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지출 5년간 50억 '뚝'... 네이버문화재단 아쉬운 행보 [공익법인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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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지출 5년간 50억 '뚝'... 네이버문화재단 아쉬운 행보 [공익법인等]
  • 시장경제 유경표 기자, NGO저널 박주연 기자
  • 승인 2023.11.1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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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설립 재단법인 네이버문화재단 분석
문화창작 지원 및 지식문화 확산 등 목적
네이버 ESG 이끄는 채선주 이사가 재단 대표
기부금 지출액 5년간 계속 감소... 74억→23억
"각종 논란 속 ESG 책임경영 소홀, 사회적 책임 다해야"

<편집자 註> 공익법인 운영 투명성은 공정 사회로 나가는 지름길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시민단체들의 다양한 주장이 분출되는 현 시점에서,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 잡은 공익법인의 역할과 의미는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공익법인은 '공익법인설립에관한법률'에 근거하지만 ‘공익법인등(等)’은 상속증여세법상 시행령에 규정된 학교법인, 복지법인, 의료법인, 지정기부금단체 인정을 받은 사단법인·재단법인, 기타 비영리민간단체 등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시장경제>와 <NGO저널>은 함께 공익법인의 발전적 방향 모색을 위해 ‘공익법인等’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2008년부터 매년 '한글한글 아름답게' 캠페인을 진행해오고 있는 네이버와 네이버문화재단이 캠페인 15주년을 맞아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한글 이야기' 온라인 전시(https://hangeul.naver.com/2023)를 공개했다.
2008년부터 매년 '한글한글 아름답게' 캠페인을 진행해오고 있는 네이버와 네이버문화재단이 캠페인 15주년을 맞아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한글 이야기' 온라인 전시(https://hangeul.naver.com/2023)를 공개했다.

 

재단법인 네이버문화재단은 지난 2010년 네이버에서 10억 원을 출연받아 출발한 공익재단이다.

네이버문화재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비영리 재단으로서 후원 일변도의 문화 사업에서 벗어나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보다 창의적이고 실천적인 방법론을 모색한다”며 “창조자에게는 보다 평등한 소통의 장, 대중에게는 보다 열린 공감의 장을 마련하여 문화를 창출하고 향유하는 방법과 기회가 모두에게 공평한 경험이 될 수 있도록 뜻을 모은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 “재단은 시간의 평등이 경험의 평등으로 이어져 창조자에게도 향유자에게도 행복한 기회, 평등의 사회, 문화 향유자가 다시 문화 창조자로 태어나는 문화 선순환의 사회 실현을 꿈꾼다”고 설명하고 있다.

재단은 창작자와 향유자 모두에게 문화 공유의 장을 제공하겠다는 설립 취지에 맞게 인문학 강연 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알려지지 않은 아티스트를 발굴해 창작 활동과 공연 기회를 지원하고 있다.

정관에 기재된 공익목적사업으로는 ▲ 지식 문화 확산 ▲ 문화창작 지원 및 채널 지원 ▲ 우수 전시 및 공연 지원 ▲ 창작 문화 발전을 위한 조사연구 ▲ 도서관 운영 및 연구 사업 ▲ 기타 재단의 목적에 부합하는 사업이 있다.

최근 5년간 재단의 기부금 수익은 들쭉날쭉 한 편이다.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자료에 따르면, 2018년 35억 원에서 2019년에는 60억 원으로 기부금 수익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020년에도 60억 원으로 유지되다 2021년에 갑자기 8만 원으로 사실상 끊긴 뒤 2022년에는 20억 원의 기부금 수익이 발생했다. 재단의 기부금 수익이 이처럼 불안정하면 지속적인 공익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재단의 기부금 수익은 2021년 갑자기 8만 원으로 뚝 끊겼다. 재단 측은 "전년도 네이버로부터 출연된 기부금 수익으로 사업진행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추가 기부금을 요청하지 않았다. 8만 원은 네이버 출연금을 제외한 일반인 기부금"이라고 설명했다.
재단의 기부금 수익은 2021년 갑자기 8만 원으로 뚝 끊겼다. 재단 측은 "전년도 네이버로부터 출연된 기부금 수익으로 사업진행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추가 기부금을 요청하지 않았다. 8만 원은 네이버 출연금을 제외한 일반인 기부금"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NGO저널은 2021년 공시자료 상 기부금 수익이 갑자기 8만 원으로 떨어진 이유, 기복이 심한 재단 기부금 수익의 지속가능성 등을 재단 메일로 질의했다.

이에 대해 재단 관계자는 “네이버문화재단은 네이버의 기부금 100%로 운영되는 구조로, 네이버로부터 출연된 기부금으로 당해 사업 비용을 확보하는데, 2021년의 경우 2020년에 네이버로부터 출연된 기부금 수익 60억 원으로 2021년도에 계획한 사업까지 진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하여, 네이버로부터 추가 기부금을 출연 요청하지 않았다”면서 “공시에서 확인한 21년도 기부 수익금은 네이버 출연금이 제외된 일반인 기부금 8만 원으로, 소수의 일반인 기부금은 이전 회계연도에도 기부금 수익금 항목에 함께 포함돼 게재해 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불규칙적인 재단 기부금 수익의 공익목적사업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씀드린대로 네이버문화재단은 네이버의 기부금 100%로 운영되는 구조로, 네이버로부터의 기부금 출연 요청을 위해, 네이버문화재단은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그에 필요한 충분한 예산을 책정한다”며 “이에 계획된 공익사업에 필요한 기부 수익금 확보에는 문제가 없으며,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공익사업 역시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단은 기부금 등 수익으로 다양한 공익사업을 진행했다. 지난해 공시자료에 따르면 재단은 ‘문화창작 및 채널지원’, ‘문화콘텐츠펀드(지식콘텐츠)’, ‘한글/한국문화확산’ 등 사업 명목으로 비디오제작업·방송영상 제작업체인 D사에 7억2743만 원을 지출하는 등 총 23억 8천여만 원을 썼다.

국세청 공시자료 ‘기부금품의 수입 및 지출 명세서’를 보면 강OO, 김OO 등 뮤지션 등에게 직접 지원한 금액과 공연 운영 및 지원, 라이브영상제작 등 목적으로 사용한 비용을 확인할 수 있다. 2022년 이전 매년 공익목적사업의 내용도 비슷하다.

‘문화창작 및 채널지원’ 사업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대중에게 숨겨진 아티스트를 소개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얻으며, 대중에게는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문화콘텐츠펀드(지식콘텐츠)’의 경우, 폭넓은 주제 구성으로 지식 담론 생산지, 지식 공론장 기회를 제공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석학 강연 프로젝트로 인문학 열풍을 주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돼 있다.

‘한글/한국문화확산’은 사용자와 함께 만드는 부리 글꼴로 사용자와 다양한 협업을 하는 글꼴 제작 및 한글캠페인 진행이 사업 목적이다.

네이버문화재단은 홈페이지 연혁을 통해 재단이 운영하는 인디 뮤지션 창작 지원사업 온스테이지, 디지털 한글캠페인 등 그동안 해온 공익사업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놓고 있다.

글로벌 ICT 기업 지향 네이버, ESG 경영은 '아쉬움'

한편 재단의 기부금 지출액은 최근 5년간 꾸준히 줄었다. 2018년 공익목적사업비용으로 74억6438만 원을 지출했으나 이듬해인 2019년 지출액은 54억4379만 원, 2020년에는 30억1241만 원, 2021년에는 25억9453만 원, 2022년에는 23억8957만 원을 썼다.

 

재단의 최근 5년 간 공익목적사업 비용은 계속해서 줄었다. 글로벌 ICT 기업을 지향하는 네이버로의 행보로서는 다소 아쉬운 대목.
재단의 최근 5년 간 공익목적사업 비용은 계속해서 줄었다. 글로벌 ICT 기업을 지향하는 네이버로의 행보로서는 다소 아쉬운 대목.

이는 자칫 기업 경영의 핵심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역행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는 대목이다. 기업을 평가하는 척도로 자리잡은 ESG를 위해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투자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ICT 기업을 지향하는 네이버로서는 매년 기부금 지출액이 줄었다는 점은 뼈아픈 대목이 될 수 있는 것.

네이버 최수연 대표는 지난해 ESG 경영을 본격화하면서 ESG경영보고서를 통해 “네이버는 사업의 외연 확장과 더불어 보다 견고하고 지속가능한 기업과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기치로 지난 2016년부터 다양한 기술과 플랫폼을 제공하는 토양으로서 중소상공인(SME)과 창작자의 가능성이 꽃 피울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 꽃’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젝트 꽃은 파트너의 성장, 문화예술 창작, 미래세대 디지털 교육, 기부와 같은 공익활동을 아우른다.

재단의 대표는 네이버의 대외/ESG 정책을 주도하는 채선주 이사가 맡고 있다. 네이버 초창기인 2000년에 회사에 합류한 뒤 20여 년 동안 홍보와 대외정책, 마케팅을 담당해온 것으로 알려진 최 대표는 2017년부터 재단의 대표를 맡아 일해오고 있다.

네이버 사옥/사진=네이버
네이버 사옥/사진=네이버

네이버는 그동안 웹툰·웹소설 등 저작권 논란에 간간이 휘말려왔다.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작가나 출판사로부터 일방적으로 유리한 계약을 맺어왔다는 지적이다. 또 대학생 공모전 등 열정페이 논란도 있었던 만큼 네이버가 문화재단을 통한 창작자 지원과 창작 문화 발전 지원에 나선 것은 의미가 있다.

네이버가 채 대표를 사내이사로 발탁했을 당시 네이버 이사회는 채 대표 추천 사유로 “회사와 아이티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네이버의 이에스지(ESG) 책임경영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네이버가 재단을 만들어 문화 창작 지원 등 발전을 위해 공익활동을 하는 모습에는 좋은 점수를 줘야 할 것”이라며 “다만 네이버의 한국 내 위상뿐 아니라 글로벌 ICT 기업으로서 위상 제고를 위해서도 지금보다는 좀 더 과감한 기부활동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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