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통금... 유통街, 9시 셧다운에 "연말도 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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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통금... 유통街, 9시 셧다운에 "연말도 암울"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12.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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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유통업체 매출 타격 불가피
연말대목 사실상 종료... 홈파티 집중
사진= 이기륭 기자
사진= 이기륭 기자

서울시가 이달 5일부터 2주간 거리두기 강화를 발표한데 이어 정부가 거리두기 2.5단계로 격상하면서 이달 28일까지 수도권 주요 대형마트, 백화점, SSM(기업형슈퍼마켓) 등 대형 유통매장들이 9시에 문을 닫아야 한다. 유통업계는 '코로나 통금'으로 사실상 연말 대목은 종료됐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조치에 따라 서울시와 수도권의 영화관과 PC방, 오락실, 독서실, 스터디카페, 놀이공원, 이·미용원, 마트, 백화점 등 일반 관리시설은 오후 9시 이후 모두 문을 닫아야 한다. 정부가 대형마트와 SSM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한 것은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이다.

백화점, 마트 등 대형 유통업계는 암울한 상황이다. 코로나로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연말 대목을 통한 반등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3분기에 오랜만의 신장을 기록하며 4분기까지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번 조치로 사실상 연말 대목은 끝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백화점은 오후 9시 전 영업을 종료해 큰 영향은 없어 보이지만 이번 조치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방문객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정기세일 기간인 지난달 13~28일 올린 매출이 지난해 보다 8% 감소했다. 생활가전(24%)과 해외명품(18%)의 매출이 선전했지만, 잡화 매출이 23% 급감했으며 여성의류(-14%), 남성·스포츠(-14%), 식품(-19%) 매출도 줄었다.

현대백화점도 세일 매출이 작년 세일기간 대비 4% 감소했다. 신세계는 세일 매출이 지난해보다 3.9% 증가하며 신장세를 기록했으나 이른 추위로 세일 전 매출이 두 자릿수 신장세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대형마트는 더 우울하다. 지난달 거리두기 2단계 상향 조치에서도 저녁 12시까지 매장 영업이 가능했지만 이번에는 9시 이후 문을 닫아야해 타격이 심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마트 관계자는 "최근 직장인과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저녁 시간대 매출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조치로 매출 타격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는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해 연말 외부 모임이 자제될 것으로 보고 홈파티 마케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최근 3개월간 롯데백화점 수입 식기 매출은 전년대비 21% 늘었다. 크리스마스 등이 있는 연말엔 이같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이달 20일까지 본점에서 수입 식기와 집 꾸미기 상품을 판매하는 '크리스마스 마켓'을 연다. 또한 홈파티에서 빠질 수 없는 와인도 준비했다. 미국 부티크 와이너리 '끌로 뒤 발'(Clos Du Val)과 협업한 와인을 한정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은 라이프스타일 편집매장 '피숀'에서 크리스마스 홈데코 용품부터 기프트, 홈파티 용품 등 다양한 브랜드를 한자리에 모았다. 

또 유수의 샴페인 하우스와 단독 콜라보레이션을 펼친다. 먼저 샴페인의 대명사 '모엣&샹동'은 신세계 본점과 강남점에서는 와인 케이스에 레터링 서비스를 선보이며 샴페인 병에는 직접 메시지를 새길 수 있는 각인 이벤트를 운영한다. 

프랑스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이 즐겨 마시던 샴페인 '드라피에'로 만든 샴페인 트리 연출와 마를린 먼로의 샴페인으로 유명한 '파이퍼 하이직'의 향수케이스 에디션도 신세계 단독 판매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것은 이해한다"며 "이번 조치로 유통업체 매출 타격은 매우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해서라도 코로나가 빨리 잠잠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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