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결산①] 죽쑨 '백화점', 볕든 '마트', 쑥쑥 큰 '홈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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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결산①] 죽쑨 '백화점', 볕든 '마트', 쑥쑥 큰 '홈쇼핑'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12.08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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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코로나 태풍 속 업종별 실적 분석
백화점 '최악'... 전년比 영업익 91% 급감
바닥찍은 대형마트... 3분기 부활 신호탄
홈쇼핑, 언택트 최대 수혜... 매 분기 두 자리 성장
사진= 이기륭 기자
사진= 이기륭 기자

올해 유통업계는 코로나 확산 여부에 따라 실적 부침이 심했다. 2월 말부터 본격 확산된 코로나로 점포 휴점이 잇따랐고, 거리두기 격상에 따라 방문객이 급감하기도 했다. 
 

직격탄 맞은 백화점... 대목 다 놓쳤다

백화점 업계는 이번 코로나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패션잡화가 매출의 중심인 백화점은 코로나로 외부 출입이 줄어들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롯데, 현대, 신세계 백화점 등 주요 3사의 상반기 매출 총계는 전년 동기대비 13% 줄어든 11조2999억 원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367억 원으로 지난해 4226억 원에서 91%나 급감했다. 

코로나가 시작된 올해 1분기의 경우 지난해보다 10~20%가량 줄어들었고, 영업이익도 50~80% 가량 감소했다. 이 기간 롯데백화점 매출은 21.5% , 현대백화점은 17.7%, 신세계백화점 11.7% 역신장했다. 백화점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영향은 코로나로 인해 외부 출입이 줄어들면서 마진율이 높은 패션과 뷰티 부문의 부진이다. 

대면 마케팅이 주류인 백화점 업계는 코로나 이슈로 인한 부침이 타 업종에 비해 가장 심했다. 올해 1분기 코로나로 수익이 급격히 줄었지만 5월 황금연휴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반짝 매출 상승을 그리기도 했다. 하지만 연휴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거리두기가 격상됐고, 백화점들은 잦은 휴점과 방문객 감소로 실적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3분기 들어 다시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언택트 추석으로 선물세트가 역대급 판매고를 올리면서 오랜만에 실적 회복을 누렸다. 더불어 코리아세일페스타의 예상 외의 선전으로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업계는 이러한 분위기를 연말 대목까지 이어가 "최악은 피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다시 코로나 재확산으로 겨울 정기세일마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백화점 관계자는 "오프라인 대면 영업이 주류인 백화점들은 올해 코로나 이슈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연말 대목마저 놓치면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대부분의 대목을 놓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코로나 확잔 기세가 심상치 않아 추이를 지켜보며 향후 대응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마트 전경. 사진= 이기륭 기자
마트 전경. 사진= 이기륭 기자

 

재난지원금에 울었지만, 식료품에 웃은 대형마트

대형마트는 올해 5월 정부가 전국민 대상으로 지급한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배제돼 어려움을 겪었다. 이마트는 이로 인해 2분기에 역대 최대 규모 적자를 기록할만큼 부진했다. 하지만 재난지원금이 소진된 7월부터 반등에 성공하며 올해 3분기에는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4월 대형마트의 기존점 성장률은 -0.3%였지만 재난지원금이 본격 사용된 5월에는 -9.0%로 크게 악화됐다. 특히 2분기는 부동산 보유세가 부과되는 시기여서 적자 규모를 키웠다. 

이마트는 재난지원금이 본격 사용된 올해 5월 13일부터 6월 12일까지 한 달간 한우는 전년동기대비 14%, 돼지고기는 10% 가량 줄었다. 과일(-11%), 채소(-7%), 통조림(-7%)등 대부분 품목에서 역신장했다. 롯데마트 역시 이 기간 동안 매출이 20% 감소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이마트는 연결기준 올해 2분기 47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 적자로 사상 첫 분기적자를 냈던 지난해 2분기보다도 175억 원이나 늘었다. 이마트 별도 기준으로 보면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9%증가한 3조5538억 원, 영업손실은 150억 원이다. 

롯데마트의 손실 규모는 더 크다. 올해 2분기 롯데마트는 매출 1조4650억 원, 영업손실 578억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임시 휴점과 단축영업,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 배제에 따른 영향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점포 구조조정으로 인한 충당금을 설정하면서 적자폭이 커졌다.

하지만 3분기에 신선식품 강화와 매장 개편 등 코로나에 맞춘 영업 전략이 빛을 보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 3분기 롯데마트의 매출은 1조5900억 원으로 전년대비 4.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20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160.5% 급증했다. 이마트는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대비 9.7% 늘어난 3조8598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301억 원으로 11.15% 늘었다. 이마트의 신장은 2017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대형마트들의 이같은 반등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식료품 수요 증가와 추석 선물세트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4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이마트는 올해 연말인사에서 강희석 대표가 SSG닷컴 대표까지 겸직해 4분기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마트도 올해 4분기 점포 구조조정과 판관비 조절로 실적 개선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스마트 스토어와 세미 다크스토어를 통해 온라인 물류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홈쇼핑 판매 방송화면 캡처. 사진= 롯데홈쇼핑
홈쇼핑 판매 방송화면 캡처. 사진= 롯데홈쇼핑

 

언택트 최대 수혜 '홈쇼핑', 매 분기 두 자리 성장

코로나 장기화로 집콕족이 늘고, 비대면 소비가 주류를 이루며 원조 언택트 채널인 홈쇼핑이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주요 홈쇼핑사들은 올해 2분기에도 전년동기대비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선방했다. 올해 3분기도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코로나 특수를 누리고 있다. 

홈쇼핑 업계는 코로나로 수요가 적은 여행상품 편성을 줄이고, 고객 니즈에 맞춘 식품·건강상품·가전 등을 늘린 맞춤형 전략을 펼쳤다. 특히 3분기는 여행·휴가 등으로 비수기로 꼽히지만 거리두기 격상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1분기는 코로나로 인한 마스크 품귀현상이 빚어지자 일제히 특별 편성을 통해 마스크 판매에 열을 올렸다. 또한 집콕족들을 위한 힐링 제품이나 늦춰진 개학으로 인한 아이들의 교육용 제품 판매를 늘리며 발빠르게 움직였다.

이로 인해 주요 홈쇼핑 업체들의 1분기 매출은 급신장했다. ▲CJ오쇼핑 매출 3759억 원(16%) ▲현대홈쇼핑 3080억 원(9%) ▲GS홈쇼핑 2978억 원(8.2%) ▲롯데홈쇼핑매출 2690억 원(16%) 등이다. 

2분기도 주요 홈쇼핑 업체들은 두 자릿수 신장을 기록했다. CJ오쇼핑은 매출 3762억원으로 전년대비 5.2% 늘었고, 영업이익은 498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8% 신장했다. GS홈쇼핑도 영업이익 415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7.3% 증가했고, 롯데홈쇼핑도 영업이익 376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3.3% 뛰었다. 주요 홈쇼핑사 대부분이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인 것이다. 

올해 3분기 역시 대부분 두 자릿수 신장을 기록했고, 현대홈쇼핑의 경우 영업이익이 90.6%나 늘렸다.

홈쇼핑 업계는 연말 대목으로 4분기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 확산 등의 이슈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주요 유통기업들이 부침을 겪고 있지만 홈쇼핑 업계만 나홀로 고공 성장 중"이라며 "언택트에 특화된 업종인만큼 향후에도 꾸준한 신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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