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환대출플랫폼' 출시 임박... "빅테크에 종속될라" 은행 떨떠름
상태바
'대환대출플랫폼' 출시 임박... "빅테크에 종속될라" 은행 떨떠름
  • 문혜원 기자
  • 승인 2023.05.18 11: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한·하나, '자사 플랫폼' 통해 비교 연계
우리銀-빅테크 제휴... 'WON 뱅킹' 연결
KB·농협銀, '금융위시스템' 참여 검토중
핀테크도 제휴 '사활'... 금리·고객잡기 예상
소비자 편익 기대... 중저신용자 역차별 우려도 
은행 방문 없이 손쉽게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비대면 대환대출 플랫폼이 이달 말 출시된다. 은행들은 출시를 앞두고 분주히 플랫폼 연계 입점 준비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은행 방문없이 손쉽게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비대면 대환대출플랫폼이 이달 말 출시된다. 은행들은 출시를 앞두고 분주히 플랫폼 연계 입점 준비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은행 방문없이 저금리 대출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비대면 대환대출플랫폼'이 이달말 선보인다. 은행들은 출시를 앞두고 입점 준비에 한창이다. 대환대출플랫폼이 개시되면 금융소비자들은 시중은행들의 모바일앱을 통해 대출상품을 비교하고 금리가 낮은 상품으로 옮겨 탈 수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말 대환대출플랫폼 참여를 위해 은행들이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현재 5대 은행중에는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이 자사플랫폼에 대환대출서비스를 비교·연동하는 식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대신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은 "적극 검토중"이라고만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대출을 원하는 각 금융사의 플랫폼에서 신청하면 대환(대출 신규하면서 기존 대출상환)이 연결돼 진행되는 시스템"이라며 “신한은행의 경우 자체플랫폼을 활용해 만든다는 것은 '대출비교·중개플랫폼'을 선보이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의 경우는 빅테크와 제휴해 대환대출플랫폼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플랫폼의 경쟁력 등을 고려해 제휴 플랫폼을 선택하고 이를통해 신규 대출상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과 같은 방식은 아니지만 대환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우리은행 WON뱅킹으로 연결돼 상품을 비교 선택할 수 있다"며 "향후 중소플랫폼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위가 당초 구상한 대환대출플랫폼은 온라인으로 대출을 쉽게 갈아타는 제도다. 금융사의 대출비교플랫폼 앱과 금융결제원의 대출이동시스템을 연계하는 방식인데 '대출이동시스템'이라고도 불린다. 신한·우리·하나은행이 참여하는 방식은 자사플랫폼을 활용한 '대출비교·중개플랫폼'이다. 

은행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모든 플랫폼을 한번에 동시 개시하면 소비자들이 들어갈때 비효율적일 수 있어 은행 자체앱을 통해 들어가 비교 서비스에 접근함으로써 선별 입점토록 한다는 것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금융사들의 대출금리 경쟁을 촉진해 소비자들의 이자부담을 경감시킬 목적으로 이달 31일 '대환대출인프라'를 개시하겠다고 16일 밝혔다. 대환대출인프라가 시작되면 신용대출을 이용하는 금융소비자는 개인신용대출에 대한 서비스부터 향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다양한 대출상품을 플랫폼에서 대환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는 필요로 하는 대출정보를 금융소비자가 충분히 제공받을 수 있게 대환대출상품플랫폼에 금융사를 입점시킴으로써 금리·한도·수수료 등 각종 정보를 대출비교 단계에서 미리 확인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이에따라 기존에는 소비자가 대출이동을 희망하는 금융사 앱으로 넘어가 대환대출을 위해 영업점을 방문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금융결제원망을 이용한 온라인 전산시스템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환대출플랫폼은 다양한 금융권의 정보제공을 통해 중도상환수수료와 상환 가능 여부까지 미리 파악한후 대환대출을 바로 신청할 수 있게 된다"며 "오는 12월을 목표로 대환대출 인프라 상품을 기존 신용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까지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환대출플랫폼 53개 금융사 참여... 핀테크사도 적극

이번에 개시되는 대환대출플랫폼에는 19개 은행을 비롯해 18개 저축은행, 7개 카드사, 9개 캐피털사 등 53개 금융사와 23개 비교대출 플랫폼이 참여한다. 개인신용 대출이 대상이다. 단순상품 비교·분석을 넘어 대환신청과 대출실행까지 원스톱 가능하다.

최근에는 핀테크사들도 적극적으로 대환대출서비스를 고객유입의 기회로 삼기 위해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핀테크업체들은 현재보다 많은 금융사의 상품을 플랫폼에서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제휴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일각에서는 온라인대환대출플랫폼이 소비자 효용편익면에서 증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은행과 빅테크사간 더 낮은 금리를 보이기 위해 과도한 경쟁을 유발할 수 있어 디지털 경쟁 격화에 따른 은행들의 위기감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대환대출플랫폼은 그동안 추진에 크고작은 우여곡절을 겪어 왔다. 금융위는 지난 2021년 빅테크·핀테크업체 기반에 금융사들이 참여해 소비자가 쉽게 대출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혁신금융 차원에서 대환대출플랫폼을 구상했다. 하지만 은행과 핀테크업체 간 수수료 문제로 첨예한 이해관계가 빚어지면서 속도를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이 계속적으로 밀어부치자 은행들의 자사플랫폼 활용과 빅테크플랫폼 입점을 병행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하지만 문제는 아직도 은행들이 플랫폼 입점을 꺼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들이 올들어 입장을 바꿔 겉으론 참여를 결정했지만 플랫폼서비스를 제공할 IT 핀테크사들이 수수료만 챙겨갈 것이란 거부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은 당초 수수료 과도에 자칫하면 빅테크·핀테크에 종속될 수 있다는 점 등을 우려했다. 플랫폼에 은행 대출상품을 안내할때 핀테크가 가져가는 수수료를 건당 2% 안팎으로 논의했지만 이 부분이 과도하다는 것이었다. 반면 핀테크사들은 "2% 안팎의 수수료에 대해 은행들이 협의를 요청하면 추가 협상도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사 입장에선 자체로 구축한 인프라로 핀테크사들이 단지 금융업을 함께 영위를 한다는 측면에서 쉽게 수혜받고 정부의 규제도 덜 적용받는 셈이기 때문에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1금융권에 비해 제도권 밖에 밀려있는 2금융권의 중저신용자에 대한 '역차별' 등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중·저신용자가 고신용자보다 싸게 대출받는 '역차별' 사례도 늘수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1금융권에 비해 중·저신용자 고객이 많은 2금융권의 특성상 대출금리가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어 지금 같은 고금리 국면에서 이자를 한푼이라도 줄이려는 수요가 꾸준히 늘수 있다"며 "금융사들의 과도한 대출금리 경쟁 및 불확실성으로 인해 여신 건전성이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