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막오른 초저금리 時代... 부동산 시장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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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막오른 초저금리 時代... 부동산 시장 '들썩'
  • 오창균 기자
  • 승인 2019.07.24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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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빠른 금리 인하, 정책실패와 외부환경 악화
정부 규제에도 시중 유동자금, 안전자산 향할 가능성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이기륭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이기륭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기조로 돌아서자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1.50%로 0.25%p 인하했다. 3년 1개월 만에 이뤄진 금리인하다.

예상보다 빨랐다. 시장에서는 조만간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다음달로 시기를 관측해왔다. 그만큼 대내외 환경의 악화와 정부 경제정책 실패에 따른 경기 부진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은행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2%로 축소했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1.1%에서 0.7%로 낮춰 잡았다. 한국 경제의 위기가 갈수록 고조되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불가피했던 셈이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인하되면서 갈 곳을 잃은 유동자금이 안전 자산인 부동산 쪽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금리 인하는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구매심리를 자극할 수밖에 없다. 최근 서울 집값은 반등세를 띄고 있다. 정부가 추가 규제신호를 꾸준히 내비쳤지만 진정 효과를 내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9.13 대책 이후 7~8개월의 조정을 거쳐 집값이 다시 상승한 것처럼 추가 규제가 나오더라도 시장은 곧 적응한다는 얘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금리가 낮아지면 실수요자 입장에선 대출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내 집 장만을 고려할 만하고, 대출 의존도가 높은 수익형 부동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가 몰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위원은 "그러나 외부적인 요인에 따라 우리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하며 이는 곧 기준금리 인하 효과 상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부동산시장이 다시 꿈틀 거리는데다 기준금리 인하까지 겹치면서 가계대출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의 규제로 가계대출 증가세는 한 때 주춤했지만 최근에는 기준금리 인하 예측과 맞물려 최근 3개월 연속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연중 최대치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대비 5조4,000억원 늘어난 848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5조4,000억원)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금융당국은 어떻게든 집값과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제1금융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에 이어 5월 제2금융권에도 DSR을 도입하는 등 가계부채 관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부는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대출 증가로 이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조만간 추가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요 지역 무주택자에게 적용하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40%에서 더욱 줄일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정부의 추가 규제는 전세시장 불안정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저리의 전세자금 대출에 힘입어 전세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집주인은 금리 하락으로 기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유인이 커져 전세 수급 불균형이 발생할 우려가 높다. 산 너머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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