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안돼" 박원순 발언에도 강남 아파트값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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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안돼" 박원순 발언에도 강남 아파트값 반등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9.06.1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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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감정원 "이번 주 0.02%↑"... 여당 “추이 주시”
정부-여당, 집 값 상승 조김에 추가 규제 시사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문재인 정부의 이른바 9·13 슈퍼 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지난해 10월 중순 하락세로 돌아선 지 8개월 만이다.

서울 전역의 아파트 매매가도 하락세가 멈춘 모습이다.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분양 성수기라는 계절 영향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원순 시장이 “녹물이 나와도 강남 재건축은 안 된다”고 외친 후 나온 반등이어서 의미가 더 크다. 여당은 추가 규제를 시사하고 있다.

14일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2%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3째주부터 줄곧 하락한 이후 34주 만의 반등이다.

재건축 아파트 값의 상승이 영향을 크게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기준으로 지난해 9월 20억5000만 원이던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 84m²)는 올해 2월 16억 원대로 떨어졌다가 5월 18억2000만 원까지 올랐다. 저점에서 2억원 이상 회복한 것이다.

부동산114 분석에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가격 변동률은 0.01%를 기록했다. 재건축 아파트는 0.19% 올라 전주(0.11%)보다 오름세를 보였다. 서울은 강남 0.14%, 강동 0.08%, 중랑 0.07%, 관악 0.06%, 중구 0.06%, 노원 0.04% 순으로 올랐다. 

중랑·관악·중구·노원은 실수요의 거래가 늘었다. 중랑은 망우동 한진해모로와 중랑숲리가가 500만~1000만원 상승했다. 관악은 신림동 건영3차가 1000만원 올랐다. 반면 강서(-0.36%), 은평(-0.14%)은 하락세를 보였다. 강서는 화곡동 강서힐스테이트가 4000만~7250만원 떨어졌고 은평은 응암동 백련산힐스테이트3차가 1000만~3000만원 내렸다. 

서울 전체로는 0.01% 하락하며 31주 연속 내렸지만 지난해 11월 둘째 주(―0.0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의 하락 폭을 보였다.

현재의 집 값 상승은 슈퍼 규제속에서 올랐다는 점과 정부와 지자체에서 계속해서 규제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2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강남 재건축 관련 질의에 대해 "강남지역 주민들의 요청은 100% 이해하고 공감한다"면서도 "재건축이 만약 허가돼서 이뤄지면 과거에 있었던 부동산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재건축, 재개발을 전면적으로 부정한다는 뜻은 아니"라며 "집값 안정화를 노력하는 상황에서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녹물이 나올 정도로 노후화 된 집에 사는 주민들의 반발에도 서울 전체의 집 값 안정화를 위해 재건축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의 발언이다.

문재인 정부측은 집 값 상승 조김에 추가 규제를 시사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4일 정책조정회의에서 “강남 재건축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오르고 있다”며 “1000조원이라고 하는 돈이 또다시 부동산에 몰리면 가격 폭등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등 기미가 보일 경우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보합 또는 매도인과 매수자들의 눈치싸움이 계속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여전히 경기침체와 대출규제로 매수 위험부담이 있고 6월부터 연말까지 서울 입주물량이 3만567가구에 달해 매수를 유보하고 전세로 거주하는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지난 12일 박원순 시장이 '시장 안정화를 위한 강남 재건축 불가' 입장을 밝힌 점도 투자 수요에게 부정적 시그널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 조짐이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박원순 시장이 재건축 인허가를 내줄 수 없다는 완강한 모습을 보인 만큼 정비사업의 진행속도는 다소 늦어지겠지만, 최근 서울 영동대로 봉은사역과 삼성역 사이에 건설하는 '강남역 광역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이 확정되면서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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