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일정 마무리... 金·安·千·黃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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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 일정 마무리... 金·安·千·黃 승자는?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3.03.03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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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내년 총선 반드시 압승" 자신감
안철수·천하람 연대 가능성 '최대 변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3일 서울 마포구 채널A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후보, 김기현 후보, 안철수 후보, 천하람 후보. 사진=연합뉴스 제공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3일 서울 마포구 채널A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후보, 김기현 후보, 안철수 후보, 천하람 후보.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달 13일부터 진행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본선 공식 일정이 마무리됐다. 각 후보들은 합동연설회부터 TV토론까지 19일간의 여정 속에서 저마다 승리를 자신했다. 이제 투표만 남았다. 김기현·안철수 후보가 구축한 양강(兩強) 구도는 여전하다. 하지만 천하람·황교안 후보의 세(勢)몰이를 끝까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아직까진 그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국민의힘은 4~5일 모바일, 6~7일 전화 ARS 투표를 거쳐 8일 당대표 선거 결과를 발표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가 결선 투표를 치른다. 9일 일대일 토론을 한 뒤 10일 모바일 투표, 11일 전화 ARS 투표를 통해 12일 당대표를 최종 확정한다. 김기현 후보는 대세론을 굳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반면 안철수 후보는 부동(浮動) 표심을 흔들어 결선 투표에서 승부를 뒤집겠다는 구상이다. 

3일 열린 마지막 TV토론이 압권이었다. 각 후보들이 주고받은 날선 공방에선 막판 전략과 키워드가 고스란히 묻어났다. 

이날 오후 서울시 종로구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서 김기현 후보는 "저에게 (대표를) 맡겨주시면 그 힘과 에너지를 바탕으로 내년 총선 반드시 압승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울산 땅투기 의혹과 대통령실 전당대회 개입 등 쏟아지는 공세에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기현 후보의 지지도는 경쟁자인 안철수 후보를 두 배 가까이 앞섰지만 과반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의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중 국민의힘 지지층 485명을 대상으로 당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 김기현 후보는 45.9%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안철수 후보는 23.0%로 2위를 기록했다. 천하람 후보가 12.7%, 황교안 후보가 10.6%로 뒤를 이었다. 지지 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4.0%, 잘 모르겠다고 답변은 3.8%였다. 지난달 13~14일 실시한 직전 조사에서 44.2%였던 김기현 후보의 지지도는 1.7%포인트 오른 반면, 안철수 후보의 지지도는 6.3%포인트 하락했다.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전화 자동응답(ARS) 방식(100%)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2.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다.

안철수 후보는 김기현 후보를 겨냥해 맹공을 가했다. 특히 "김기현 후보는 총선을 지휘하겠다고 해놓고 전당대회라는 짧은 기간 동안 중도층이 납득하지 못할 부적절한 발언을 수도 없이 했다"고 각을 세웠다.

또한 나경원 전 의원의 당대표 출마 포기 과정을 언급하며 김기현 후보를 몰아붙였다. 그는 "(김기현 후보는) 나경원 전 의원이 학폭처럼 실컷 집단 괴롭힘당할 때 가만히 있다가 결국 급하게 불러다 사진 찍었는데 그게 무슨 연대인가"라고 지적했다. 김기현 후보는 "나경원 전 의원이 나름의 판단에 따라 선택한 것인데 학폭 피해자처럼 말하는 것은 2차 가해"라고 맞받았다. 

천하람 후보는 안철수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을 내비쳤다. 천하람 후보는 안철수 후보 발언에 더해 "저희는 필요할 경우 웃으면서 연대를 하면 될 것 같고 내키지 않은 사진 연출은 안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기현 후보에 대한 합동 견제였다. 또 "정말 도와주고 싶다면 활짝 웃으면서 연대를 해야지, (안철수 후보는) 억지로 하는 연대는 안하실건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안철수 후보는 "(나경원 전 의원처럼) 제가 무서워하는 게 있겠나"라고 화답했다. 

김기현 후보의 독주를 합종연횡(合從連衡)으로 막아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만약 김기현 후보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결선 투표가 진행될 경우 안천(安·千) 연대는 최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황교안 후보 역시 울산 KTX 역세권 시세 차익 의혹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면서 포위망에 힘을 보탰다. 그는 "김기현 후보가 1998년 IMF 때 문제의 울산 땅을 A씨로부터 샀고, 산북면 일대 토지의 차명 부동산 사건을 의뢰한 사람도 A씨인데, 도대체 A씨가 누군지 말씀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김기현 후보는 "황교안 후보는 그것밖에 하실 말씀이 없는 것 같은데 이번 전당대회에 흙탕물을 일으키려고 나오신 것인지 묻고 싶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한편, 이번 전당대회에서 투표권을 가진 선거인단은 83만9,569명에 달한다. 2021년 6월 이준석 전 대표를 선출했던 6.11 전당대회 당시 33만여 명이었던 선거인단 규모가 지난해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훌쩍 늘어난 것이다. 2021년 전당대회와 비교해 보면 당원 비율은 텃밭인 영남권에선 낮아지고 수도권과 충청 지역에서는 늘었다. 영남권 비율은 2021년 51.3%에서 올해 39.6%로 11.7%포인트 줄어든 반면 수도권은 32.3%에서 37.8%로 5.5%포인트, 충청권은 10.3%에서 14.6%로 4.3%포인트가 각각 늘었다. 연령층은 2021년과 올해 모두 60대 이상이 42%로 가장 많다. 다만 올해는 10~30대 비중이 17.8%로, 2021년 11.6%보다 6.2%포인트 늘었다. 결론적으로 지역과 연령층 당원 비중 등 달라진 선거 지형도와 투표 참여율, 결선 투표 지지층 이동과 내년 총선 승리라는 명분 싸움이 당대표 선거전의 최대 관전포인트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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