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연말 대목에"... 하얗게 질린 패션街, 코로나 탈출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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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연말 대목에"... 하얗게 질린 패션街, 코로나 탈출 안간힘
  • 김보라 기자
  • 승인 2020.12.0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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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대유행'에 패션 성수기 겨울 '흐림' 전망
온라인몰 강화·해외시장 개척 등 극복 전략내놔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9층에서 구스다운 롱패딩 고르는 모습. 사진=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9층에서 구스다운 롱패딩 고르는 모습. 사진= 롯데백화점

최근 코로나 '3차 대유행' 조짐으로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면서 패션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부진했던 상반기 실적을 패션업계 성수기인 4분기에 만회하려 했지만, 코로나 재확산으로 연말 대목마저 장담 못할 상황이다.

상반기 패션업계는 대내외적 악재로 암울한 시기를 보냈다. 상반기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매출액은 7,78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감소했고, 코오롱FnC도 매출액 4,042억 원으로 전년보다 15.2% 줄었다. LF도 상황은 비슷하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7,942억 원, 466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11.1%, 15.3% 감소한 성적표를 들었다

통상적으로 4분기는 코트나 패딩 등 겨울 의류 단가가 높은 데다, 연말·연초 송년회, 신년회 등 연말 특수성이 겹쳐 패션업계 대목으로 꼽힌다. 패션업계의 1년 매출 60% 이상이 겨울 시즌에 나온다.

패션업계는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면서 아우터 등 방한의류 판매가 늘어 다시 활기를 되찾는 듯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보브, 지컷, 스튜디오 톰보이, 쥬시 꾸뛰르 등 10월 매출이 전년동월 대비 28.7% 증가했다. 코오롱스포츠도 경량 다운자켓인 키퍼360과 방한슈즈 무브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10월 매출이 전년 대비 120% 신장했다.

4분기 반등을 기대했던 패션업계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한해 코로나로 내수 경기가 위축돼 있었는데, 거리두기 격상으로 소비 심리가 더 얼어붙을 것 같다"며 "연말 성수기 장사로 한참 열을 올려야 할 시기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하면서 4분기 실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이어지고 있지만, 최악의 시기는 지났다는 전망도 나온다. 온라인 채널을 통한 비대면 수요 증가와 글로벌시장 공략 등 대비책이 마련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패션업체 온라인몰은 성장세가 뚜렷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사몰 '에스아이빌리지'의 연간 누적 매출은 올해 매출 목표인 1,000억 원을 조기 돌파했다. 또 한섬은 올 상반기 '더한섬닷컴·H패션몰·EQL' 등 3개 온라인몰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62% 증가한 1,24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 패션업계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출시하고 물류센터를 새로 구축하는 등 '온라인 채널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 연말까지 자체 온라인몰 SSF샵을 통해 '슈퍼위크, 당첨 룰렛, 핫딜' 등의 신규 온라인 프로모션을 전개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SSF샵 내 아울렛관에서 최대 70~80%에 달하는 할인 제품에 추가 10% 혜택을 제공한다. 

한섬은 온라인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500억 원을 투자해 경기도 이천시에 물류센터를 설립한다. 새 물류센터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스마트온 센터로 자사 온라인몰 더한섬닷컴과 H패션몰 등에서 발생한 물량을 전담한다.

글로벌 시장에 집중하는 업체도 있다. LF는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로 베트남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2017년 진출한 헤지스의 베트남 매출은 올해 10월 말 기준 전년대비 약 50% 성장했다. 2021년까지 베트남 주요 쇼핑몰 유통망을 중심으로 총 10개 매장을 구축할 목표를 세웠다.

스포츠 의류 MLB와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등을 운영하는 기업 F&F는 지난해 2월 중국 판권을 인수해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MLB의 올해 중국 3분기 매출은 163억 원으로 400% 증가했다. 중국 MLB는 올해 말까지 오프라인 매장 수를 55개로 늘릴 계획이며, 매출액을 올해 468억 원에서 내년 말 957억 원으로 목표하고 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거리두기 격상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올 한 해 동안 코로나를 겪으며 오프라인과 함께 온라인몰 강화에 힘써왔고 그만큼 성과도 있었다"며 "온라인몰 서비스 강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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