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결산②] 불붙은 배송戰... 코로나發 '물류 혁명'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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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결산②] 불붙은 배송戰... 코로나發 '물류 혁명' 시작됐다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12.0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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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온오프 쇼핑몰 키워드 '배송력'
물류센터 확보 안간힘...물류업체와 협업 타진
"배송만으론 안된다" 생존 위해 직접 배달까지

코로나 장기화로 비대면 소비가 급증하면서 배송 경쟁력이 유통업계 화두로 떠올랐다. 이에 주요 업체들은 고객 니즈 충족을 위해 더 빠른 배송을 위한 물류 인프라 확충에 나섰다.
 

'로켓·쓱·바로', 배송 역량 강화 경쟁

쓱배송 차량 전경. 사진= 이기륭 기자
쓱배송 차량 전경. 사진= 이기륭 기자

올해 주요 업체들은 배송 역량 강화를 위해 물류 인프라 구축과 배송 서비스 차별화에 나섰다.

먼저 롯데쇼핑은 올해 4월 말 7개 계열사인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닷컴·롭스·롯데홈쇼핑·하이마트의 온라인몰을 하나로 통합한 '롯데온'을 출범시켰다. 

롯데온은 자사 통합 쇼핑몰을 통해 초개인화의 맞춤형 쇼핑을 강조했지만 배송 시스템 개편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롯데백화점을 중심축으로 한 '바로배송', 롯데슈퍼의 인프라를 활용한 '새벽배송' 등 롯데그룹 내 기존 7000여 개 매장을 적극 활용하는 내용의 계획은 '배송이 경쟁력'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특히 바로배송에 중점을 두고 '신선식품 2시간 내 배송'을 도입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어 시범운영 중인 광교점과 중계점의 경우 주문량이 1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롯데는 그룹 물류 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를 통해 배송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22년 완공 예정인 중부권 메가 허브 터미널을 비롯해 2021년 영남권 물류통합센터, 2022년 여주의류통합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3곳 센터 투자비만 약 5,500억 원에 달한다.

사진= 롯데마트
사진= 롯데마트

신세계 계열사 쓱닷컴은 최근 현대글로비스와 손잡고 국내 최초로 콜드체인이 가능한 전기 배송차를 도입해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그 동안 온도에 민감하지 않은 일반 택배 화물차 등이 전기차로 운영된 경우는 있었지만 전기 소모량이 높은 냉장‧냉동 차량은 기술력의 한계로 구현하지 못했다. 특히 전기 배송차는 기존 경유차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하루 약 56% 가량 줄일 수 있어 필환경 트렌드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새벽배송 역량 강화를 위해 현재 경기권에만 3곳이 있는 물류센터를 2023년까지 전국 11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루 배송량도 현재 2만건에서 26만건까지 늘린다는 복안이다. 

쿠팡은 기존 로켓배송, 당일배송 서비스에 오픈마켓 서비스 입점 판매자들의 배송 역량까지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쿠팡은 배송 규모가 작은 영세 판매자를 지원하기 위한 '파트너 캐리어 프로그램'을 새롭게 선보였다. 프로그램을 신청한 쿠팡의 오픈마켓 '마켓플레이스' 판매자는 매월 500건까지 최저 수준 비용으로 '한진 원클릭 택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쿠팡은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최근 2년간 물류 인프라에 약 5000억 원을 투자했으며, 올해 대전, 충북 음성, 전남 광주, 경북 김천, 충북 제천 등에 첨단 물류센터를 건립했다. 물류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업체들은 물류 회사와 협업을 통해 이를 해결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8월 새벽배송 서비스 '투 홈'을 론칭하며 범 현대가인 현대글로비스와 배송 위탁계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약점으로 평가받던 물류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백화점의 새벽 배송을 위해 구축한 경기 김포 전용 물류센터를 현대글로비스가 맡아 운영하고 배송까지 담당한다.
 

"배송만으론 안된다"... 배달까지 나서

코로나 장기화로 배달 붐이 일자 주요 업체들도 시장 진입에 적극적이다. 

롯데슈퍼는 잠실점에서 최근 신규 배달서비스 '퇴근길 1시간 배송'을 선보였다. 시범운영 지역인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프리미엄슈퍼를 거점으로 반경 2㎞ 내 고객에게 간편식, 생필품 등 500여 종을 즉시 배달한다.

고고엑스 라이더에게 물품을 맡기는 모습. 사진= 롯데백화점
고고엑스 라이더에게 물품을 맡기는 모습. 사진= 롯데백화점

이를 위해 롯데쇼핑은 물류 스타트업 '고고엑스'와 손잡고 배송망을 확보했다. 고고엑스는 이륜차와 자전거 등을 이용하는 일반인 배달 플랫폼을 확장하고 있다. 롯데슈퍼는 1시간 배달 서비스에 고고엑스의 배송기사를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식품 전문 온라인몰 '현대백화점 투홈'을 통해 백화점 전문 식당가나 델리 브랜드 매장에서 즉석 조리한 식품을 집으로 직접 배달하는 '바로투홈'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이 점포 인근 3㎞ 내 지역을 배달 장소로 지정해 상품을 주문하면 1시간 내로 배달해준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거리두기, 재택근무가 늘면서 생필품과 신선식품 등 다양한 제품을 집에서 받길 원하는 고객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유통 대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배송과 배달 역량을 키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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