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街, 생존 몸부림... '쇄신·합병·협업' 총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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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街, 생존 몸부림... '쇄신·합병·협업' 총동원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11.2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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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유통인 신임한 신세계, 올해 3Q 신장
임원 100명 짐싼 롯데... 젊은 피로 채워
합병·협업 등으로 경쟁력·시너지 제고
사진= 이기륭 기자
사진= 이기륭 기자

유통업계가 포스트코로나를 대비해 과감한 변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규모 인적 쇄신과 조직개편, 타 업종과의 협업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위기상황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이다. 

유통업계의 인적쇄신은 코로나 이전부터 진행돼왔다. 온라인에 밀리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타개책으로 과감한 인적쇄신을 통해 극복하고자 했다. 

신호탄은 신세계가 쐈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非유통인 컨설턴트 출신 강희석 대표를 신임한 것. 안팎으로 말이 많았지만 이를 밀어붙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결단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강 대표는 취임 이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실적이 부진한 '삐에로쑈핑', '부츠' 등의 사업을 과감히 접고, 트레이더스와 일렉트로마트 등을 확대하며 새판짜기에 집중했다. 또한 식료품 부문을 강화해 그로서리 매장 비율을 높이고, 관련 부서를 신설하는 등 대대적인 변화를 도모했다. 

이마트는 코로나 시기 집콕족 트렌드와 맞물려 식료품 수요가 늘어나는 호재가 겹쳐 실적 반등을 이뤘고, 올해 3분기에는 2017년 4분기 이후 오랫만에 실적 향상이라는 성적표를 들었다. 

이에 신세계는 이번 연말인사에서도 강 대표를 SSG닷컴 겸임 대표로 선임하며 온·오프라인 통합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롯데도 올해 8월 창사이래 첫 비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신동빈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던 황각규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롯데지주 경영혁신실 임원 전체가 교체되는 파격 인사를 선보였다. 

파격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롯데는 이번 연말 인사에서도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단행했다. 임원 수를 기존대비 80% 수준으로 줄이며 약 100명의 임원이 짐을 쌌다. 또 임원 직급 체계도 기존 6단계에서 5단계로 축소하고, 직급별 승진 연한도 축소 또는 폐지했다. 젊고 우수한 인재를 조기 승진시키며 역동적이고 도전적인 조직문화를 추구했다. 특히 50대 초반 젊은 CEO를 전면에 배치하며 시장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신성장동력을 적극 발굴할 경영자를 내세운 것도 눈에 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이러한 속도에 맞추기 위해서 젊은 감각을 지닌 CEO를 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와 신세계가 내부 쇄신과 개편에 집중하며 돌파구를 마련한 것과 달리 GS리테일은 깜짝 합병으로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GS리테일은 내년 7월을 목표로 GS홈쇼핑과 합병을 계획하고 있다. 편의점, 슈퍼마켓 등을 운영하는 GS리테일의 오프라인 강점과 TV커머스와 모바일에 강점을 지닌 GS홈쇼핑 간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낸다는 복안이다. 두 회사가 가진 물류·IT 인프라와 노하우를 통해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네이버와 CJ는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높인다. 네이버는 지난해 국내 e커머스 기업 중 가장 큰 거래액(20조9250억 원)을 기록했지만 물류 인프라 부족이 약점으로 꼽힌다.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달 26일 CJ그룹과 6000억 원 규모 주식을 교환하며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로 인해 네이버는 CJ대한통운이라는 강력한 파트너를 얻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미래 성장동력을 위해 고심했는데 코로나로 이런 시기가 앞당겨졌다"며 "내·외부의 과감한 개편과 혁신, 협업 등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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