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결산③] '집밥 혁명' 몰고 온 코로나... 밀키트·HMR 불티
상태바
[유통결산③] '집밥 혁명' 몰고 온 코로나... 밀키트·HMR 불티
  • 김보라 기자
  • 승인 2020.12.07 13: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통결산③] 2020년 식품街 키워드, '건강식·친환경'
플라스틱 폐기물 줄이기 위한 '친환경' 경영 확대
맛+영양까지 잡는다... '헬스푸드' 제품 속속 출시
'식품X패션' 콜라보, MZ세대 공략 아이디어 눈길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코로나로 폭풍 성장 '밀키트'... 빠른 조리에 가격경쟁력 주효

코로나 사태 확산으로 내식 중심으로 식문화가 바뀌며 HMR(가정 간편식) 제품과 밀키트(반조리 식재료)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외식업계는 대형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HMR 시장진출을 모색하고, 식품업계도 적극적인 HMR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밀키트 시장 규모는 올해 약 1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밀키트 제품이 국내에 첫선을 보인 2017년 기준 15억에 불과했던 시장규모에 비해 대폭 성장한 수치이다.

이마트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6월 피코크 밀키트 전체 매출 신장률은 24%를 차지했다. 지난 7월 1일부터 8월 6일까지 밀키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2.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SSG닷컴 역시 7월까지 밀키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50% 증가하며 가정간편식 상품군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밀키트의 최대 강점은 손질된 식자재로 요리 시간을 대폭 줄이고, 추가 조리과정 없이 간편하게 한 끼 식사를 완성할 수 있는 점이다. 또한 가격경쟁력도 장점으로 꼽힌다. 밀키트 제품과 식자재를 구입해 만드는 비용을 단순 비교하면 비싸지만 남은 식자재가 없다는 점에서 오히려 경제적일 수 있다.

밀키트 시장이 차세대 동력으로 떠오르면서 식품업계 화두로 떠올랐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4월 밀키트 브랜드 '쿡킷'을 론칭하고 이색 제품을 지속해서 출시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또 지난 7월 매출은 전년 대비 2.6배 뛰었다. CJ제일제당은 쿡킷 밀키트 센터를 신설을 검토하는 등 점유율 확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동원홈푸드가 지난해 론칭한 맘스키트도 올해 1분기 밀키트 관련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0% 성장하며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SSG닷컴도 올 연말까지 밀키트 매출 구성비를 현재보다 2배 이상 늘리고, 맞춤형 신규 상품 개발도 추진 중이다.

이 외에도 롯데마트(요리하다), 이마트(피코크 밀키트), 한국야쿠르트(잇츠온), 현대백화점(셰프박스) 등 업계 전반에서 HMR시장에 진출하며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 맥도날드
사진= 맥도날드

 

 '친환경' 경영 확대... '빨대 없는 음료캡·친환경 아이스팩' 도입

최근 지속가능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식품업계가 불필요한 포장을 줄이고 있다. 정부가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라고 장려하면서, 과대 포장 대신 재활용 가능하거나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배출된 플라스틱은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했다. 비닐도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다. 이는 코로나 여파로 테이크아웃 제품 판매량이 증가함에 따라 일회용 포장재 사용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저감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으며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먼저 신세계푸드는 친환경 아이스팩을 개발했다. 이 아이스팩은 비목재 펄프인 '사탕수수 펄프', 100% 자연 분해되는 생분해 성수지인 'PLA(Poly Lactic Acid)'와 'PBAT(Polybutylene Adipate-co-Terephthalate)' 등 생분해 필름을 적용해 만들었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시중에서 사용되는 아이스팩 대부분은 합성수지로 만들어져 땅속에서 분해되는데 100년 이상 걸리지만, 개발한 친환경 아이스팩은 땅속에서 자연 분해되는데 3개월밖에 걸리지 않는다. 재활용할 수 없는 아이스팩 속 충진제인 'SAP(Super Absorbent Polymer)'를 물로 대체해 신세계푸드가 연간 사용했던 충진제 폐기물 약 1,100t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봤다.

한국맥도날드는 전국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가 필요 없는 음료 뚜껑 '뚜껑이'를 제공하며, 빨대 사용을 줄이기 위한 고객 참여 캠페인을 하고 있다. 플라스틱 빨대는 '뚜껑이' 사용 홍보 기간 매장 내 비치되지만, 뚜껑이 사용이 확산되는대로 점진적으로 줄여나가 내년부터는 고객 요청 시에만 플라스틱 빨대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시작으로 맥도날드는 2025년까지 비닐봉지, 포크, 나이프 등 플라스틱 포장재들을 재생할 수 있거나 재활용된 또는 인증받은 원자재를 사용한 포장재로 전환할 계획이다.

아워홈은 전국 800여 개 점포에 '생분해성 비닐봉지'를 도입했다. 아워홈 친환경 비닐 포장재는 100%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소재다. 매립 시에는 180일 이내에 물과 이산화탄소로 100% 자연 분해돼 일반 가정에서도 재활용이 아닌 일반 쓰레기로 버릴 수 있다.

밀키트 전문기업 프레시지는 기존 밀키트 제품의 플라스틱 패키지를 종이 패키지로 변경했다. 친환경 소비 트렌드에 따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감하기 위해 도입됐다.
 

사진= 오리온.
사진= 오리온.

 

맛에 영양까지 잡는다… '헬스푸드' 시장 공략하는 식품업계

코로나가 지속되면서 건강을 강조한 '헬스 푸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1인 가구와 고령 인구 증가로 인해 '사서 먹는 음식'에서도 건강한 음식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단백질 강화' 식품이 최근 식품업계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오리온의 뉴트리션 바 2종은 최근 1년간 누적 판매량 3,200만 개를 돌파했다. 50g 바 1개에 달걀 2개 분량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 지난 7월에는 '건강' 열풍이 불고 있는 중국에도 출시, 4개월여 만에 1200만 개를 판매했다.

매일유업도 '마시는 프로틴' 셀렉스 시리즈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동후디스와 파스퇴르 등 다른 유업체들도 단백질 강화 제품을 선보였다. 일동후디스는 산양유 단백질 등 5가지 동·식물성 단백질을 담은 보충제 '하이뮨'을 론칭했다. 롯데푸드 파스퇴르도 케어푸드연구회와 손잡고 성인용 단백질 강화 영양식 '닥터 액티브'를 출시했다.

남양유업은 고령친화식품 '하루 근력'을 선보이며 단백질 강화식품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비혼과 딩크족 등으로 인해 출산율이 낮아지며 유아용 분유를 제조하던 업체들이 '단백질 강화' 파우더를 돌파구로 선택한 것이다.

식품업체들이 잇따라 단백질 강화식품을 내놓는 것은 저출산과 고령화 등 변화하는 인구 분포와도 무관하지 않다. 인구 고령화 현상이 눈에 띄면서 고령층의 영양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시니어푸드'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가정간편식 제품도 맛뿐만 아니라 고단백, 저지방, 저탄수화물, 글루텐프리 등 소비자들의 건강 기호를 고려한 프리미엄 HMR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더 비비고'를 선보였다. 기존 제품 대비 나트륨 함량을 25% 이상 낮추고 단백질·식이섬유 등은 더했다. 
 

사진=BYC
사진=BYC

 

식품 X 패션 업계 콜라보... MZ세대 공략 위한 이색 협업 눈길

올해 식품업계는 독특한 재미를 추구하고 이색적인 경험을 좋아하는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패션업계와의 협업에 적극적이다.

BYC는 육포 브랜드 질러와 함께 DIY 팬티 '소리 벗고 팬티 질러'를 출시해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소리 벗고 팬티 질러'는 BYC 스판남자삼각팬티 1매와 질러 직화풍 BBQ맛 육포 8개로 구성했다. 각각의 상품은 육포 패키지에 팬티를, 팬티 패키지에 육포를 담아 재미 요소를 더했으며, 팬티에 직접 붙일 수 있는 브랜드 로고와 알파벳 등의 스티커도 함께 구성했다.

삼양식품은 캐주얼 브랜드 베이직하우스와 한정판 내복 상품을 출시했다. 베이직하우스는 발열 내의 '웜에센셜'과 '불닭볶음면'의 특징을 핫(HOT)이라는 공통 키워드로 연관 지어, 청양고추처럼 맵고 뜨거운 보온성을 자랑하는 '불닭내볶'을 내놨다. 불닭볶음면 용기를 제품 패키지에 접목해 전면에 불닭 캐릭터 ‘호치’를 배치했으며, 제품 상세 설명도 라면 조리법을 패러디해 읽고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농심에서도 캐주얼 의류 브랜드 TBJ와 협업을 진행, '너구리'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콜라보 컬렉션을 선보였다. 너구리 캐릭터 모양의 후드 티셔츠와 라면을 자수로 표현한 볼캡, 시원하고 편안한 포켓 티셔츠와 그래픽 티셔츠 등 총 4종의 제품이 한정판으로 출시됐다. 이 제품들은 라면 캐릭터를 패션으로 재구성한 재미있는 디자인을 비롯해 홈웨어로 편안하게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다.

업계관계자는 "다소 생소하더라도 도전적이고 재미있는 것에 투자하는 MZ세대의 경향을 파악했다"며 "식품과 패션의 만남은 분야를 넘나드는 콜라보를 재미있게 생각하며, SNS 자랑하기 좋아하는 세대들과 소통의 방식"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