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코리아 기부금액, 벤츠의 42%... 재단설립 무색 [공익법인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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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코리아 기부금액, 벤츠의 42%... 재단설립 무색 [공익법인等]
  • 시장경제 노경민 기자, NGO저널 박주연 기자
  • 승인 2023.10.1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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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 수입차 최초 사회공헌 위한 비영리 재단 설립
한상윤 이사장 "체계적·전문적인 기업사회공헌 활동이 목적"
BMW코리아 미래재단 기부금 총액 246억1772만 원 (2014~2022)
같은 기간 벤츠코리아 기부금 총액 446억 원

<편집자 註> 공익법인 운영 투명성은 공정 사회로 나가는 지름길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시민단체들의 다양한 주장이 분출되는 현 시점에서,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 잡은 공익법인의 역할과 의미는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공익법인은 '공익법인설립에관한법률'에 근거하지만 ‘공익법인등(等)’은 상속증여세법상 시행령에 규정된 학교법인, 복지법인, 의료법인, 지정기부금단체 인정을 받은 사단법인·재단법인, 기타 비영리민간단체 등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시장경제>는 <NGO저널>과 함께 공익법인의 발전적 방향 모색을 위해 ‘공익법인等’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BMW코리아는 수입차 업체로서는 처음으로 사회공헌을 위한 공익재단을 설립했다. 2011년 2월 'BMW코리아 미래재단'을 설립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리더를 키워낸다'는 비전으로 리더가 가져야 하는 환경에 대한 기여, 글로벌마인드, 나눔과 상생의 가치 실현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BMW그룹 코리아 및 국내 공식 딜러들이 공동 출연하고 운영기금은 BMW그룹 코리아와 딜러사들이 조성해왔다.

한상윤 이사장은 재단 홈페이지 인사말을 통해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기업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자 2011년에 설립했다"라며 “대한민국의 미래사회에 필요한 친환경 리더십 및 다음 세대의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관점으로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BMW와 MINI 고객님들을 비롯하여 BMW 그룹 코리아, BMW 파이낸셜 서비스 코리아 그리고 공식 딜러사와 함께 새로운 기부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국세청 공익법인 결산서류 등의 공시자료에 따르면, 재단법인 ‘BMW코리아 미래재단(이하 미래재단)’에는 최근 5년간, 2020년을 제외하고 매해 20억 원을 훌쩍 넘긴 기부금이 꾸준히 이어졌다. 2018년 23억 원, 2019년 21억 원, 2020년 13억 원, 2021년 29억 원, 2022년 33억 원이다. 임직원 등 소액 외에 기부금 대부분은 비엠더블유코리아, 비엠더블유파이낸셜 서비스코리아, 비엠더블유 차량 판매 딜러사들이 재단에 일대일 매칭으로 내고 있다.

미래재단은 정관에 기재된 공익목적사업으로 ▲ 친환경 과학 창의 교육사업 ▲ 환경 및 나눔교육과 캠페인 사업 ▲ 저소득층 청소년의 학업지원 및 진로 멘토링 지원 사업 ▲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컨퍼런스 및 학술 지원 사업 ▲ 소외계층 지원 사업 ▲ 기타 법인의 목적달성에 필요한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재단은 이 같은 사업에 2018년 18억9000만 원, 2019년 20억4000만 원, 2020년 13억3000만 원, 2021년 16억8000만 원, 2022년 18억6000만 원을 친환경 사업 지원, 소외계층 지원 등을 포함한 사업수행비용으로 썼다.

미래재단은 이 기부금 중 수억 원을 매년 광고·홍보회사에 지출하고 있었다. 2018년은 기부금 지출액 22억8000만 원 중 25%에 해당하는 5억5천만 원을 디자인 기업인 M사에 지급했고, 2019년에는 24억 중 17%에 해당하는 4억1000만 원을 산업디자인 전문기업 D사에 지급했다.

2020년도는 16억 중 26%인 4억3000만 원을 브랜드컨설팅·미디어PR 기업 K사에, 2021년도엔 20억 원 중 31%에 해당하는 6억2000만 원을 직전 해와 동일한 기업인 K사에, 2022년도에는 광고대행사 T사와 전년도와 동일한 기업 K사에 각각 1억3천만 원, 3억7천만 원을 지급했다. 이들 광고회사에 지급한 금액은 기부금 지출액 중 23%에 해당한다.

‘착한 사마리아인 실천 기업’ 찬사 따르지만…“ESG 생존용 의미 더 커 보여”

BMW코리아는 그간 사회공헌에 진심인 수입차 브랜드로서 명성을 굳혀왔다. 당장 언론만 보더라도 <'상생을 우선으로' 사회공헌 적극적인 수입차 브랜드>, <BMW 코리아,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 ..'착한 사마리아인' 실천>, <BMW 미래재단 사회공헌 새 이정표… 10년 누적기부 237억> 등의 기사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공헌을 위해 공익재단까지 설립한 BMW코리아의 행보를 살펴보면, 포장이 요란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지난 4월 BMW코리아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도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9% 성장한 5조7894억 원으로 설립 이후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지출 비중은 1.3%로, 포르쉐코리아(4.3%)와 폭스바겐그룹코리아(4.2%)보다 낮고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1.03%)보다는 높았다.

반면, 그해 배당은 2153억2000만 원으로, 순이익의 두 배가 넘는 돈을 소유주인 네덜란드 소재 'BMW 홀딩 B.V.'에게 보냈다. 직전 해인 2021년(700억원, 순이익의 45%)과 비교해 세 배 증가한 액수다.

국내 수입차 시장은 벤츠와 bmw가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 회사가 매년 국내 시장에서 '뗴돈'을 벌면서도 사회공헌엔 인색하다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사진=픽사베이
국내 수입차 시장은 벤츠와 bmw가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 회사가 매년 국내 시장에서 '뗴돈'을 벌면서도 사회공헌엔 인색하다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사진=픽사베이

시민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금융감독원 자료를 기반으로 발표한 2021년 수입차 기부금 현황 발표에 따르면, 벤츠코리아가 28억 원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22억 원, 포르쉐코리아 16억 원, BMW코리아는 15억 원이었다.

볼보코리아의 7억 원과 한 푼도 내지 않은 테슬라코리아보다는 많았지만 수입차 최초로 공익재단까지 만들어 “BMW 코리아 미래재단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사회공헌을 선보이고 기업 시민으로서 사회적 리더십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에 비해서는 빈약해 보인다.

최근 5년간 BMW코리아의 기부금 총액은 약 121억 원으로, 150억 원의 벤츠코리아보다는 적었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의 경우 약 72억 원, 포르쉐코리아는 약 57억 원이다. 그러나 액수 자체보다는 이익의 얼마를 기부금으로 썼느냐가 사회공헌에 어느 정도 ‘진심’인지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인 만큼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을 보면 사정은 조금 달라진다.

특히 수입차 시장 선두를 다투며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BMW코리아는 벤츠코리아와 함께 국내에서 얻는 막대한 이익에 비해 기부금 지출에 박하다는 평가가 많다.

최근 3년간(2020~2022년) BMW코리아의 영업이익과 기부금액은 각각 596억 원/15억 원(2020년), 995억 원/15억 원(2021년), 1448억 원/18억 원(2022년)이었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각각 2.5%, 1.5%, 1.2%다. 특히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전년도 대비 50% 가까이 폭증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으나 기부금 비율은 더 줄었고 기부금액은 전년도와 동일했다.

최근 3년간 BMW코리아의 기부금액은 영업이익 폭증에도 불구하고 현상유지에 그쳤다.
최근 3년간 BMW코리아의 기부금액은 영업이익 폭증에도 불구하고 현상유지에 그쳤다.

 

벤츠코리아는 각각 1999억 원/36억 원(2020년), 2175억 원/28억4464만 원(2021년), 2818억 원/29억527만 원(2022년)으로,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각각 1.8%, 1.3%, 1.03%였다. 벤츠코리아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직전 해에 비해 640억 원이 늘었지만 기부금 지출액은 6천만 원 정도 증액에 그쳤다.

2014년도 사회공헌위원회를 출범시킨 벤츠코리아(계열사, 딜러사 등)는 지난해까지 9년간 누적기부액이 약 446억 원이다. 같은 기간 ‘BMW코리아 미래재단’의 기부금 총액은 246억1772만 원이다. 다만 벤츠코리아와 같이 현금·현물 등 수혜자(단체)에게 직접 지급한 기준인 목적사업비용으로 계산하면 시설, 인력비용 등을 제외한 187억 3448만 원으로 기부금액은 훨씬 적다. 이는 벤츠코리아가 기부한 금액의 약 42%에 불과한 금액이다. 벤츠코리아보다 앞서 수년 전 사회공헌을 위한 재단까지 설립한 것치고는 많이 부족해 보인다.

2014부터 지난해까지 BMW코리아 미래재단의 기부금액은 벤츠코리아의 절반에도 못 미친 42%에 그쳤다.
2014부터 지난해까지 BMW코리아 미래재단의 기부금액은 벤츠코리아의 절반에도 못 미친 42%에 그쳤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수입차 최초의 공익재단 설립이라는 명성에 비해 재단의 기부금 관련 사업이 다른 글로벌 자동차 기업에 비해 그다지 돋보이지 않는 것 같다.”며 “사회공헌보다는 글로벌 ESG 관련 규범이나 기후 관련 규제들이 새로운 통상 규범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시대적 조류에 편승하겠다는 의미가 더 커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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