있다.

이용자들이 해당 앱이나 카카오톡 채널을 구동하면 주기적으로 홍보 내용이 유저에게 전달된다. 제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전 10시,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반포3주구] 진정한 하이엔드 주거문화를 위한 혁신’이라는 안내 메시지가 유저에게 전달됐다. 해당 문자메시지를 클릭하면 5분 분량의 홍보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앱에서 안내하고 있는 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앱 메인 화면에는 그동안 대우건설이 건설한 주요 건축물들이 소개돼 있고, 하위 메뉴를 클릭하면 반포3주구 관련 정보들을 볼 수 있다.  

특히 '대우건설'이라는 이름의 하위 메뉴를 누르면 ‘최정상의 상류 주거문화! 오직 반포3주구 명사님만을 위해 선보이겠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길거리 전단지를 연상케 하는 홍보성 메지시를 접할 수 있다. 

기자가 이 앱에서 확인한 반포3주구 관련 홍보 문구는 ▲사업기간 단축: 시공사 선정 후 3개월만에 철거완료 ▲일정지연 없는 대안설계 적용: 설계변경, 건축심의 변경인가까지 완벽 이행! ▲추가분담금 '0' : 대물변제(최저 분양가) 보장으로 조합원 추가분담금 발생 제로 실현 ▲조합원 이익 극대화 : HUG 분양가 규제, 분양가 상한제를 극복한 대한민국 후분양 1호! 등이다.   

'부동산 시세 메뉴'로 들어가도 사정은 같다. 여기서는 '반포3주구 주변 아파트 시세' 비교 데이터를 살필 수 있다. 

'브로슈어 메뉴'에서는 '카카오톡 친구찾기, 구글 애플 앱 스토어에서 반포3주구 검색'을 직접 안내하고 있다.

반포3주구앱으로 불리고 있는 '대우건설 Only One Masterpiece' 앱의 모습. 사진=시장경제DB
반포3주구 앱으로 불리는 '대우건설 Only One Masterpiece' 앱 구동 모습. 사진=시장경제DB

대우건설은 이 앱과 카카오톡 채널에 대해 "‘개별 홍보’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앱 활동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 앱은 회사의 정비사업 홍보를 목적으로 한다. 현재 반포3주구 콘텐츠만 있어서 그렇게 보이는 것 뿐이다. 홍제3구역, 과천주공5단지 등 앞으로 수주전에 참여하는 정비지역 안내도 포함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즉 대우건설이 참여하는 정비사업 전체 홍보를 목적으로 앱을 개발했으며, 서울시와 자치구가 중단을 요구한 '개별 홍보 활동'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SNS채널 활용을 개별 홍보로 볼 수 있느냐”, “다른 회사들도 (반포3주구) 유튜브를 올린다”, “조합원을 일일이 만나서 홍보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대우건설의 반박 및 해명에도 불구하고 수주전에 참여한 다른 건설사들은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 

A건설사 관계자는 “대우건설의 반포3주구 앱은 명백한 개별 홍보다. 제지를 받지 않는다면 우리도 이런 식으로 홍보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공평한 홍보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클린 경쟁을 위해 반포3주구 앱처럼 개별 홍보를 하지 않겠다. 조합에서 건설사들에게 공평한 홍보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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