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지원' 올인한 BNK금융, 2분기 예상밖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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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지원' 올인한 BNK금융, 2분기 예상밖 선전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0.07.30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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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銀 NPL·연체율 모두 개선
부산銀 실적부진도 1회성 요인 탓
전문가들 "BNK, 위기에 기업대출 늘려... 지방은행 사명 다한 것"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사진=BNK금융지주 제공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사진=BNK금융지주 제공

BNK 금융그룹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예상을 깨고 선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저금리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PF수수료 등 비은행 이익이 증가했고, 경남은행의 자산건전성도 소폭 개선됐다.

당초 2분기 이후 BNK 거점지역에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지방은행들이 생사의 기로에 놓였다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일각에선 2분기 지방은행들의 선전으로 코로나발 불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희망적인 분석도 나온다.

지난 27일 공개된 BNK금융지주의 실적 자료에 따르면 2분기 소속 지방은행들의 수익성 지표들은 하락했지만 비은행 부문의 실적 개선으로 전체 감소폭은 상당 부분 상쇄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당기순이익은 부산은행이 2,227억 원에서 1,781억 원, 경남은행은 1,204억 원에서 1,046억 원으로 감소했다. 

자료=BNK금융그룹, 그래프=시장경제신문
자료=BNK금융그룹, 그래프=시장경제신문

반면 비은행 부문에선 전년 동기 대비 당기순이익이 확연히 증가했다. BNK캐피탈은 393억 원에서 448억 원, BNK투자증권은 127억 원에서 225억 원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BNK금융그룹에 따르면 이자이익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계열사 PF수수료(약 400억 원)를 포함해 1,966억 원의 수수료이익이 발생했다.

그룹 전체 비은행 부분 당기순이익 기여도는 전년 동기 대비 16.1%에서 21.6%로 상향됐다. 금액으로는 659억 원에서 780억 원으로 증가됐다.

자료=BNK금융그룹, 그래프=시장경제신문
자료=BNK금융그룹, 그래프=시장경제신문

저금리 기조 영향으로 그룹 순이자마진(NIM)은 1.86%로 전 분기 대비 3bps 하락했다. 부산은행은 1.88%로 전 분기 대비 0.06%p 하락한 반면 경남은행은 1.83%로 같은 기간 0.01%p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순이자마진(Net Interest Margin)은 은행 전체 수익에서 자금조달비용을 제하고 이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외화와 유가증권을 통해 발생하는 이자까지 합산되면서 예대마진에 비해 은행 전반의 수익성을 더 잘 보여준다. NIM은 국제적으로도 통용되는 지표다.

2018년부터 BNK금융그룹의 순이자마진(NIM)은 지속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감소폭은 현상유지 수준을 보였으며 경남은행은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반등해 눈길을 끌었다.

경남은행은 2분기 대손상각비(561억 원)도 전년동기(697억 원) 대비 19.5%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손상각비는 회수가 불확실한 외상매출금, 어음 등의 매출채권과 회수가 불가능한 매출채권을 상각처리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손상각비가 감소한 만큼 대출금 회수가 원만함을 의미한다.

사진=BNK금융그룹 2020년 2분기 공시자료
사진=BNK금융그룹 2020년 2분기 공시자료

2분기부터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일각의 부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그룹 전체의 자산건전성은 오히려 소폭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연체율은 2018년 3분기의 0.89%를 정점으로 등락을 반복해오다 올해 2분기 0.77%로 1분기 대비 0.07%p 개선됐다.

부산은행의 연체율은 0.68%로 전년 동기 대비 0.02%p 늘었고, 경남은행은 0.67%로 0.17%p 개선됐다. 

BNK그룹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역시 2018년 2분기 1.43%를 정점으로 개선되는 추세로, 2분기 1.05%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대비 0.03%p 개선된 수치다. 

부산은행은 0.96%로 지난 1분기 0.87%에 비해 0.09%p 악화됐다. 반면 경남은행은 같은 시기 1.1%에서 0.9%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BNK금융 관계자는 29일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경남지역 기간산업이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선전하면서 중소기업 부도·도산이 감소한 것이 실적 개선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전체 대출 가운데 돌려받기 어려운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에 해당하는 여신의 비율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NPL비율이 낮을수록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양호한 것으로 본다.

BIS비율로 본 그룹의 자본적정성은 2018년 13.15%, 2019년 12.95%, 올해 2분기 12.75%로 하향선을 그리고 있지만 여전히 금융당국의 금융그룹 BIS비율 권고치(11.5%)를 1%p 이상 상회하고 있다.

소속 은행들의 BIS비율 역시 금융당국 권고치인 14%를 여유 있게 넘어섰다. 부산은행은 15.86%로 지난 1분기 16.13%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같은 시기 경남은행은 15.05%에서 15.15%로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BNK소속 은행들은 여전히 지역 기간산업과 중소기업 중심의 대출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었다. 부산은행의 전체 대출 가운데 가계대출 비중은 29.8%로 전년대비 3.3%p 줄었다. 반면 기업대출 비중은 70.2%로 전년대비 5.5%p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남은행 역시 2분기 가계대출 비중 31.5%, 기업대출 비중 68.5%로 기업대비 가계대출 7대 3비율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 대비 가계대출 비중은 1.4%p 줄었고, 기업대출은 13.4%p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원화대출금도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다. 2분기 부산은행은 41조9,6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증가했고, 경남은행 역시 31조2,792억 원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전년 대비 BNK그룹의 총자산도 증가세를 보였다. 그룹은 127조4,000억 원에서 134조5,000억 원으로 자산을 키웠다. 특히 비은행 부문 자산이 9조원 규모에서 10조6,000억 원으로 늘었다. 

자료=BNK금융그룹, 그래프=시장경제신문
자료=BNK금융그룹, 그래프=시장경제신문

BNK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 우려했던 대규모 악재는 일단 비켜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총평했다. 그는 부산은행의 실적과 관련해 "PF대출로 400억 원대의 대출부실이 있었지만 충분히 담보를 확보해 둔 상태여서 곧 수습될 것"이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BNK의 거점인)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자동차, 조선, 전자, 우주항공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기간산업의 본산"이라고 전제하면서 "어려운 시기에 기업대출을 늘린 것은 지방은행 본연을 역할을 다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학계 관계자는 "대출상환 기한 연장 등 한시적인 조치로 향후 코로나발 여진이 올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가능성 있는 기업만을 엄격히 선별해 지원하는 것이 은행도 살고 지역경제도 사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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