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면세점... 국내 이어 해외까지 줄줄이 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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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 면세점... 국내 이어 해외까지 줄줄이 휴점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04.0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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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빅3, 1분기 영업적자... "2분기 실적 더 어려울 것"
코로나 19 여파로 한산한 인천공항 전경. 사진= 이기륭 기자
코로나 19 여파로 한산한 인천공항 전경. 사진= 이기륭 기자

연중무휴로 운영하던 국내 면세점이 코로나19 여파로 휴점과 영업중지에 돌입했다. 이에 더해 해외 점포까지 휴점하고 있어, 매출 감소가 더욱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번지며 출국과 입국이 모두 끊기자 단거리 해외 항공을 운항하던 김포, 김해, 제주 공항 등의 면세점이 문을 닫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12일부터 시내면세점 대상으로 영업시간을 단축했지만 내방 고객이 지속적으로 줄어들자 아예 휴점을 하기로 결정했다. 실제 코엑스점, 부산점, 제주점 매출은 예년 대비 80~90%이상 매출이 급감한 상황이다. 

신세계면세점도 4월 한 달간 부산점 운영을 매주 월요일 쉬기로 했다. 다만 명동, 강남, 인터넷면세점은 정상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도 이달 20일까지 용산 매장 영업을 하지 않을 예정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동참하려는 것도 있지만 속내는 방문고객 급감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2조1656억원보다 54%줄어든 9000억원대로 전망했다. 특히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출국장 면세점은 같은 기간 대비 86%나 급감했다. 올해 3월 24일 인천국제공항 이용객은 9316명으로 공항 개장이래 처음 일평균 1만명 미만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 2019년 12월 하루 이용객수가 평균 20만여명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5%도 안되는 수준이다. 

코로나 19가 글로벌로 퍼지며 해외 점포도 휴점에 돌입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25일부터 베트남 다낭공항, 나트랑깜란공항, 하노이공항 등을 비롯해 호주 2개 공항점, 괌, 일본 도쿄긴자점 등 해외점포 10곳이 임시 휴점 중이다. 신라면세점은 도쿄와 푸켓의 시내면세점 2곳의 운영을 잠정 중단했고, 싱가포르 창이공항도 영업시간 단축 운영을 하고 있다.

면세점 방문객이 급감하면서 손해액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인천공항 전체 면세점의 한달 매출 합계는 2000억원, 임대료는 800억원 수준이었으나, 3월 매출은 400억원으로 80~90% 급감해 손해액은 1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이번 1분기 면세업계 빅3(롯데, 신라, 신세계) 모두 영업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1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대비 30%줄어들어 사드 사태 이후 첫 분기 적자가 예상된다. 신세계면세점도 1분기 전년대비 25%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호텔신라는 분기 보고서 제출이 의무화 된 2000년 이후 첫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면세점, 호텔 두 사업부문 매년 기록을 경신해왔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를 이겨내지 못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호텔신라의 올 1분기 287억원의 적자를 예상했다. 

업계는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이후 실적 정상화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유동성에 약한 중소, 지방 면세점의 도미노 사업 철수도 관측된다. 더불어 대기업도 일부 사업재편을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도 나온다"며 "면세점은 다이궁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국내로 오면 14일간 자가격리를 하고 본토로 돌아가도 14일간 격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달간 영업을 못하는데 누구도 들어오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분기는 그나마 코로나 19 이전인 1월 실적이 반영돼 나름 선방한 것"이라며 "2분기 실적은 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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