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화장품' DF2 유찰... 흥행참패 부른 인천공항 '임대료 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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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화장품' DF2 유찰... 흥행참패 부른 인천공항 '임대료 횡포'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02.29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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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입찰가에 결국 '유찰'... 인천공항 T1 면세점 흥행 실패
코로나 상황 아랑곳않는 인천공항... "인하보다 수요회복"
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사진=시장경제신문DB
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사진=시장경제신문DB

면세업계 관심을 모았던 인천공항 T1면세점 입찰에서 '면세의 꽃'이라 불리는 DF2구역(향수·화장품)이 유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업계는 인천공항의 높은 임대료 부담으로 사업자들이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 T1 대기업 사업권 5곳 입찰 등록을 마쳤다. 롯데, 신라, 신세계, 현대면세점은 이달 27일 사업제안서를 제출하며 본격 경쟁에 돌입했다. 

대기업 대상 입찰 구역은 ▲DF2(화장품·향수) ▲DF3(주류·담배·포장식품) ▲DF4(주류·담배) ▲DF6(패션·잡화) ▲DF7(패션·잡화) 등 총 5곳이다. DF2, DF4, DF6 구역은 신라면세점이, DF3과 DF7은 롯데와 신세계면세점이 각각 운영하고 있다.

이들 구역중 향수·화장품(DF2) 사업권과 패션 기타(DF6) 사업권 등 2곳은 입찰 업체 수 미달로 유찰됐다. 이번 공항 면세점 입찰에는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 등 4개 업체가 참여했지만 4곳 모두 해당 사업권에 입찰 제안을 하지 않았다. 업체 4곳이 모두 입찰한 사업권은 DF7이 유일했다. DF3·DF4 구역은 롯데와 신라가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매출이 가장 높은 향수·화장품 구역인 DF2가 유찰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해 우한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면세점들이 인천공항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했지만 인천공항 측은 "인하보다 수요회복"이 먼저라는 입장을 내세우며 응하지 않았다. 싱가폴, 태국 등 해외 공항의 경우 6개월간 임대료를 인하해 주는 등 협력하는 모습과 대비된다.

면세업계는 이번 유찰에 대해 높은 임대료를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면세점은 매출이 급감해도 고정된 금액을 임대료로 내는 '최소보장액 방식'이라 사업 운영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달 13일 한국면세점협회는 인천국제공항에 공문을 보내 임대료를 한시적으로 감면해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이달 20일에는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대표가 공항내 입점한 면세점 점장 7명을 만나 의견청취 시간을 가지기도 했지만 뾰족한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중국인 매출 비중이 높은 면세업계는 우한 코로나 사태에 가장 많은 피해를 본 업종이다. 여행수요도 줄어들어 내국인 대상 매출도 급감하고 있다. 28일 정부가 발표한 '민생·경제 종합대책' 자료에 따르면 면세점 매출은 올해 1월 3주째 전년동기대비 14.3% 줄어들었다. 이후 ▲1월 4주째 23.4% ▲2월 1주째 42% ▲2월 2주째 38.4% ▲2월 3주째 4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인천공항은 다음주 종합평가를 한 뒤 3월 중순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후 관세청이 4월 중 심사를 통해 특허를 내주면 올해 9월부터 신규사업자가 영업을 시작한다. 

업계 관계자는 "입찰 재공고시 최소보장금이 일부 조정될 수 있지만 기존 사업장에 대한 임대료 인하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부가 소상공인 대책에 집중하지만 대기업들도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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