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자사 공익재단에 기부 인색... 2년새 63억 '싹뚝' [공익법인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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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자사 공익재단에 기부 인색... 2년새 63억 '싹뚝' [공익법인等]
  • 시장경제 유경표 기자, NGO저널 박주연 기자
  • 승인 2023.10.2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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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KT문화재단→KT그룹희망나눔재단 변경
정보통신(ICT)의 올바른 활용, 정보문화 발전, 장학사업 등 공익사업
2022년 재단 수익 중 기부금 수익은 25% 차지
한국가이드스타 평가결과는 ‘평가제한’

<편집자 註> 공익법인 운영 투명성은 공정 사회로 나가는 지름길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시민단체들의 다양한 주장이 분출되는 현 시점에서,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 잡은 공익법인의 역할과 의미는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공익법인은 '공익법인설립에관한법률'에 근거하지만 ‘공익법인등(等)’은 상속증여세법상 시행령에 규정된 학교법인, 복지법인, 의료법인, 지정기부금단체 인정을 받은 사단법인·재단법인, 기타 비영리민간단체 등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시장경제>는 <NGO저널>과 함께 공익법인의 발전적 방향 모색을 위해 ‘공익법인等’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재단법인 케이티그룹희망나눔재단은 사회 소외계층 지원과 ICT기반의 나눔 선순환 확산을 위해 2013년 10월 기존 KT문화재단의 명칭을 바꿔 출범한 공익재단이다. 2022년 12월 말 기준으로 출연금 31억 원을 기본순자산으로 하고 있다.

당시 재단은 언론 등을 통해 KT 20여개 그룹사가 연간 200억씩, 5년간 총 1000억 원 규모의 공동 사회공헌사업 기금을 조성해 재단에 기탁하고, 이를 통해 그룹사의 적극적 참여와 함께 기금의 효율적인 운영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단 홈페이지 캡처
재단 홈페이지 화면 캡처

재단의 2022년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자료에 따르면, 정관에 기재된 공익목적사업으로는 ▲ 정보통신(ICT)의 올바른 활용, 증진, 발전을 위한 학술, 교육 및 국제교류 협력사업 ▲ 정보문화에 대한 이해 증진 및 확산, 발전에 관한 사업 ▲ 방송, 미디어 콘텐츠 창작 및 보급, 확산사업 ▲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사업 ▲ 사회적 약자의 정보통신(ICT) 활용증진 및 사회복지 관련 사업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시행하는 정보통신(ICT) 및 문화관련 사업 ▲ 주식회사 케이티 및 그 계열사 등의 출판, 광고, 행사대행 및 교육훈련, 후생시설 운영 ▲ 인도적 지원을 위한 대북협력사업(2019. 2. 26. 변경) ▲ 기타 재단 목적달성에 필요한 부대사업이 있다.

이 가운데 ‘인도적 지원을 위한 대북협력사업’의 경우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KT그룹이 그룹의 역량을 모아 정부의 대북협력사업 지원과 소프트웨어(SW) 개발 협력 등 ICT사업 추진의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 등 역할을 한 것과 관련, 정관에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재단의 지난해 사업수익 중 기부금수익은 76억7천만 원으로 이전 해인 2021년도의 31억7천만 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기부금수익은 (주)케이티와 ㈜케이티스카이라이프, 비씨카드(주), HCN 등의 계열관계사로부터 기부받았다.

재단 기부금 수익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주)케이티만 놓고 보면 최근 3년간 재단에 낸 기부금은 영업이익 대비 미비한 수준이다. 2020년 영업이익은 1조1140억 원으로 기부금액은 105억5646만원이다. 2021년의 영업이익은 1조6718억 원으로 기부금은 23억4751만원, 2022년은 1조6900억 원, 기부금액은 42억3293만 원이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액 비율은 각각 0.89%, 0.14%, 0.25%다. 

기부금 수익 외 재단의 기타수익은 205억9천만 원, 사업외수익은 28억 원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재단은 “고유(공익)목적사업의 재원을 보다 계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기본재산(출연금) 전액을 수익사업부문에 전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주)케이티의 복지·후생시설(구내식당 등)을 운영하는 후생시설운영사업을 주 수익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그 밖에 광고사업과 출판사업, 행사대행사업 등을 부수 수익사업으로 수행하고 있다”면서 “재단은 수익사업에서 창출된 이익을 고유목적사업부문에 전입하여 고유목적사업 수행에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단의 수익 분포를 보면 기부금 수익은 25%, 출연금으로 구내식당 등 KT복지·후생시설운영 사업 등으로 낸 수익이 66%, 배당금과 이자 등 기타수익이 9%를 차지하고 있다.

2021년도 케이티그룹희망나눔재단의 수익 분포도
2021년도 케이티그룹희망나눔재단의 수익 분포도

사업별 실적으로는 ‘창의혁신인재장학금’, ‘따뜻한기술더하기챌린지’, ‘랜선야학’ 등 총 23개의 고유(공익)목적사업으로 90억5천만 원의 비용을 썼고 9천만 원의 사업외비용까지 합해 91억4천만 원을 총비용으로 썼다.

‘차세대 방역연구’ 기부 캠페인에 5억 원 기부금 지출

이 가운데 재단이 기부금품을 직접 수혜자에게 지출한 금액은 총 27억1천만 원이다. 대표적으로 넥스브레인(주)에 총 5억6백만 원이 지급됐다.

넥스브레인(주)은 기업의 마케팅 전략 방향을 수립하고 컨셉을 도출하여 다양한 마케팅 액션의 컨버전스를 통해 시너지를 내는 다각적 IMC(통합) 마케팅 전문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통합 마케팅이란 ‘Intergated Marketing Communication’의 약자로 마케팅 목표 실현을 위해 소비자에게 모든 채널에서 통합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략이다. 넥스브레인은 2009년부터 11년 연속 케이티의 통합 마케팅 공식 대행사로 규모있는 마케팅 프로젝트를 수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눈에 띄는 대목은 재단 기부금품 지출 명세서에 이런 마케팅 전문회사에 5억이 넘는 비용을 지출한 점이다. 지출목적은 ‘GEPP_차세대 방역연구 DATA 기부 캠페인 운영’으로, 재단 공시자료의 기부금품 지출 명세서에서 가장 큰 금액을 차지한다.

이와 관련, 재단 관계자는 “GEPP_차세대 방역연구는 KT가 빌게이츠 재단과 함께 하는 연구프로젝트로 3년 전부터 시작한 이 프로젝트 캠페인 비용”이라며 “뉴스를 검색해보시면 자세한 내용을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검색 결과, 실제 KT는 올해 4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펀딩을 받아 2020년 5월부터 진행해 온 '감염병 대비를 위한 차세대 방역연구'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이는 '모바일 감염병 감시 체계' 통신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대응 기술로, KT는 알고리즘 개발을 위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연구용 앱 ‘샤인’을 내놓기도 했다. KT 측은 “모바일 앱을 활용한 선제적 감염병 대응 가능성을 확인한 계기”라고 홍보했다.

재단은 그 밖에 사랑의연탄 나눔, 다문화가정 랜선야학, 장학금 지급, 소외계층IT 지원, 전자기기 나눔 활동 등 명목으로 기부금을 직접 수혜자(단체)에게 지출했다.

최근 2년간 재단의 기부금 수익은 2020의 119억5천만 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2021년에는 31억6천만 원이었고 그나마 2022년도에는 전년도보다 2.4배 가량 증가한 76억7천만 원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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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그룹희망나눔재단의 최근 2년간 기부금 수익은 2020년도에 비해 크게 줄었다.  2021년 케이티의 영업이익이 41.2% 대폭 늘어난 것에 비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재단 기부금 수익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케이티의 경우 2021년 영업이익은 전년도보다 41.2% 늘어난 1조6718억 원이었으나 기부금액은 이해 가장 적었다.

재단 수익금 중 공익목적사업으로 쓴 비용은 최근 3년간 증가했다. 2020년 62억4020만 원, 2021년엔 81억5159만 원, 2022년에는 90억5306만 원이었다.

재단이 공익목적으로 사용한 비용 중 장학금, 지원금 등 수혜자(단체)에게 직접 지급한 비용은 각각 10억4583만원(2020년도), 19억1752만원(2021년도), 11억9천346만원(2022년도)이다.

이는 인력비용, 시설비용, 기타비용 등을 제외한 순수 분배비용으로 공익목적사업 총비용 중 각각 16%(2020년), 23%(2021년), 13%(2022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재단의 장학금, 지원금 등 직접 분배금액은 공익목적사업 비용 중 각각 16%(2020년), 23%(2021년), 13%(2022년)를 차지한다.
재단의 장학금, 지원금 등 직접 분배금액은 공익목적사업 비용 중 각각 16%(2020년), 23%(2021년), 13%(2022년)를 차지한다.

재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KT그룹 희망나눔재단은 1990년, 정보통신의 역기능을 순화하고 순기능을 확대하기 위해 설립되었다”며 “설립 이후 소외계층 지원과 ICT 기반의 나눔 확산을 위해 앞장서 왔으며 KT그룹의 체계적인 사회공헌 활동 지원을 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구체적인 활동 내용으로는 2022년 기준으로 ICT 교육실시, 랜선야학 운영, 기브스퀘어 운영, KT그룹 IT서포터즈 운영, ICT기반사회적경제기업 육성 지원, 희망나눔인상 선발 시상, 창의혁신장학금 운영, 꿈품센터 운영, 빨간밥차 운영 등의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국내 공익법인 투명성 및 재무적 안정성을 평가하는 민간 공익법인 평가기관인 한국가이드스타의 재단에 대한 종합평가 결과는 '평가제한'으로 확인된다.

한국가이드스타 평가결과 캡처
한국가이드스타 평가결과 캡처

'투명성 및 책무성'과 '재무효율성' 부분에서 '평가제한'을 받았다. 가이드스타에 따르면, 평가제한 공익법인의 경우 평가제한은 △ 최근 3년 내 부정적 언론보도 △ 공익법인으로서의 기본 의무를 다하지 못하였다고 판단되는 법인 △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라 평가를 유보해야 한다고 판단되는 법인에 해당될 경우다.

케이티그룹희망나눔재단은 ‘일반적이지 않아 평가를 유보해야 한다고 판단되는 법인’을 이유로 평가제한을 받았다. 구체적인 사유로는 ▲ 공시자료에 일반관리와 모금비의 합이 0원인 법인 ▲ 공시자료에 직원 수를 0명으로 기재한 법인 ▲ 공시자료에 따라 (평균) 인건비가 최저임금 이하로 산출된 공익법인에 해당될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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