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훈국제中 지정 취소에도... 길음뉴타운 아파트값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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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훈국제中 지정 취소에도... 길음뉴타운 아파트값 '고공행진'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0.06.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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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리스크' 불구, 부동산 규제에 더 민감 반응
"대출 규제 전 집 사자" 아파트값 오히려 상승 중
인근 공인중개사 "집도 안보고 계약금 넣는 상황"
국제중학교에서 일반중으로 전환을 앞두고 있는 영훈학원의 영훈중학교. 사진=시장경제DB
국제중학교에서 일반중으로 전환을 앞두고 있는 영훈학원의 영훈중학교. 사진=시장경제DB

국내 최고 명문 학원인 영훈국제중학교가 일반중학교로 전환되면서 인근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상황은 정 반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영훈중 인근 공인중개사들과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확인한 결과, 일반중 전환에 따른 교육환경 리스크 보다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이다. 

서울에 있는 유명 사립 국제중학교인 대원국제중학교와 영훈국제중학교가 내년에 일반중학교로 전환된다. 정부가 서열화와 사교육을 조장한다면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에 이어 국제중학교도 일반 중고교로 전환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해당 중학교들은 "부당하다"면서 국제중 지정 취소가 확정되면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중 영훈국제중학교는 국내 최고 명문 사립 학교로 유명하다. 영훈국제중학교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영훈초등학교에는 이서현 사장 딸이 입학하면서 재벌 중의 재벌 이건희 회장의 직계 손자손녀가 다닌 학원으로 명성이 올라갔다. 영훈학원에는 영훈초, 영훈국제중, 영훈고등학교가 있다. 이같은 명성을 반영하듯 영훈학원은 아침 6시부터 강남, 반포, 분당, 목동 등서 출발하는 스쿨버스를 운영 중이다. 영훈초, 영훈국제중학교에서 교육을 받기 하기 위해 서울 부자 동네 곳곳에서 학생들이 오고 있는 것이다.

유명 학교가 존재함에 따라 인근 아파트값도 크게 뛰었다. 영훈학원을 품고 있는 래미안센터피스는 분양 초기 평균 경쟁률은 20대 1 정도로 준수했다. 하지만 현재 래미안센터피스는 길음뉴타운을 통틀어 가장 비싼 단지가 됐다. 이에 대해 인근 공인중개사와 입주민들은 최고 사립 학교가 한 몫을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 공인중개서 관계자는 "입지적으로 볼 때 길음뉴타운 8, 9, 11단지가 래미안 센터피스보다 유리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범길음뉴타운 소속이라고 할 수 있는 '래미안 센터피스'의 가격이 가장 높은 이유는 '영훈학원' 존재 말곤 딱히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이런 이유로 영훈국제중을 품고 있는 범길음뉴타운의 '래미안센터피스'와 길음뉴타운의 집값이 요동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집값은 오히려 상승 중이다. 

부동산뱅크 공인중개사는 "영훈국제중의 일반중 전환에 대한 특별한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오히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시행전에 집을 사려는 움직임이 매우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래미안 센터피스의 경우 매물이 나오면 집도 안보고 계약금을 걸어 놓을 정도로 인기다. 센터피스는 현재 매물이 거의 없는 상태이고, 지하철 안쪽에 있는 9억원 이하의 매물이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도 "영훈국제중 논란은 최근 논란이 됐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아직 뚜렷한 반응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출 규제 전에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매수자들이 많아 집값이 계속 상승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래미안길음센터피스는 2019년 2월 33평 매물이 ‘12억2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주변 부동산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이 단지의 최초 거래액은 2018년 4월 ‘9억5000만원’이었고, 이후 2018년 6월 11억3000만원, 2018년 8월 12억, 2019년 12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현재 호가는 13억5000만원대이다. 영훈국제중의 일반중 전환에도 불구하고, 1억원 가량 높게 매매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새아파트 선호'와 '똘똘한 한 채'에 대해 수요가 더 해지면서 아파트값이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영훈국제중의 일반중학교 전환 이슈가 있음에도 래미안 센터피스의 가격 상승 현상은 새 아파트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고,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똘똘한 한 채의 수요도 풍부하기 때문에 가격 상승세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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