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 BNK금융 "대손충당금 착시 탓, 코로나 기부도 한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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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 BNK금융 "대손충당금 착시 탓, 코로나 기부도 한 몫"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0.05.1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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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도산 지난해 1771억에서 올해 1200억으로 줄어"
"영업외이익 감소, 소상공인·中企지원금 늘렸기 때문"
"'바젤3' 6월 적용되면 부산·경남은행 안정성 올라갈 것"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사진=BNK금융지주 제공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사진=BNK금융지주 제공

BNK금융지주의 1분기 경영실적이 최근 발표됐다. 주요 지표는 악화됐지만 미증유의 위기에서 선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추이에 따라 향후 실적이 낙관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달 28일 BNK금융지주는 2020년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주요 지표들이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먼저 당기순이익은 1,37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771억원) 대비 22.2% 감소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당기순이익도 874억원과 474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2.7%, 24.2% 감소했다.

두 은행의 건전성도 악화됐다. 부산은행의 1분기 말 연체율은 0.66%로 지난해 말(0.43%)보다 0.23%p 올랐으며, 경남은행도 0.69%에서 0.84%로 0.15%p 상승했다. 

부산은행의 1분기 말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0.87%로 지난해 말과 동일했지만, 경남은행의 NPL은 같은 기간 0.96%에서 1.10%로 증가했다. NPL은 전체 대출 가운데 원금회수가 어려워보이는 이른바 '비우량대출'의 비중으로 은행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핵심지표다. 

실적이 공개되자 일부 언론사들은 "BNK금융지주에 위기가 온 것이 아니냐"고 했다.

취재진은 8일 BNK지주 관계자에게 1분기 실적의 배경과 입장을 들었다. BNK지주 관계자는 "착시효과라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당기순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지난해 1분기에 대손충당금 322억원이 환입되면서 일시적으로 실적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손충당금은 은행이 대출금을 회수할 수 없을 경우에 대비해 미리 손실금의 일부를 적립한 것으로, 이것이 클수록 은행의 이익은 감소하게 된다. 반대로 기업의 사정이 좋아져 대출금을 갚으면 적립해둔 대손충당금을 환입하는데 이 경우 은행의 순이익은 개선된다. 

BNK지주 관계자는 "작년에 두 은행에서 총 1,700억원 수준의 부도·도산이 발생했는데 이번에는 1,200억원 수준이다. 손실이 줄었기 때문에 이번 1분기에 대손충당금도 전 분기 대비 96억원 정도 절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은행 대출금 관리에 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영업외이익이 110억원 줄어든 부분에 대해서도 "코로나19 위기로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기부금을 늘렸기 때문이다. 이는 지방은행으로서 당연한 책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규모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특별기부금으로 약 50억원, 소상공인협회에 약 35억원을 기부했고 이 외에도 지역 전통시장도 지원했다"고 답변했다.

BNK지주 관계자는 "지난 2월 말에서 3월 말 사이 신용카드 매출과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저금리와 코로나19 사태 등 여러 악재들을 감안할때 이 정도면 선방한 당기순이익이라 본다"고 자평했다.

취재진은 향후 전망을 물었다. BNK지주 관계자는 "2022년으로 예정됐던 바젤3 최종안이 금년 6월부터 적용되면 두 은행의 안정성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바젤3 적용시 위험가중자산(RWA)이 100%에서 85%로 줄어들게 된다"고 부연했다. 결과적으로 RWA가 줄면서 보통주자본비율이 올라가 은행 안정성이 증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바젤3 권고안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없는 중소기업 대출에 대해서는 위험가중치를 25% 낮추도록 하고 있다. BNK지주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대출의 절반이 가계대출이지만 부산·경남 은행은 3분의2 정도가 중소기업대출"이라고 말했다. 이는 바젤3 적용시 상대적으로 두 지방은행의 반사이익이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현 사태가 향후 배당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를 물었다. 관계자는 "배당에 관해 말할 위치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연말 이후 결정될 사안이므로 그 전에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주로 중소기업을 고객으로 둔 BNK금융지주의 경우 가계대출 중심의 타 지방은행에 비해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클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추후 경기가 회복될 경우 그 만큼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낙담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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