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유통·오프라인 약진... 현대百 정지선의 역발상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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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유통·오프라인 약진... 현대百 정지선의 역발상 통했다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2.07.0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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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물결 속 뚝심 발휘한 정지선 회장
리바트·한섬 등 매출 급증하며 중심축 성장
향후 뷰티·헬스케어 부문 광폭 행보 전망
꾸준한 호실적... 올 2분기도 컨센서스 부합
사진= 시장경제신문DB
사진= 시장경제신문DB

모두가 온라인을 외치며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때도 현대백화점은 조용했다. 오히려 오프라인을 강화하며 시대를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온라인으로의 전환 속도가 빠르게 진행됐지만 현대백화점은 흔들리지 않는 '뚝심'을 보여줬다. 모두 유통부문에 힘을 줄 때 뷰티와 인테리어 M&A를 단행하며 흐름을 비껴가기도 했다. 의심이 쌓여갔지만 현대백화점은 결과로 입증했다. 정지선식 리더십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은 '미다스 손'으로 통한다. 2010년부터 대규모 M&A를 과감히 단행했고, 성과로 증명했다. 현대리바트, 한섬, 한화L&C 등 굵직한 기업을 인수했고, 그룹의 중심축으로 키웠다. 

2011년 500억원에 인수한 리바트는 지난해 매출 1조4066억원을 기록하며 10년 새 3배나 성장했다. 한섬도 2012년 4895억원에서 지난해 1조3848억원으로 늘었다.

더불어 2019년 클리젠코스메슈티칼과 2020년 SK바이오랜드를 인수해 화장품의 원료·생산·유통까지 모두 가능한 토탈 시스템을 구축했다.

코로나가 극심했던 2020~2021년 두 해 동안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몸집을 줄였지만 현대백화점은 신규 출점에 나서며 오히려 덩치를 키웠다. 2020년 6월 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과 같은해 11월 남양주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도 오픈했다. 지난해 2월엔 더현대서울을 오픈하며 코로나 기간 3곳이나 신규 시장에 진출했다.

정 회장의 역발상에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실적을 통해 판단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경쟁사인 롯데와 신세계가 최근 오프라인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온라인에서 선회하는 행보를 보이는 것을 감안하면 현대의 결정은 한발 빠른 판단이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과감한 투자... 호실적으로 증명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5월 온라인 매트리스 업체 '지누스'를 그룹 창사 이래 최고가인 8,790억 원에 인수했다. 지누스는 미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에서 매트리스 베스트 셀러에 오른 업체로, 온라인 시장에서 25~32%의 높은 지배력을 갖고 있다.

이로써 현대백화점그룹은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 세 개의 축이 안정권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2019년과 2020년에 인수한 클리젠코스메슈티칼과 SK바이오랜드를 통해 향후 뷰티와 헬스케어 부문에도 광폭 행보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대백화점의 과감한 행보는 우려와 달리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분기 88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올해 2분기 실적 전망도 컨센서스(시장 예상치)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의 K-IFRS 연결 기준 올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한 9,999억원, 영업이익은 22.4% 증가한 706억원을 예상한다"며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올 2분기 백화점 기존점 신장률은 10% 수준을 예상하고, 1분기에 이어 의류 부문 신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로 인한 면세점 부문 실적 부진은 현대백화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이를 상쇄할 만큼 백화점 부문의 성과가 긍정적인 만큼 연결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너도나도 온라인으로 몰렸지만 대부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수익을 내지 못하는 곳에 집중하기보다 잘하는 것에 집중한 정지선 회장의 결단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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